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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한반도의 운명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단일팀을 구성하고 한반도기를 앞세워 입장하면서 남한과 북한이 갑자기 가까워진 분위기다. 남·북한 연예인들이 교차 공연을 하면서 더 친근해진 느낌이다. 이것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여 ‘판문점 선언’까지 이끌어냈다. 김정은이 중국에 가서 단계적 비핵화를 발표하였고,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이를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이 회담에서 논의된 의제가 비록 획기적인 내용이기는 하나 과거 정부에서도 구상했던 것으로 결코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남북으로 나누어진 한민족이 이렇게 만나서 하나가 되어 화기애애한 적이 그동안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이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잘 살게 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경제적으로도 무역 7위를 기록하면서 반도체, 조선, 전자, 통신, 항공, 한류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마크하고 있다. 여기에 남북한이 하나가 되어 힘을 합하면 세계적인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은 전망하고 있으니 우리의 미래는 기대할만하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은 삼국시대와 고려조, 조선조를 거치면서 원나라, 당나라, 청나라 그리고 일본으로부터 무참히 짓밟혀 잿더미가 되었던 암울한 시대를 우리 민족은 잘 극복해 왔다. 근현대사에서는 1950년 북한 공산침략으로 한국이 풍전등화의 위기 속에 모두가 불타버렸고 한국군만 13만8천명이 희생되었다. 여기에 중공군이 인해전술로 몰려와 더 많은 참화를 겪게 되었다. 급기야 1957년 7월 27일 UN군과 미군이 북한과 휴전협정을 맺어 지금에 이른 것이다.

사실 한반도는 역사상으로 미국에 의해 3번 버려졌다. 처음은 1905년에 가쓰라 테프트 밀약을 통해 미국이 조선을 일본에 통째로 내주어 일제 36년간 식민통치 굴욕을 당하였고, 두번째는 1945년 얄타회담에서 한반도를 38도선을 경계로 해서 둘로 쪼개어 남·북한으로 갈라버렸고, 세번째는 1950년 에치슨 국무장관이 미국의 태평양 방위선에서 한반도를 제외하여 6·25전쟁의 빌미가 되게 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한반도의 절대 불변적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원거리 정밀 타격전 중심으로 전쟁 양상이 바뀌는 추세를 감안하면 동북아 교두보로서의 군사적 가치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과연 이번에도 한반도의 운명을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맡길 것인가.

그러나 한반도의 안전과 통일은 여전히 미국에 달려있다. 미국의 도움 없이는 한반도의 안전과 통일을 논할 수 없다. 독일의 통일이 미국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은 미·소 양대 강국의 게임에서 일방적으로 미국의 승리로 끝났기 때문이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구소련이 공산주의 국가연합으로 1917년 시작한 지 70년 만에 무너지고 15개 국가연합이 해체되면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승리하여, 소련이 힘을 잃게 되자 소련편에 선 동독이 무너지면서 서독은 미국과 국제적인 도움으로 독일통일이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당시 독일은 재정적으로 강대국이 되면서 통일의 문이 열린 것이다. 재정적 도움이 독일통일의 강력한 뒷받침이 되었다. 공산통치 하에서 동독은 굶주림에 허덕여 오다가 서독에서 편지가 오가고, 서독의 재정적 지원으로 동독 공산주의 정권이 힘을 잃게 되면서 서독의 도움을 바랐던 것이다.

과연 한반도의 운명이 북·미정상회담의 완전한 비핵화에 달려있을까? 완전한 비핵화가 2020년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적어도 10여 년 동안 엄청난 재정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며,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가 끼어들면 한반도의 운명은 더 꼬일 것이고, 한·미·일과 북·중·러로 갈라져 편가르기를 하지 않아야 한반도의 운명이 순항할 것이다.

다행히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경제지원보다는 관계개선을 요구하고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남·북·미가 새로운 관계를 바라고 있다. 이번 회담은 큰 틀에서 아-태방위선에서 중국으로부터 북한을 떼어 미국에 가깝게 끌어들인다면 남·북한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될 것이다.

한반도의 운명은 역시 미국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일제 36년의 치욕과 6.25 공산침략의 현대사에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 경제 10위권에 들어서기는 했다지만 북한을 지원할 경제적 여건은 아직 부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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