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GAME] ①'K-게임' 개척자 넥슨...매출 3조 기업 되기까지

2024.03.18 07:00:00 5면

1994년 설립, 1996년 세계 최초 온라인 게임 출시
1999년 ‘바람의 나라’ 동시접속자 수 12만 명 돌파
크레이지 아케이드·메이플스토리 등 ‘연속 흥행’
IP 사업 확장 가속화 계기 마련, 개발사들 합병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
"올해 매출 4조 원 달성과 ‘멀티플랫폼’에 도전"

한국 게임산업의 발전사는 1997년 외환위기 타개책으로 등장한 벤처기업 열풍과 궤를 같이한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탄생한 게임사들은 이후 지금까지 각자의 히트 IP를 발굴하면서 'K-게임' 열풍을 만들어냈다.  

 

현재 산업 규모나 해외에서의 인지도 및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다면 한국은 세계 5대 게임 강국에 속한다. 경기신문은 이번 기획을 통해 한국을 게임 강국으로 만든 주역들의 발자취를 조명한다. [편집자 주]

 

 

넥슨은 여러 분야에서 '최초' 타이틀을 획득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게임사다.

 

세계 최초로 온라인 게임을 개발했고 최초로 부분유료화 시스템을 발명했다. 자체 흥행 IP를 다수 보유해 국내 게임 시장의 트렌드세터로도 꼽힌다. 지난 2020년 국내 게임 기업 중 최초로 연매출 3조 원을 넘겼고 올해 연매출 4조 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넥슨은 기존 라이브 서비스의 확장 및 게임성을 갖춘 신규 IP 발굴을 통해 '지속가능한 게임 생태계'를 조성한다. PC온라인을 품은 멀티플랫폼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의지다.  

 

넥슨 사명은 '다음 세대의 온라인 서비스(NEXt generation ONline service)’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창립 이후 30년 동안 굵직한 업적을 남긴 넥슨은 또 다른 도전을 지속한다. 
 

 

◇세계 최초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 출시

 

1990년대 게임 시장은 도스(DOS) 기반 PC, 콘솔 게임이 주류를 이뤘다. 파워 소닉, 페르시아의 왕자, 프린세스 메이커, 스트리트 파이터 등 흔히 말하는 '고전게임'의 출시가 잇따랐다. 

 

패미콤 등 콘솔에 게임팩을 꽂아 즐기는 게임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슈퍼 마리오 월드, 젤다의 전설, 닌자 거북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설계된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는 싱글플레이가 대체적이었다. 
 
1994년 서울의 한 오피스텔, 몇 명의 개발자들이 모여 전에 없던 새로운 게임을 연구하고 있었다. 이들은 인터넷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여러 이용자들이 한 곳에 모여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이것이 넥슨의 시초다. 

 

넥슨은 2년이 지난 후인 1996년 4월 세계 최초 그래픽 기반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선보였다. PC통신인 천리안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과 같은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이용자들에게 소구되면서 바람의 나라는 1999년 동시 접속자 수 12만 명을 돌파했다. 바람의 나라는 2011년 '세계 최장수 그래픽 기반 상용화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메이플부터 던파까지...온라인 게임 전성시대 열다

 

2000~2010년은 PC 온라인 게임이 게임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때다. 넥슨은 다수의 히트 게임 타이틀을 선보이면서 흥행 IP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했다.
 
바람의 나라로 흥행세를 탄 넥슨은 후속 온라인 게임 신작을 연이어 출시했다. 1998년 어둠의 전설을 시작으로 이듬해 일랜시아, 큐플레이(구 퀴즈퀴즈)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게임이 많은 인기를 얻었고 뒤이은 게임 역시 흥행세를 탔다. 2000년대 출시된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등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특징인 게임이 연속 흥행에 성공한 것은 이후 넥슨의 IP 사업 확장이 가속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외에도 넥슨은 유망한 IP를 갖춘 개발사를 합병하는 전략으로 흥행 IP 라인업을 추가 확보하기 시작했다. 소프트맥스 테일즈위버, 데브캣 마비노기, 네오플 던전앤파이터, 게임하이(현 넥슨게임즈) 서든어택 등을 품에 안으며 기업 규모를 키웠다. 

 

 

특히 그중에서도 네오플과의 합병은 넥슨의 최대 인수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05년 출시된 던전앤파이터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회원 500만 명과 동시접속자 수 15만 명을 기록했다.

 

넥슨은 네오플을 2008년 약 4000억 원에 인수, 같은 해 중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 진출 1년 만에 연매출 1000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기준 던전앤파이터는 단일 타이틀만으로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 8억 5000만 명, 누적매출 180억 달러(약 21조 원)를 기록하며 대표적인 글로벌 흥행 IP로 자리매김했다. 
 

 

◇지주사 체계 구축...日증권 거래소 상장

 

단일 기업에서 시작해 덩치를 키우며 여러 계열사를 확보하게 되자 넥슨은 2005년 지배구조를 정비하고 넥슨 컴퍼니 체계를 구축했다.

 

창업자인 고(故) 김정주 회장은 지주사인 NXC를 설립하고 넥슨의 한국법인(넥슨코리아)과 일본법인(넥슨, 구 넥슨재팬)을 만들었다. NXC는 자회사를 통해 일본법인 넥슨(지분 47.4%)을 지배한다. 또 넥슨은 한국법인인 넥슨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넥슨은 넥슨코리아와 넥슨아메리카를 보유하고, 넥슨코리아 산하에 네오플, 넥슨GT 등 인수합병한 개발사들을 뒀다.

 

넥슨은 지난 2011년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마켓에 상장했다. 이어 2020년 10월 우량주식으로 평가받는 닛케이 주가지수 225 구성종목으로 편입됐다. 넥슨코리아는 국내 증시 비상장기업이다. 

 

국내 코스닥 시장 대신 일본 증권거래소를 상장처로 택한 이유에 대해 넥슨은 국내를 넘어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넥슨의 새로운 키워드 '글로벌·멀티플랫폼'

 

2000년대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넥슨은 2010년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력한 흥행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신작을 다수 출시했지만 PC 온라인 게임에서의 흥행 정도와 비교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이다. 

 

그럼에도 넥슨은 꾸준히 매출 규모를 키워갔다. 넥슨은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2011년 연매출 1조 원을 기록한 뒤 2017년 매출 2조 원, 2020년 매출 3조 원을 각각 돌파했다. 2023년엔 연매출 3조 9323억 원을 내며 '4조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다. 

 

한동안 대세였던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에 난항을 겪었음에도 넥슨이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라이브 서비스의 흥행을 지속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캐시카우로 꼽히던 MMORPG 출시뿐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읽고 그에 맞는 전략을 펼친 것이 매출 상승효과로 이어졌다. 

 

 

넥슨은 최근 기업 방향성을 '글로벌'과 '멀티플랫폼'으로 잡았다. PC·모바일 위주에서 벗어나 콘솔에 도전하고, 북미·유럽권까지 사로잡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크로스플랫폼을 채택한 MMORPG '프라시아 전기',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플랫폼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데이브 더 다이버', PC·콘솔 기반 FPS '더 파이널스'가 출시됐다. 세 타이틀 모두 높은 흥행효과를 내며 넥슨의 매출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이다. 

 

 

넥슨은 올해도 신작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3인칭 루트슈터 '퍼스트 디센던트', 잠입 생존 게임 '낙원' 등이 출격 대기 중이다. 또 넥슨의 흥행 IP를 활용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모바일' 역시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이 올해 '매출 4조 원 달성'이라는 또 다른 '최초'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이효정 기자 bombori61@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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