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GAME] ②크파부터 로아까지...스마일게이트, 웰메이드로 승부수

2024.03.19 08:00:03 5면

2002년 창업자 권혁빈 CVO가 설립한 게임사로
2007년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로 흥행 성공
전 세계 80여 개국 7억 1000만 명 이용자 확보
7년 공들인 ‘로스트아크’ 2018년 출시 동시 히트
2019 대한민국 게임대상서 대상 포함 6관왕 기록
모바일 버전 준비… 저력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

한국 게임산업의 발전사는 1997년 외환위기 타개책으로 등장한 벤처기업 열풍과 궤를 같이 한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탄생한 게임사들은 이후 지금까지 각자의 히트 IP를 발굴하면서 'K-게임' 열풍을 만들어냈다.  

 

현재 산업 규모나 해외에서의 인지도 및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다면 한국은 세계 5대 게임 강국에 속한다. 경기신문은 이번 기획을 통해 한국을 게임 강국으로 만든 주역들의 발자취를 조명한다. [편집자 주]

 

 

◇'서든어택' 잡아라...저용량 FPS '크로스파이어' 출시

 

스마일게이트는 창업자 권혁빈 CVO가 2002년 설립한 게임사다. 설립 이후 스마일게이트는 2004년부터 신작 FPS 개발에 착수했고 3년이 지난 2007년 '크로스파이어'를 시장에 선보였다.

 

 

이 당시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FPS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유료화되면서 이탈 유저를 잡기 위한 국산 FPS 신작이 다수 쏟아지던 때다. 2004년 출시된 스페셜포스, 200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서든어택 등이 국내 FPS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다. 또 크로스파이어가 출시된 해에 아바(A.V.A), 오퍼레이션7, 밸브사의 팀 포트리스2 등 신작 FPS들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격화됐다. 

 

포화된 국내 FPS 시장에서 경쟁하던 크로스파이어는 해외 시장 진출로 눈을 돌렸다. 우선 스마일게이트는 베트남에 크로스파이어를 출시했는데, 이때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크로스파이어는 다른 FPS 대비 저용량·저사양 게임으로 제작됐는데, 이 때문에 크로스파이어를 선택한 유저가 많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스마일게이트의 '신의 한 수'...크파 중국 출시

 

스마일게이트는 2007년 중국시장에 크로스파이어를 출시하고 기록적인 대흥행에 성공한다. 

 

2009년 기준 중국 동시접속자 100만 명, 2010년 동접자 200만 명, 이후 420만 명을 차례로 돌파했다. 중국에서 최다 동접자 최초 기록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신문출판총서가 선정한 '2010년 10대 온라인 게임 인기상'을 수상하고 WCG(World Cyber Games)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중국에서 '국민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 게임 이용자들은 한 번 정착한 게임을 오랫동안 플레이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국민게임 지위를 얻은 크로스파이어가 앞으로도 지속적인 흥행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실제로출시 이후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크로스파이어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에서 온라인 게임 또는 FPS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흥행력을 기반으로 크로스파이어는 글로벌 FPS 게임으로 거듭났다.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7억 1000만 명 이상의 글로벌 이용자 수를 확보했다. 또 2015년 기준 800만 명의 동시접속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로 벌어들인 누적 매출은 2023년 기준 135억 달러(약 17조 7390억 원)에 이른다.
 

 

◇크로스파이어 IP 확장 행보...e스포츠부터 드라마까지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IP 확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부터 e스포츠대회 'CFS(CROSSFIRE STARS)'를 연 것이 대표적이다. 2010년대부터 열린 CFS는 e스포츠의 시초 격인 동시에 e스포츠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한 사례라고 평가받는다.  

 

크로스파이어의 인기가 높은 중국 리그 뿐 아니라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e스포츠 축제를 만들겠다는 것이 스마일게이트의 목표다. 중국에서 프로게이머 리그가 매년 개최되는 것은 물론, 준프로 및 아마추어를 위한 ‘바이청(百城)’ 리그도 진행된다. 베트남과 필리핀, 남미에서는 브라질을 중심으로 CFEL(CROSSFIRE Elite League) 등이 열렸다. 또 2019년엔 한국 e스포츠 종목으로는 최초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대회가 진행됐다.

 

CFS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 2018년 대회기준 총상금 100만 달러(13억 1400만 원)를 돌파했다. 국산 e스포츠 종목 중에선 최대 상금 규모다. 지난해 열렸던 CFS2023의 상금은 총 142만 달러(약 18억 5000만 원)까지 올랐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해 후속작을 잇따라 선보였다. 모바일 버전으로 텐센트 산하 티미 스튜디오가 개발해 중국에서 서비스중인 '천월화선: 창전왕자', 엔드림이 개발하고 조이시티가 퍼블리싱해 국내에서 서비스중인 '크로스파이어: 워존'이 있다. 또 RTS '크로스파이어: 리전(얼리엑세스)', 콘솔 플랫폼을 채택한 '크로스파이어X', VR게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스쿼드'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크로스파이어 IP가 활용되고 있다.
 

 

게임 밖에서도 크로스파이어를 만날 수 있다. 지난 2020년 36부작 드라마 천월화선(穿越火線;크로스파이어의 중국 타이틀명과 동명)이 중국에서 공개 됐다. 천월화선의 누적 조회수는 22억 뷰를 돌파하며 크로스파이어의 인기를 입증했다. 이어 지난 2021년크로스파이어 테마파크가 광저우에 개장했다. 

 

 

 

◇'원 IP 리스크' 우려 해소...'로스트아크' 출시

 

크로스파이어 덕분에 스마일게이트의 재무 안정성은 높아졌지만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우려가 제기됐다. 스마일게이트가 크로스파이어 이후 후속작을 내지 않으면서다. 업계에서는 '원 히트 원더(한 개의 작품만 성공한 사례)', '원 IP 리스크'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스마일게이트를 둘러싼 우려는 '로스트아크'의 등장으로 해소됐다. 2018년 스마일게이트는 PC MMORPG 로스트아크를 출시했다. 제작 기간 7년을 거쳐 세상으로 나온 로스트아크는 출시하자마자 대박을 쳤다.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하려는 이용자들의 대기열이 수만 명에 이르렀고, 출시 직후 동시접속자가 35만 명에 근접했다. 

 

로스트아크는 글로벌 리뷰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메타스코어 81점을 받았는데, 이는 한국 MMORPG 중 1위 기록이다. 이듬해 열린 2019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해 6관왕에 올랐다. 또 2022년 스팀 출시 이후 MMORPG 최초이자 스팀 역대 3위 기록인 132만 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했다. 현재 로스트아크는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5000만 명 이상의 이용자 수를 확보했다.

 

 

크로스파이어의 대흥행으로 스마일게이트는 안정적인 기업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국내 게임사 상위 5위권 내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안정적인 수입을 기반으로 7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친 뒤 출시한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에게 확실한 신규 매출원이 됐을 뿐 아니라 '웰메이드 게임 개발사'라는 수식어를 안겨줬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 출시 6년이 지난 현재 로스트아크 모바일 출시를 준비 중으로, 또 한 번 '웰메이드'에 도전한다. 스마일게이트가 '로스트아크 모바일' 신작 출시를 통해 앞서 보여줬던 저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이효정 기자 bombori61@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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