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상]여주 오곡나루축제를 준비하며
[자치단상]여주 오곡나루축제를 준비하며
  • 경기신문
  • 승인 2013.11.0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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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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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춘석 여주시장

차를 타고 여주관내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면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에서 고구마, 인삼 등의 이삭을 줍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때론 동네 할머니들 몇몇이, 때론 아이를 동반한 여러 가족이 무리를 이루어 차까지 대놓고 이삭줍기에 열심이다.

저렇게 주워서 얼마나 할까 하는데 소쿠리며 자루에 든 양을 보니 열심인 이유도 알 것 같다. 농부 입장에서 보면 저들이 얄미울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 해 동안 쌀 한 톨, 고구마 하나라도 더 수확하기 위해 피, 땀 흘려가며 농사지은 땅에서 공으로 걷어가니 말이다.

그러나 농부는 불평하지 않는다. 어디를 가도 주인 몰래 이삭 주워간다는 민원은 듣지 못했다. 이미 수확이 끝난 농토는 나의 땅이 아니라는 그 어떤 약속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니 누구나 와서 고구마 몇 개쯤 주워가도 뭐라 할 사람이 없으니 적당히 횡재(?)하고 가면 그만인 것이다.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여주에서는 도자기축제에 이어 여주오곡나루축제가 열린다. 쌀과 고구마 등 질 좋은 농산물을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거래로 싸게 살 수 있고 풍성한 먹을거리가 있는 시골장터와 재미있고 다양한 공연이 함께하는 도내에서 몇 안 되는 11월 축제다.

이번 오곡나루축제의 특징은 개막식이 따로 없고 ‘마당극’을 통해 축제의 막을 올린다. 축제하면 으레 있게 마련인 내빈 위주의 다소 권위적이기까지 한 따분한 기념식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모두가 동참하고 정감이 넘치는 ‘시골장터’의 한편에서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축제 기간 동안 진행되는 공연 행사도 보기만 하는 수동적인 참여에서 적극적으로 관람객 속으로 들어가 함께 즐거워하고 같이 만들어가는 방식을 시도했다.

추수가 끝난 ‘밭’을 더 이상 내 땅이라 욕심내지 않고 “괜찮긴 한데 더 나올 게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는 겸손한 농부의 마음으로 축제를 열어 올해의 오곡나루축제를 축제답게 만들고자 하는 여주 농민들의 마음을 담고자 했다.

이것은 축제의 주인이 바로 내가 되고, 더 나아가 우리가 되고자 하는 작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이번 축제의 추진 위원장으로서 나는 올해의 작은 변화가 내년에는 더 큰 변화로 발전하는 강소농(强小農) 오곡나루축제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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