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왜 여기에 있어”… 울음바다 변한 고 이재석(34) 경장 빈소

2025.09.11 17:13:54 인천 1면

갑자기 마련된 빈소에도 지속되는 추모 발길
김용진 해경청장 “안타까운 사고, 재발 방지책 마련할 것”

 

이렇게 갑자기 가버리면 가족들은 어쩌라고.”

 

무거운 적막감이 주변 공기를 짓눌렀다. 11일 오후 3시 50분께 인천 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고(故) 이재석(34) 경장의 빈소가 마련된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는 예기치 못한 사고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조문객들이 침묵 속에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이 경장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급히 빈소가 마련되면서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인천해경 소속 경찰관들도 지속적으로 목격됐다. 이들은 굳어진 얼굴로 이 경장의 빈소를 확인한 뒤 서로를 껴안으며 울먹였다.

 

상복을 입은 유가족들들은 영정 앞에서 묵묵부답으로 허공을 지켜보며 찾아오는 조문객들의 위로를 간신히 받아주고 있었다.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선 힘겹게 앉은 이 경장의 친인척들이 복받쳐 오르는 슬픔을 억누르기 힘겨운 듯 통곡을 하기도 했다.

 

부의함 인근에 모인 이 경장의 동료 경찰관들도 침묵 속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이 경장의 한 동료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기가 힘든 듯 고개를 숙이며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해변에서 죽음과 사투하고 있었을 이 경장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이곳에 모인 많은 동료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경찰도 “해안가 일대는 늦은 밤에도 일부 어민들이 해루질을 하러 나올 때가 많아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단속할 수 없어 섬지역 많은 해경들이 위험해질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빈소를 찾은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은 “소중한 동료를 잃어서 안타깝고 또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고인의 명예를 위해 해경 차원의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경장은 이날 오전 3시 30분께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에서 밀물에 갇힌 70대 중국인 A씨를 구조하던 중 자신이 입고 있던 부력조끼를 벗어준 뒤 같이 이동하다 실종됐다.

 

인천해경은 급히 구조대와 경비함정, 공기부양정, 연안구조정, 항공기 등을 현장에 급파해 수색에 나섰지만 이 경장은 실종된 지 6시간이 지난 오전 9시 41분께 꽃섬에서 약 1.4㎞ 떨어진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순직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지우현 기자 whji78@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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