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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본질을 추구하며 기본에 충실해야

 

옛날에 어리석은 부자가 있었다. 어느 날 친구 집에 갔다가 집이 이층집인 것을 보고 배가 아팠다. ‘내 집이 친구 집만 못하다니, 당장 삼층집을 지어야지.’ 부자는 곧 목수를 불러 삼층집을 짓도록 하였다. 목수는 인부를 데려다 땅을 깊게 파기 시작했다. 부자는 인부들이 일하는 걸 보고 물었다. “집은 짓지 않고 왜 땅을 파는가?” “땅을 파고 돌을 묻어 밑을 탄탄히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집이 튼튼히 설 수 있습니다.” 며칠 후, 아래층부터 벽돌을 차곡차곡 쌓는 걸 보고 또 부자가 말했다. “내가 바라는 건 삼층일세, 그러니 아래층은 대충하고 빨리 삼층을 올리게.” “주인님, 어찌 그렇게 집을 지을 수 있습니까? 기초가 튼튼해야….” “글쎄 아래층은 별것 아니래도, 삼층만 잘 지으라니까.” 결국 목수는 부자의 성화에 못 이겨 아래층은 아무렇게나 하고 삼층만 잘 꾸몄다. 하지만 그 집은 얼마 못가서 폭삭 주저앉고 말았다. 조금 과장되었겠지만 실제 있었던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등의 붕괴사고를 돌이켜보면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결코 웃어넘길 수 없는 이야기이다.

세월호 침몰 이후 우리사회 각계각층에서 ‘기본으로 돌아가자,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기본이 없으면 개인과 사회, 국가는 서서히 병들게 되고 어느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진다. 우리 교육 또한 국가백년지대계라는 공허한 외침만 있을 뿐 교육의 본질과 기본을 간과하고 주입식·암기식 교육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다. 변화하고 혁신하되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첫째, 교육의 본질을 추구해야 한다. 교육은 학생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현하고 인간으로서의 바람직한 변화를 지향하는 의도적 활동이다. 따라서 교육은 창의성교육과 인성교육을 아우르는 통합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교육의 본질을 이루는 가장 필수요소인 창의성교육과 인성교육을 되살리지 않고서는 그 모든 것들이 한낱 사상누각이며, 교육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둘째, 기본 교육에 충실해야 한다. 미국이 스푸트니크 충격에서 교육의 방향을 ‘기초 기본으로 돌아가라’에 두고 새로이 시작해 1969년 세계 최초로 유인우주선 아폴로 11호를 발사하고 오늘날 세계 최대 강국으로 발돋움한 것은 우리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본이 튼튼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각급 학교 학생들이 이수해야 할 내용을 빨리빨리 더 많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기초 기본부터 차근차근 올바른 방법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진정한 교육이 필요하다. 학습활동 속도가 좀 느리고 절차가 복잡하다고 하여 체험, 실험실습, 토론, 발표, 시연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순히 기존의 지식이나 정보를 기계적으로 암기하는 교육은 사라져야 한다. 기본 교육이 변화와 혁신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셋째,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부터, ‘지금’부터, ‘작은 것’부터 실천하여야 한다. 솔직히 우리 교육은 오랜 기간 ‘남 탓’에 익숙해 있었다. 이제 ‘내 탓’이라는 진솔한 자성이 필요한 때다. 교육은 창의성신장과 인성함양을 위해 학생들의 바람직한 변화 열정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고 기본에 충실한 일을 바로 ‘나’부터, ‘지금’부터,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

건강한 사회란 본질을 추구하며 기본에 충실한 사회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질과 기본에 소홀하기 쉽다. 작은 일보다는 큰일에, 보이지 않는 곳보다는 보이는 곳에, 힘든 일보다는 쉬운 일에, 먼 일보다는 가까운 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질과 기본을 망각하고 ‘괜찮겠지’ ‘설마 일이 그렇게까지 악화되겠어’라는 생각은 늘 대형 사고를 잉태한다. 미래사회의 모습을 결정짓는 교육에서부터 깊은 성찰을 통해 본질을 추구하며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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