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프랑스어로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I‘m so sorry. I didn’t prepare french).” 지난해 5월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받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소감을 이렇게 시작했다. 이어서 한국말로 “불어연설은 준비를 못 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며 영감을 얻었습니다. 어린시절 부터 저에게 큰 영감을 준 앙리 조르주 끌루조와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 드립니다”라고 했다. 그런 그가 어제(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다시 섰다. 그리고 감독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밝혔다. 순수 한국말로. “너무 감사하다. 어렸을때 가슴에 새긴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이다. 이 말을 책에서 읽었던 적이 있다. 이 말을 한 사람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다. 제가 학교에서 마틴 스콜세지 영화 보며 공부했던 사람인데 함께해 너무 영광이다” 좌중은 봉 감독을 연호했다. 1년사이 세계적 영화제의 최고상을 연달아 거머쥔 그에게 경의를 표하며 면서. ‘그냥 12살 나이에 영화 감독이 되기로 마음 먹었던, 되게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라 스스로 밝히기를 좋아했던 봉준호 감독. 1969년 대구에서 2남 2녀
회사채용은 얼마나 공정 할까? 최근 이를 예측 할 수 있는 여론조사가 나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 취업 포털이 기업 인사담당자 22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61%가 채용 공정성을 강화해야 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만큼 불공정 하다는 의미다. 사람의 감정이 개입 되다보니 정확한 평가가 어렵다는 얘기도 된다. 실제 설문에 참여한 담당자들 조차 자사 채용 공정성을 100점 만점 기준 평균 77점으로 평가했을 정도다. 내용별로는 서류 전형의 경우 나이(46%), 학력(37%), 성별(33%), 출신학교(28%) 등이 불공정 평가항목으로 꼽았다. 면접은 결혼·연애·출산(49%) 나이(38%), 가족(20%) 등이었다. 그동안 불공정 채용 근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계속되고 법적으로 각종 예방책을 강구 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AI 채용 시스템이다. 지원자의 개인 신상을 완전히 배제한 블라인드 면접보다 더 확실하다고 해서 기업들이 앞 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2018년 AI 면접위원을 활용하는 국내 기업은 6곳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AI 면접을 기업은 185개사로 늘었고 올해는
예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세시 행사는 1년 중 모두 192건에 달한다. 이 중 정월에 열리는 것이 102건이고, 이 가운데 55건이 대보름날과 관계된 행사다.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는 것도 많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는 서민들의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놀이로 남아있다. 그러면서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새길 만한 교훈도 주고 있다. 내일(8일)은 동제(洞祭)와 놀이를 통해 결속을 다지며 공동체의 의미를 되짚게 하는 정월 대보름날이다. 이날을 다른 말로 상원(上元)이라 한다. 가장 중요한 제일(祭日)이란 의미로 달의 모습을 보며 1년의 길흉을 점치고, 각종 소원을 빌었다. 대보름이라 부른 것은 달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보름달이 풍요의 상징이던 농경사회에서 유래됐다. 각종 놀이 이외에 사람들은 찰밥·약밥, 오곡밥 등 절식을 먹고 날밤, 호두 등 부럼을 깨물면서 한 해가 무사태평하기를 기원했다. 밥의 주재료는 찹쌀, 팥, 수수, 차조, 콩이지만 기장을 넣기도 한다. 찹쌀이나 차조같이 찰기 많은 곡식을 넣은 것은 영양가 때문이다. ‘삼국유사’에도 나오니 기원도 오래됐다. 평소 자주 먹지 못하던 것을 보충해 준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여기에 다양한 나물과 호두,
보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는 창단 139년된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다. 오늘(6일)과 내일(7일) 서울에서 최초 내한 연주가 있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취소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다. 그리고 서울을 시작으로 진행 하려던 대만과 홍콩, 중국 등 아시아 투어 일정 전체도 중단됐다. 특히 우리나라 연주는 1960년 첫 내한 공연을 계획했다가 4·19혁명 여파로 취소된 뒤 60년 만에 다시 잡힌 일정이어서 아쉬움을 크게 남겼다. 공연 취소는 이 뿐만이 아니다. 뮤지컬 및 대중음악등 전체적인 공연예술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계획 취소와 연기가 잇따르고 방송사들 마저 방청객 없이 음악 공개방송을 녹화하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영화관들은 연이은 폐쇄 조치로 문화 예술계 침체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앞으로 사태 확산 장기화로 공연예술계가 받을 타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침체도 길어질까도 걱정이다. 이런 가운데 어제(5일) ‘월 100만 원 미만 저소득층 가구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이 51.7%를 기록해 조사 이래 처음 50%를 넘었다’는 것과 ‘읍·면 지역과 대도시간 문화예술행사 관람률 격차가 더 좁혀졌다’는 통계가 발표돼
