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절대권력이 주어진다면'.

극단 악어컴퍼니가 7일-12월 1일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깔리굴라 1237호」가 던지는 질문이다.

'네로'와 함께 로마의 폭군으로 유명한 '칼리굴라' 황제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의 희곡 「칼리굴라」도 참고했지만 순수 창작극이다.

「이발사 박봉구」「락희(樂喜)맨쇼」「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으로 재기 넘치는 언어감각과 상상력을 과시해온 젊은 작가 고선웅이 썼다. 연출은 「청춘예찬」「대대손손」 등으로 대학로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 박근형이 맡았다.

돈을 내면 100분 동안 황제가 될 수 있는 테마파크 깔리랜드. 바퀴벌레 퇴치를 전문으로 하던 전직 방역회사 직원이 전재산을 털어 이 프로그램에 1천237번째로 지원한다. 망치로 신하를 때려죽이고 광적인 에로티시즘에 탐닉하는 등 칼리굴라 같은 폭군으로 변해가는 주인공.

작품은 이를 통해 겉으로는 성공적으로 사회화한 듯 보이지만 그 내면은 황량하고 고독한 한 현대인의 초상을 보여준다.

백상예술대상,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 등을 수상한 박지일을 비롯해 정석용 이재승 조희봉 박중곡 진경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간 화-목요일 오후 7시 30분, 금.토요일 오후 4시 30분.7시 30분, 일요일 오후 3시.6시. 1만5천원(20인 이상 단체 20% 할인). ☎ 764-8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