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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합의 파기 '네탓이오'

양국 무력대결 원치 않아 체면세우기 성명전벌일 듯

북한 핵 개발 파문과 관련해 북한과 미국 사이에 상대방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심리전(psycholosical warfare)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북 핵 개발계획 시인' 발표(10.16)로 촉발된 북-미 핵 공방은 북한의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 제안(10.25)으로 이어졌고 이에 미국이 '12월분 대북 중유공급 중단 방침을 결정하자 급기야 북한은 지난 12일 '핵 동결 해제'를 선언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핵 동결 해제 및 핵 시설 재가동을 선언한 이후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각 매체들을 동원해 자신들의 조치가 정당함을 대내외에 천명하고 있다.
북한 주장의 초점은 미국이 말하는 '북 핵 개발계획 시인'은 '자의적 표현'일 뿐이라는 점과 미국의 중유 공급 중지 결정이야말로 제네바기본합의문을 파기한 것이라는 점에 맞춰져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국가간 회담에서 상대방(북한)의 경고를 재가공해 `시인'이요, `인정'이요 하면서 소동을 일으키는 나라는 미국과 같은 나라뿐"이라며 중유 제공 중단 결정과 같은 '극단적이고 무모한 행위'는 북한으로 하여금 "핵시설 가동과 건설을 재개하는데로 떼미는 기본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조선중앙방송도 <시사론단 논평>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북 핵 개발계획 시인'은 "미국 특사가 제멋대로 만들어낸 것"이라며 "미국은 우리의 있지도 않은 핵문제를 걸고 계속 부산을 피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북한의 이런 주장을 일축하면서 북한이 핵 개발을 재개함으로써 제네바합의가 사실상 파기됐음을 강조하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13일 "북한이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밝히기 전에는 북미 관계를 향상시키기 위해 종합적인 접근을 할 태세가 돼 있었다"며 "미국은 깨진 약속에 응하여 대화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뿐만 아니라 미 국무부 대변인과 국방부 관계자들도 연일 '북 선(先) 핵포기'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또 북한은 이런 심리전술과 함께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영변 핵 시설 감시카메라 철거를 요구하는 등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다음 수순으로 IAEA 상주 요원 2명의 방출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미국은 당분간 한-미-일 3국 공조를 강조하면서 국제사회를 상대로 북 핵 개발 포기의 당위성을 설득하면서 외교적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과거 한반도 핵 위기 때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 선언(1993.3)과 IAEA 탈퇴 선언(1994.6)을 한 전례가 있는 북한은 앞으로 미국의 압박에 의해 벼랑끝으로 몰릴 경우 과거와 같은 초강수로 대응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이 무력 대결을 원치 않고 있어 당분간 세계 여론을 상대로 심리전 또는 성명전을 계속하면서 서로의 체면을 세우는 방향에서 타결점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2002년 올해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미국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했으나 미국은 오히려 대북 고립압살전략의 강도를 더 높였으며 이로 인해 한반도 정세는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양방송은 15일 「미제의 횡포무도한 대조선 적대시 압살정책은 파탄을 면할수 없다」는 제목의 보도물에서 미국의 올 대북 강경책으로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다면서 이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평양방송의 이날 보도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영변 핵 원자로 감시카메라 제거를 요청하는 등 핵 동결 해제 조치(12.12)에 들어간 상황에서 북-미간 대치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모종의 '강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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