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생활에세이] 뜨거운 이야기

 

작렬하는 태양의 열기를 식히고자, 7월의 끝자락에 생전 처음 밟아보는 여행은 여느 때와 달리 사뭇 설렘으로 다가온다.

나비축제로 잘 알려진 전남 함평군으로부터 초대를 받아 지인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길이다. 전날 늦게까지 잠자리에 들지 못해 뒤척이다 밤 두시 가까이 되어 겨우 잠이 들었다가 겨우 두 시간도 못 채우고 새벽 네 시경에 잠에서 깨었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가는 날이면 으레 잠을 설쳤는데 다시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것일까. 그 이른 시간 어젯밤 정리해둔 짐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전기면도기를 비롯하여 디카 충전기 그리고 젖은 옷감을 담을 비닐도 채워 넣었다. 새로이 만날 그 누가 있다면 시집이라도 한권 전해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세권의 시집도 챙겼다.

이윽고 일행들의 만남 장소로 당도하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평소 가깝게 지내고는 있으나 서로의 처지로 인해 격월간 정기만남을 하고 있지만 지난 달 만나고 다시 얼굴을 보는데도 여전히 반갑기만 하다. 안양을 들러 다시 수원을 거쳐 잔여 인원들을 태운 뒤 함평에 도착하니 오후 두시가 되었다. 우리가 머문 곳은“함평 누리뜰”로 폐교를 손보아 새롭게 단장한 곳이었다. 2층 교실에 짐을 풀고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가졌다. 이윽고 친환경으로 재배한 웰빙 음식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저녁이 되어 우리의 막걸리와 소주로 우정을 더하였고, 새로운 분들과의 합류로 서먹했던 분위기는 화기애애한 모임이 되어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밤이 깊어 잠자리에 들 시간이었음에도 또 다시 안주를 챙겨 숙소에서 한잔을 더 하였다. 옆 교실에 자리를 배정받은 여인네들의 웃음소리를 들어보니 그들도 이야기꽃을 피우는가 보다.

이튿날 먼동이 트기도 전 기상하여 막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어제의 과로도 말끔히 씻고 다시금 아침식사의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중천에 솟은 해는 여름을 실감케 만들었다. 우리 일행은 인근에 동굴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향했다. 예전 금광이었는데 지금은 폐광이라 한다.

동굴 속은 삼복더위를 잊게 만드는 서늘함이 존재하였다. 서둘러 점심을 마친 우리는 연꽃으로 유명한 ‘백련지’를 향하였다.

막상 도착해보니 아직은 때가 일러 만개한 연꽃을 보지는 못하였어도 이제 막 피어나는 백련의 꽃 몽우리와 간간히 섞여있는 붉은 연꽃과 주위에 심어놓은 몇 종류의 꽃으로 마음의 위안을 삼았다.

다시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다는 ‘해수찜’을 체험하였다. 평소 찜질방도 마다한 필자는 새로움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그 뜨거운 현장으로 갔다. 해수를 끌어들인 후 펄펄 끓는 물에 유황성분의 돌과 쑥을 띄어 넣은 방으로 입실하여 인내의 한계에 도전하였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비 오듯 땀이 흥건하고 그 열기에 숨을 가누기 힘들었다. 결국 20분이 겨우 지났을까 그 팀 중 제일 먼저 밖으로 나와 버렸다. 밖의 공기는 마침 바람이 불어 시원함을 더하였다.

들어올 무렵 바닷물을 보았는데 썰물이 되어 물은 사라지고 무한히 펼쳐진 개펄은 앞발을 높이 들고 옆으로 걷는 게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웅덩이를 깡충깡충 뛰는 장뚱어가 그들만의 유희를 펼치고 있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