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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잊는다고는 말자

 

 

 

잊는다고는 말자

                                  /한분옥



잊는다고는 말자 만나자고는 더욱 말자

마음이 흘러간 뒤 정은 흘러 무엇하랴

아, 문득 무너져 내린

산 그림자였다 그러자



이미 한번 울고 나온 목숨의 비탈길에

설움의 돌 수레를 또 어찌 굴릴까 보냐

먼발치 신발을 끄는 다저녁때 쑥부쟁이



출렁이던 그늘마저 앙금으로 앉았던가

휘굽은 밤의 허리 훠이훠이 넘다 말고

긴 울음 가운데 앉아 성긴 모시 올을 센다

 

 

시인은 ‘예술계’, ‘시조문학’, ‘서울신문’를 통해 시단에 나왔다. 가람시조문학상, 연암문학상·한국문협작가상, 한국수필문학상을 수상했고, 시조집 ‘꽃의 약속’, ‘바람의 내력’, 산문집 ‘모란이 지던 날’ 등이 있다. 외솔시조문학상운영과 ‘시조정신’ 발행인이기도한 시인은 울산예총 회장도 역임했다. 시인의 작품 ‘잊는다고는 말자’ 작품은 시어부터 어떤 이별의 정한들이 밀려든다. 화려할 정도로 연속적인 회상의 동음이어의 유희도 그러하거니와 일상적인 사람들의 들뜬 마음들이 누구나 있을법한 이야기이면서도 동의반복으로 경험적인 사유의 빛으로 발하고, 꿈결 같은 그리움으로 열망하는 사람들의 마음들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편안한 진술은 사랑의 구도자적인 어떤 그리움으로 뛰어난 시적 구조의 장치로서 상상적 고조를 빌려 연시조로 잃었던 복원의 상징들을 불러오게 한다./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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