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새우가 주인공이고 가장 많이 나오는 소설은?” ‘대하소설’이란다. 일명 아재개그다. 요즘 서해안 항·포구마다 개그만큼 가을 바다 식객인 대하가 넘쳐나고 축제도 한창이다. 몸집이 큰 새우라는 뜻의 ‘대하(大蝦)’는 일명 닭새우·왕새우·해하(海鰕)라고도 하며, 황해를 중심으로 남해 일부 해역에서 잡힌다. 살이 많고 맛이 좋아 새우 중 새우로 통한다.

하지만 사실 대하는 일본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말로 ‘큰 새우’를 일본말로 부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본말로 새우는 에비(えび)이며 한자로는 蝦(하), 鰕(하), 海老(해로)라고 쓴다. 우리가 쓰는 것처럼 대하(大蝦)라고 쓰지 않고 ‘하(蝦)’로만 쓸 뿐이다. 대하는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大) 자를 좋아하는 우리가 만들어낸 말이다.

새우는 봄바람 따라 얕은 바다로 나와 알을 낳는다. 다 자란 뒤에는 가을바람 따라 깊은 바다로 나간다. 이 시기가 살이 통통하고 맛이 제일 좋을 때다. 그중에서도 굵은 소금을 깔고 싱싱한 새우를 구워 먹는 소금구이는 최고의 계절 특미다.

거기에 쇠한 몸의 양기를 북돋우는 스태미너식이기도 하다. “가을 새우는 굽은 허리도 펴게 한다”거나 “혼자 여행할 땐 대하를 먹지 말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의학적으로도 효능이 증명된 지 오래다.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B 등이 많이 들어 있어 골다공증,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간 해독 작용도 뛰어나다. 항산화성분인 아스타크산틴이 풍부하다.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 함량도 높아 곡류를 많이 섭취하는 한국인에게 특히 좋다.

대하는 엄밀히 따져 자연산 왕새우, 큰새우를 말한다. 그런데도 요즘은 ‘양식 흰다리새우’도 대하 반열에 올라 있다. 워낙 자연산이 귀하다 보니 서해안 현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연산은 붉은색 다리로, 엄밀하게 따지자면 다른 데도 말이다. 대하는 뿔이 머리보다 길고 수염도 몸의 2~3배에 이르며 성질이 급해서 잡혀오면 금방 죽는다. 따라서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것은 거의 다 흰다리새우라 보면 맞다. 그러나 다행히 맛 차이는 별로 없다고 한다. 새우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는 ‘가을 별미’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정준성 주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