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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Liar 장미리도 사랑엔 흔들려요

데뷔 10년만에 악녀역 흔쾌히 수락
24시간 장미리에 빠져 너무 힘들어
성공 목말라 삐뚤어진 불쌍한 역 사랑과 부딪치며 잘못 반성할것

 

MBC 월화극 ‘미스 리플리’ 장미리役 이다해

“거짓말 안하고 사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진짜 속내를 100% 드러내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때론 선의의 거짓말도 하고요. 하지만 장미리로 살아보니 너무 힘드네요. 장미리 같은 거짓말은 절대 하면 안됩니다.(웃음)”

그는 똑똑했고 똑부러졌다. 장미리가 허점이 많은 대신 치명적인 매력으로 승부한다면 그는 치밀한 연구와 철저한 준비로 캐릭터를 자기화하고 있었다.

살인적인 스케줄에 나날이 말라가고 급기야는 응급실 신세도 졌지만 그의 목소리에서는 찰기와 생기가 뚝뚝 묻어났다. 정신력 덕분인지 화면에서 만나는 그의 얼굴에서도 피곤함은 커녕 에너지가 묻어나고 있다.

MBC 월화극 ‘미스 리플리’의 주인공 장미리를 맡아 열연 중인 이다해(27)를 최근 전화로 만났다.

매회 내용의 70% 이상을 책임지느라 몸이 부서질 지경인 그는 “그간 드라마를 꽤 했지만 신(scene)의 수에 있어 이번 드라마가 정말 최고다. ‘마이걸’ 때도 촬영 분량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한숨도 못자고 촬영하고 있다. 집에 들어가 자본 게 까마득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솔직히 너무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괴롭다. 24시간 내내 장미리 생각 뿐이다”며 “이 정도로 신경을 쓰고 이 정도로 미쳐있는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스 리플리’는 이다해를 비롯해 박유천, 김승우, 강혜정 등 4명의 스타 배우를 주연으로 캐스팅했지만 대부분의 신이 이다해에게 몰려 있는 상황이다.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장미리가 나와야 긴장감이 고조되기 때문.

이에 대해 이다해는 “그간은 장미리가 숨가쁘게 달려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게 신이 집중됐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부터는 장미리가 주변 사람들로 인해 변화하는 과정이 그려지길 기대하고 있고 그 속에서 다른 배우들에게도 신이 분산되기를 바란다. 정말 좋은 배우들인데 많이 안 나오면 너무 아깝지 않나”라며 웃었다.

일본 술집 종업원 출신의 장미리는 살기 위해 학력을 위조하고 거짓말을 이어가게 된다. 거짓말은 그 생리상 계속 새끼를 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장미리는 심장이 내려앉는 탄로의 위기와 수없이 마주하게 된다. 그런 장미리를 이다해는 참 열심히 그려내고 있다.

‘왕꽃선녀님’, ‘그린로즈’ ‘마이걸’, ‘헬로! 애기씨’, ‘불한당’, ‘에덴의 동쪽’, ‘추노’ 등을 거치며 청초하고 선한 이미지를 대변해 온 그이지만 이다해는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는 악녀 연기에서 조금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는다.

“‘나쁜 여자’는 처음이라 물론 힘은 들죠. 여배우이다 보니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요. 그래서 선택하기 전까지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추노’ 끝내고 나니 이다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역할만 들어왔어요. 그래서 거절한 작품 중 잘된 작품도 있지만 후회는 없어요. 제가 해서 성공할 수도 있었겠지만 배우로서 큰 재미는 못 느꼈을 것 같아요. 늘 하던 연기니까. 그런데 장미리는 그간 제가 해온 연기에서 벗어난 역할이라 좋았고 기존 악역과 다르게 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어요. 새로운 도전을 통해 인정받으면 희열을 느끼게 되잖아요.”

그러나 이다해의 열연에도 ‘미스 리플리’는 개연성, 구조 등에서 많은 허점을 안고 있고 그것이 고스란히 장미리에게 투영되면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이다해는 “장미리가 독하고 악한 것은 괜찮다. 하지만 지금 지적받는 것처럼 얄밉고 밉게 보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빨리 스토리가 진정성을 찾기를 바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랑 이야기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없이 자기 목적에만 눈이 벌게서 달려가는 장미리가 사랑과 부딪혔을 때 혼란에 빠지고 잘못을 깨닫는 과정이 그려질 겁니다. 현재는 명훈(김승우)도, 유현(박유천)도 사랑하지 않지만 이제 조금씩 사랑을 느끼며 흔들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장미리의 진심이 나오겠죠. 그런데 늘 거짓말을 해온 장미리가 진심을 이야기할 때 시청자가 그것을 믿어줄지 걱정이에요.(웃음) 그걸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네요.”

이다해는 장미리에 대해 “성공에 목말라 있고 더 나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비뚤어진 불쌍한 아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장미리는 그다지 치밀하지 않아요. 성공에 대한 욕망이 굉장히 커서 불처럼 타오르긴 하는 데 한편으로는 굉장히 단순해요. 거짓말이 탄로날 상황인데도 자신의 성공에 도취돼 ‘내가 이렇게도 될 수 있구나’며 좋아하죠.(웃음) 그런 장미리가 사람과 사회, 사랑을 알게 되면서 어떻게 변할지 저도 궁금합니다.”

거짓말로 인해 늘 긴장상태에 있어야 하는 장미리를 연기하면서 이다해도 덩달아 긴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기지만 불안에 떨 때 어깨 근육이 단단하게 뭉쳐요. 장미리를 연기하다 어깨에 담이 올 정도예요. 전 그간 제가 캐릭터에서 참 잘 빠져나오고 순간적으로 집중하는 연기자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계속 장미리처럼 불안 속에 살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살도 많이 빠졌어요. 얼굴 살은 빠지면 안되는데.(웃음) 그래서 잘 먹으려고 해요.”

그는 “거짓말쟁이 장미리가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느냐가 우리 드라마의 관건인 것 같다”며 “(대본을 떠나) 내가 연기하며 책임져야 하는 부분도 있으니 많은 의견을 내 장미리가 입체적으로 그려질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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