제노포비아(Xenophobia) ‘낯선 사람’이라는 ‘제노스(xenos)’와 ‘공포’를 의미하는 ‘포보스(phobos)’란 그리스어를 합친 말이다.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을 혐오하고 증오하는 현상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두려움이나 혐오의 대상에 따라 세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먼저, 인종·민족적 혐오증이다. 다른 인종과 민족 집단에 대한 편견 또는 집단에 속해 있는 구성원에 대한 차별로 생긴 것이다. 다음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 때문에 생기는 종교적 혐오증이다. 대표적인 것이 이슬람 혐오증이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혐오증이다. 문화·신체·나이 등의 특징과 관계된 것이다. 피난민·망명자들과 신체장애에 대한 혐오증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혐오를 동반한 두려움의 감정은 전염력이 크다. 관계된 루머도 끊임없이 양산된다. 더불어 이들을 무조건 배척하는 풍조도 만연되기 일쑤다. 그리고 국가간 혹은 사회 계층간 갈등의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퍼지면서 발생한 중국 혐오론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야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70만명을 넘어섰고. 중국 우한체류자 입국 제한도 오늘부터 시작됐다
우리에겐 ‘미풍양속’형 세시 풍습이 많다. 조선시대 설날 임금에게 지어 올린 연상시(延祥詩)를 대궐의 기둥에 써붙인데서 유래했다는 입춘첩(立春帖)도 그 중 하나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새봄이 시작되니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바란다’, ‘개문만복래 소지황금출(開門萬福來 掃地黃金出)·땅을 쓸면 황금이 생기고 문을 열면 만복이 온다’, ‘우순풍조 시화연풍(雨順風調 時和年豊)·비가 적당히 내려주고 때맞춰 바람이 고르게 불어주니 풍년이 든다’,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평안하니 집집마다 넉넉하다’란 글귀를 대문에 붙여놓고 이웃의 행운과 안녕을 기원했다. 그리고 막연함으로 빌지 않았다.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을 함께 실천했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일 년 내내 횡액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입춘 전날 밤 각자 생각한 선행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동네 골목을 빗자루로 쓰는 작은 일에서부터 불우이웃을 돕는 일 까지 내용도 다양했다.이런 선행은 아무도 볼 수 없는 밤에 주로 이뤄졌다는 데서 진정성도 느낄수 있다. 비록 매년 찾아오는 절기이지만 해가 바뀌었다고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게
1918년 초여름 프랑스에 주둔하던 미군 병영에서 독감 환자가 나타났다. 그러나 특별한 증상이 없어 주목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독감은 곧 마수를 드러냈다. 8월 유럽 전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유행 하더니 첫 사망자가 나오는 등 위세를 떨치기 시작 했다. 생명을 앗아가는 사례도 늘었다. 시간이 갈수록 확산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랐다. 한달만에 미국으로 전파돼 5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듬해엔 영국에서 15만명이 숨지는 등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2천500만명 이상 사망했다. 그러면서 지구촌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우리나라도 피해 가지 못했다. 750만명이 감염돼 14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옥과도 같았던 ‘스페인 독감’ 펜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내용이다. 14세기 페스트가 유럽 전역을 휩쓸었을 때보다도 훨씬 많은 사망자가 발생해 지금까지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불린다 당시 정확한 독감 병원균을 파악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 물론 치료제 개발이 늦어진 것도 원인이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그나마 ‘세균’ 전파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거즈로 만든 ‘위생 마스크’ 덕분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이를 지금의 마스크 원조로 부르고 있다.
