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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국립 서울 현충원을 찾아서 1

 

 

 

전 국무총리였던 유명정치인 JP가 별세했다. 정부에서 현충원에 안장하는 것을 제안했지만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묘원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한다. JP가 거절한 현충원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잠들어 계신 곳이다. 6월은 호국의 달이기도 하여, 오늘은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1955년에 국군묘지로 출발한 현충원은 1996년 국립현충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2006년에는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다시 한번 이름이 바뀌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서울 동작동에 위치한 서울현충원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잠들어계신 성지이다.

현충원에 도착하면 먼저, 참배부터 하자. 좌우로 귀빈실과 안내실을 갖추고 있는 현충문을 통과하면 서울현충원의 상징 현충탑을 만난다. 동서남북 네 방향을 수호한다는 의미를 지닌 十(십자)형 탑 앞에는 제단이 놓여있다. 제단 앞에는 향로와 향합대가 놓여있다. 제단 앞에서 지금의 평안한 일상을 누릴 수 있게 해준 모든 분들을 위해 묵념을 한다. 묵념 후 탑 좌우로 시선을 돌리니 탑의 좌우로 애국투사상과 호국영웅상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비록 조용히 잠들어 계시지만 나라를 위해 활동하실 때는 이 영웅상들보다 더 기개가 충만했으리라….

탑의 내부에는 위패봉안관이 있고 지하에는 납골당이 설치되어 있다. 위패 봉안관에는 6·25전쟁 당시 전사자 중 유해를 찾지 못한 호국용사들의 위패와 유해는 찾았으나 그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명용사의 유해가 모셔져 있어 가슴 아픈 장소다.

한참을 마음으로 쓰다듬다 밖으로 빠져나온다.

이제는 발길을 애국지사묘역으로 돌려보자. 애국지사 묘역에는 일제강점기 의병활동과 독립투쟁을 펼쳤던 애국지사 분들이 모셔져 있다. 우리가 교과서를 통해 익히 들어왔던 평민 출신의 신돌석 의병장을 비롯해 13도 의병사령관이셨던 이인영 선생님도 만나 뵐 수 있다.

또한 짧은 흰 머리와 수염이 멋스럽게 잘 어울렸던 강우규 선생님도 잠들어계신다. 강우규 선생님은 서울역에서 일본총독에서 폭탄을 던진 것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분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평안해 하실지, 잠시 마음의 인사를 건네며 임정묘역으로 발길을 이어간다.

임정묘역은 임시정부요인 묘역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요직위를 맡았던 분들이 모셔져 있다. 임정묘역은 1993년에 상해만국공묘에서 신규식 선생님을 비롯해 노백린, 박은식 등 5분의 유해를 모셔오면서 조성되었다. 지금 위쪽으로는 국가원수급인 박은식, 이상룡 등 4분이 모셔져 있고 아래쪽 묘역에는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노백린 선생님을 비롯해 14분이 모셔져 있어 임정묘역에는 현재 18분이 자리하고 계신다.

임정묘역에 잠시 앉아 있자니 바람 앞에 촛불 같았던 당시의 임시정부를 이끌어가던 이 분들이나 지금 세계사의 변화 속에 뛰어든 대한민국의 문대통령이나 어렵기는 매한가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자리를 옮겨 무후선열제단으로 향한다. 무후선열제단은 후손이 없거나 유해마저 찾을 길이 없는 애국지사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이곳에는 우리의 영원한 누나인 유관순열사와 헤이그 특사로 잘 알려진 이상설, 이준, 이위종 열사 등 133분의 위패를 모셔놓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이 있어 그런지 무후선열제단은 무척이나 친숙한 느낌이다. 제단 앞에서 이 분들을 위해 향을 피우고 마음을 전한다.

현충원은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늘상 잊어버리는 곳이다. 잊고 살아도 삶에는 지장이 없으니 더 자주 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분들이 안계셨다면 지금의 평화로운 일상이 없다는 무척이나 평범한 생각에 머물러 있다가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가끔 찾아와 참배를 한다는 이야기에 그래도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일상과 연결되고 있다는 생각에 흐뭇해진다. 6월, 호국의 달이 가기 전에 현충원을 찾아 감사의 참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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