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구개발(R&D) 투자가 2019년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뛰어 넘었다.

반도체 시장 악화와 함께 이어진 실적 부진에도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와 QD(퀀텀닷) 디스플레이 등 시장개척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서 2019년 연구개발 총 지출액은 20조1천929억원에 달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2018년 18조6천504억원에 비해 8.3% 늘어났다.

또한 지난해 매출액(230조4천억원)은 전년 대비 5.5%, 영업이익은 52.8% 각각 감소했지만,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지난해 8.8%로 2018년 7.7%보다 1%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최근 본격 가동에 돌입한 EUV(극자외선) 전용 반도체 생산시설 ‘V1 라인’에 집중 투자돼 7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이하 반도체 생산과 앞으로 차세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제품을 주력 생산하기 위해 투자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 투자와 약 1만 5천명 채용, 산업 생태계 육성 지원방안 등을 발표한 바 있다.

매년 평균 11조원의 연구개발·시설 투자가 집행되는 사업으로, 지난 1월에는 3나노 공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투자 성과를 나타냈다.

작년 10월에는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을 통해 탕정사업장에 13조원대 규모의 생산라인 투자를 발표했고 이 사업에는 차세대 기술 개발 등에 3조1천억원이 투입된다. 이외에도 지난 2018년에는 3년간 180조원 투자 계획을 선포했고,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바이오,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작년 실적 악화로 법인세 비용이 전년(16조8천151억원)과 비교해 48.3% 감소한 8조6천93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의 약 3.8%로 이 비중 또한 전년(6.9%)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방기열기자 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