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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칼럼]밝은 마음

 

 

 

 

 

우리네 삶을 보면 매번 밝게만 살기는 힘들다. 여러 갈등적 요인과 힘든 면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흘러간 노래를 보면 부른 가수의 운명을 예감할 수 있다. 어둡고 슬픈 노래는 가수 오디션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에는 좋겠지만 그런 노래를 하루에도 몇 차례 부르다 보면 인생이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스스로 세뇌되기 때문이다. 때로는 가슴 시린 노래가 필요하지만 나는 이제 슬픈 노래는 애써 외면한다.

개인적으로 고 김정호 가수의 노래를 좋아하지만 그의 노래는 너무 어둡고 스산하다.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가창력이 뛰어날수록 듣는 이의 가슴을 후벼판다. 가삿말의 절규를 듣다보면 가슴을 먹먹해지고 어둠이 스멀스멀 다가온다. 조용필이 부른 노래 중 몇 곡은 그래서 내겐 금지곡이다. 그가 부른 ‘세월’의 노래 가사에 “뜨거운 눈물이 두 빰을 적셔 외로이 홀로 걸었네” 소절을 빠져듣다 보면 눈물이 흐를 것 같다. 나훈아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을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강동원 군이 불러 화제가 되었지만 이 노래를 결혼식장의 축가로 부를 수는 없다.

‘고향역’,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남자라는 이유로’로 알려진 임종수 작곡, 조운파 작사의 ‘옥경이’는 원제목이 ‘고향 여자’였다. 어느 카페에서 만난 여급이 첫사랑이었다는 스토리를 기반에 둔 노래이다. 이 노래를 나훈아가 취입했지만 발표되지는 않았다. 이 노래를 듣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다는 음반회사의 책임자가 느낀 소감 때문이다. 노래는 개사되었고 한참을 지나 태진아가 취입하여 그를 스타덤에 올렸다.

원래 슬픈 노래가 대중에게 더 호소력 있게 다가간다. 슬픈 노래를 선호하는 대중가요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바뀌기는 했지만 아직도 가슴 아픈 사연을 전하는 노래들이 많다.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은혜라고 생각한다면 이젠 좀 더 밝은 노래를 듣고 부르며 살기를 희망한다.

영화 역시 밝은 영화, 재미있는 영화를 택한다.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그러하다. 인간의 추악한 면을 보여주는 영화를 함께 보면서 가족들 간에 회개할 일이 없다. 절망의 메시지를 엔딩으로 만들고 싶은 감독은 없겠지만 극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감독은 절망을 암시할 수 있다. 이런 장면은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들의 기억에서 쉽게 떠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한 가지 장르에 몰입하는 것은 위험하다. 다양한 여러 것에 골고루 관심 갖기를 권해본다.

문화의 힘은 선도적인 의미를 갖지만 반대로 부정적인 의미 또한 내포하고 있다. 문화란 높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삶의 산물이다. 스타들의 삶은 우리의 관심사인데 그 삶이 비극으로 끝나면 대중은 함께 우울해 한다. 유명인의 자살을 따라하는 ‘베르테르 신드롬’이 있는 것은 문화가 갖는 힘의 부정적 측면이다.

지나온 여정이 순탄치 않았던 분들이 밝은 문화에 적응치 못할 수가 있다. 그러나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또 다른 세상이 우리를 반겨준다. 인생길에 좋은 일만 있을 수 없고 나쁜 일 또한 공존한다. 밝은 세상을 펼쳐가기 위해서 본인 스스로 밝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힘들어 밝은 면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겠지만 늘 좋은 말을 하고 밝은 맘으로 산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밝은 마음은 희망의 시작이다. 오늘도 밝은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오늘 하루 밝은 날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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