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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참다운 리더의 조건

 

개인적으로 스물여덟에 중견기업의 관리직 과장과 서른세 살에 대기업 팀장이 되었다. 그리고 마흔 중반에 규모가 있는 공공분야 복합아트센터의 관장을 맡게 되었다. 직급이 오르고 책임감이 점점 무거워지면서 관리자의 길 곧 참다운 리더의 조건에 대해 생각을 했었다.

그때 관리자란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짐꾼’과도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보통 기업에서는 과장부터 관리자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최근 들어 팀장제가 확산되면서 중견 간부에서부터 고위 임원까지 팀장의 명칭을 사용하며 직급과 직책을 구분하고 있다.

사회가 복합화 되면서 기업에서는 팀원에서 바로 팀장으로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하고 있다. 조직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의사결정을 단순화시킴으로써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잘못된 결정보다 늦은 결정이 더 나쁘다’는 경계(警戒)에 따라 스피드경영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팀장 관리자의 경우 책임이 더욱 막중해진 것이다. 관리자 바로 리더란 무엇인가? 조직의 운명, 방향타를 잡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치를 말한다. 의사결정의 중요 핵심이자 결과의 책임을 져야하는 자리고, 중장기 전략을 제시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아무나 관리자 리더인 팀장을 시키진 않는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관리자는 장수다.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는 관리자다. 병사들을 단결시키고 계책을 잘 수용해서 적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부하들의 상태를 점검하며, 하늘의 이치와 지리(地理), 화합을 이끌어내어 결국에는 전장에서 승리를 이끌어내야 하는 위치가 리더 관리자인 장수가 해야할 일이다. 그럼, 어떤 관리자가 승리를 이끌어내는 관리자일까?

상벌에 엄격한 덕장, 전국시대 초기의 명장이자 병법서 ‘오자(吳子)’의 주인공인 오기 장군처럼 부하를 제 자식처럼 아끼지만, 비뚤어진 자식이 되지 않도록 엄격함을 갖춘 덕장이야말로 관리자의 덕목이 아닌가 싶다. 그는 76번 싸워 64번 이겼다는 병법의 명장이다.

그리고 또 다른 명장인 한무제 시대의 곽거병 장군처럼, 엄격함으로 일관한 장수도 관리자로서 좋은 표본이 된다. 곽거병 장군은 아쉽게도 20대 중반에 죽어서 전설이 더 많은 장군이긴 하다. 그는 부하들을 업신여겼다. 그래서 음식이 풍족해도 부하들에게 베풀지 않았지만, 훈련에는 엄격하고 위엄을 갖춘 장군이었다.

반면 오기 장군은 부하의 피고름을 빨아주고 식사도 부하하고 동일하게 하는, 싸움도 선두에 서서 싸웠던 덕장형이었다. 그러나 곽거병 장군이나 오기 장군은 전장에서 승리를 이끌었던 명장이다. 그래서 병법에서는 이 두 명의 장군들의 부하 관리방법이 비교되곤 한다.

그러나 정보의 홍수,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자유가 급신장된 오늘날처럼 급변하는 시대환경에서 과거처럼 통제형 관리자는 적합하지 않는 것 같다. 관리자가 군림하면 앞에서는 두려워하지만 뒤에서는 절대 복종하지 않는다는 것은 세상사의 이치다.

요즘 전 사우스웨스트항공사 허브 캘러허 회장의 리더십이 새삼 떠오른다. 지금은 보편화된 펀(fun)경영을 도입해 직원들의 마음을 얻었던 그는 직원들을 고객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했다. 그것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리더로부터 인간적인 대우와 배려를 받으면 모든 고객에게도 똑같은 대우와 배려를 하게 된다는 경영철학 때문이었다. 1994년 유에스에이투데이에 사우스웨스트항공사 전 직원들은 자신들이 직접 모금한 광고비로 다음과 같은 신문전면 광고를 게재했다.

“회장님, 우리 직원들 이름을 모두 기억해 주신 데 대하여, 추수감사절 날 수화물 적재를 손수 도와주신 데 대하여, 우리의 말을 들어주신 데 대하여, 직장에서 반바지와 운동화를 신게 해주신 데 대하여, 회장이 아니라 친구가 돼 주신 데 대하여, 이 모든 것에 오로지 감사합니다.- 상사를 기리는 행복한 날에 1만6천명 직원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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