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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한 ‘하루살이 전쟁’

金 지사, 인력시장 민생탐방

외국인 노동자 증가로 일자리 점점 줄어
일당 7만원 10년전과 동일 저축 꿈도 못꿔
“일감만 있으면 어디든 갈텐데…” 한숨만

“일자리가 모자라 죽을 지경입니다….”

4일 새벽 4시 30분 성남시 수정구 수진리 고개.

도내 대표적인 건설현장 인력시장인 이곳은 하나둘 피어나는 봄꽃이 멀지않은 봄을 말해주는 듯 했지만 여전히 한겨울인 듯 싸늘 한 풍경이었다.

새벽만 되면 150여명이 넘는 인부들이 하루살이를 위해 전쟁을 치르는 삶의 현장.

그러나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를 웅변하듯 찬바람이 불었다. 인부들의 하루 운명은 30분만에 결정났고, 일자리를 얻지 못한 인부들은 쓸쓸히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인력시장 민생탐방을 위해 이곳에 도착한 시간은 4일 새벽 4시50분.

30여대의 승합차가 필요한 인부들을 태우기 위해 뒤엉켜 있었고, 인부들은 승합차 주변을 둘러싸고 선택을 받기 위한 몸부림으로 아우성쳤다.

김 지사의 모습이 보이자 낯익은 얼굴인 듯 인부들이 하나 둘씩 몰려들기 시작했고, 곧바로 하소연을 쏟아냈다.

“외국인 노동자들 때문에 일자리가 모자라 죽을 지경입니다. 이대로 나가다간 어디선가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한 인부는 “가깝게는 용인부터 멀게는 대전의 건설현장까지 ‘일만 있으면’ 모든 것을 감수하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인부는 “중국인들이 대거 인력시장에 유입되면서 과거 건설현장 등에서 30%선 정도였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지금은 내국인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문과 불평도 터져나왔다.

한 인부는 “쉽진 않겠지만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쿼터제를 실시해 일자리를 제한해 줘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경기도나 성남시에서 발주하는 공사현장만이라도 우리 사람을 써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인부는 “그나마 철근공은 일당 15만원인데 잡부는 7만원 수준인데다 그 돈마저 한두달 뒤에 나온다”며 “돈을 모으긴커녕 술값으로 나가는게 보통”이라고 불평했다.

50대의 한 인부는 “현장인부의 나이 제한이 제도적으로 없어졌다 해도 50대는 아무도 써주질 않는다”며 “아파트값, 공무원 월급은 계속 올라도 우린 10년전 일당 그대로”라고 고개를 떨궜다.

이런 사이에도 수진리고개의 인력시장은 선택받은 인부와 그렇지 못한 인부들의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었다.

김 지사가 허탕친 인부들을 뼈해장국집으로 안내해 소주 한잔을 대접했지만 막막한 인부들의 마음을 위로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였다. 김 지사의 인력시장 민생탐방은 이렇게 쓸쓸히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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