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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의 향기]어버이날에 생각한다 - ‘부모은중경’

 

 

 

 

 

5월은 가정의 달이다. 1년 내내 가정의 소중함이 더하고 덜한 날은 없겠지만 5월 한 달만 이라도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돌아보자는 취지로 지정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5월에 는 5일 어린이날과 8일 어버이날이 있고, 15일 스승의 날과 21일 부부의 날이 있다.

그 기념일 가운데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고 기리고자 하여 제정한 날이 어버이 날이다. 효(孝)는 시대나 사상을 막론하고 인간의 도리로서 가장 우선시 되어 온 가치이다. 『부모은중경』은 불교 경전의 하나로 원전(原典)은 중국 수(隋)나라 말에서 당나라 초기에 간행되어 전래 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고려말 이후 목판본으로 간행하여 널리 유통되었다. 그중의 하나가 보물 제705호로 지정된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인데 삼성리움미술관에 소장하고 있는 호암본으로 1378년(戊午, 우왕 4)에 간행된 판본이다. 이 외에도 많은 보물급 이본(異本)이 있고 대부분 판화가 수록되어 있어서 글을 모르는 일반인도 대략 내용을 유추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부모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고 깊음을 설하여 그 은혜에 보답할 것을 가르친 경전이다. 유교의 『효경(孝經)』과 더불어 비교되는 경전이며 특히 효도를 강조한 효경에 비하여 『부모은중경』은 부모님의 은혜를 매우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서술하여 강조하였다.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업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서 수미산(須彌山)을 백천 번 돌더라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고 설하면서 부모의 은혜를 열가지 대은(十大恩)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대은(大恩)의 첫째는 어머니 품에 품고 지켜 주는 은혜, 둘째 해산날에 즈음하여 고통을 이기시는 어머니 은혜, 셋째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 넷째 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은 뱉아 먹이는 은혜, 다섯째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는 은혜, 여섯째 젖을 먹여서 기르는 은혜, 일곱째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 여덟째 먼길을 떠나갔을 때 걱정하시는 은혜, 아홉째 자식을 위하여 나쁜 일까지 짓는 은혜, 열 번째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는 은혜 등이다. 유교의 『효경(孝經)』이 아버지의 은혜를 두드러지게 내세우는 점에 비하여 『부모은중경』은 특히 어머니의 은혜를 강조하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부모님의 은혜를 말하는 것이야말로 효경이든 부모은중경이든, 아버지와 어머니의 은혜중 어느 것도 우열을 나눌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如是我聞)”로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은 시작한다. 부처님께서 많은 대중을 거느리고 사위국(舍衛國)에서 남쪽으로 가시다가 한 무더기의 뼈가 있는 곳을 지나갈 때 부처님께서 몸을 땅에 대고 그 뼈 더미에 예배를 드렸다. 이에 아난(阿難)과 대중이 깜짝 놀라 “세존께서는 삼계를 통틀어 으뜸가는 스승이시며 온 중생의 자비하신 어버이신데 어찌 마른 뼈에 대고 예배를 하십니까?” 하고 물으니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대답하시기를 “이 한 무더기의 마른 뼈가 혹 전생에는 나의 조상이었을지, 여러 대에 걸쳐 나의 부모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예배한 것이다.” 하면서 아난에게 “이 뼈 무더기를 두 가지로 구분하여 수습하여라. 남자 뼈라면 희고 무거울 것이고, 여자의 뼈라면 검고 가벼울 것이다.”하니 죽고 난 그 뼈를 어찌 구분이 되는지를 아난이 묻자, 다시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여자는 이 세상에 있을 때 정을 통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매, 자식 하나를 낳을 때마다 진한 피 서말 서되를 흘리고, 여덟말 넉되의 혈유(血乳)를 먹여야하기 때문에 그 뼈가 검고 가벼우니라.” 하셨다. 이 말씀을 들은 아난은 마음이 찢어지듯 하여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며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해야 어머님의 은덕을 갚겠습니까?”

이번 어버이날에는 하루만이라도 ‘어찌해야 어머님의 은덕을 갚을 수 있는지’ 아난(阿難)의 질문을 같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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