루머의 사전적 의미는 풍문이다. 유언비어, 헛소문, 뜬소문, 카더라 등으로 불리는 사회 담론이기도 하다. 어수선할수록 이런 근거도 없고 출처도 불분명한 얘기들이 양산된다. 그리고 진실과 관계없이 그럴 듯 하게 포장돼 혹세무민(惑世誣民)한다. 매번 발생할 때마다 피해도 크다. 지나고 나면 믿었던 허리석음을 후회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때만 되면 다시 창궐하는 병균과 같아 근절되지도 않는다. 루머에 대한 막연한 믿음과 무 비판적인 대중심리 때문이다. 거기엔 소문을 전하면서 죄책감을 갖지 않는 심리도 포함된다. 미국 심리학자 고든 알포트는 루머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상세한 것은 없고 두루뭉술한 상태로 나타난다’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 중 하나만 강조한다’이다. 공동체 안에서 불안이 가중되거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전환기에 있을 때 가장 기승을 부린다고도 했다. 사실과 관계없이 상실에 대한 두려움, 편견, 불확실성, 질투심 등과 어우러지면 루머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된다는 뜻이다. 이처럼 루머는 사실이 아니고 근거 없는 헛소문이지만 사람들은 사실보다 루머를 더 믿으려 한다. 루머가 진실보다 빨리 쉽게 널리 퍼지는 이유다. 사회학자들은 전쟁,
물갈이엔 나름 법칙이 있다. 우선 어항 물갈이를 보자. 한꺼번에 물 전체를 갈지 않는게 상식이다. 물고기 생육에 필요한 박테리아가 살아있는 물을 적당히 남기고 새로운 물을 섞어야 해서다. 그렇지 않으면 물고기가 죽는다. 반면 기존에 사용하던 물을 몽땅 갈아버리는 가습기 물갈이도 있다. 물속에 남아있을지 모를 세균 때문이다. 그래서 용기 속까지 깨끗이 세척한 후 새 물을 담아야 한다. 이를 소홀히 하면 아무리 물을 갈아도 맑은 습기는 담보 할 수 없다. 이같은 법칙은 사람이 중심인 우리사회 조직 문화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특히 정치권은 더욱 그렇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요즘 각 정당마다 물갈이 라는 용어를 부쩍 자주 사용하고 있다. 들으면서 각 지역구마다 공천이 임박했음을 실감나게 한다. 물갈이 논란은 언제부터인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단골손님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등장할 때마다 당사자는 물론 지역관심은 언제나 뜨겁다. 원칙도 과거와 다르지 않게 정치 발전과 같은 원칙론부터 부패자, 파렴치한, 무능력자, 해당행위자등 변하지 않은 이유들이 제시되지만 여전히 관심을 끈다. 4년전 에도 같은 방식으로 ‘물갈이’한 상황은 잊은채... 해
우리의 택배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91년 12월 한진택배가 첫 사업을 시작 됐으니 30년 정도다. 1960년대 출발한 외국에 비해 늦었지만 국내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 폭발 성장을 해왔다. 현재 시장 규모는 5조원 대다. 그러나 노동력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배송시스템으로 인해 종사자 특히 택배 기사들의 근무조건은 날로 열악해지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지난해 이런 택배기사의 애환을 그린 ‘미안해요, 리키(원제 Sorry We Missed You)’란 외국영화가 개봉돼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킨적이 있다. 대기업 직원이었던 주인공 리키가 금융 위기로 다니던 건설회사가 파산하고, ‘3D업종’을 전전하다 친구의 권유로 택배기사 일을 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가 줄거리다. ‘긱 이코노미’(비정규직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해 더욱 공감을 샀다. 그리고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이 일하는 택배기사 리키가 소변을 해결하기 위해 작은 페트병을 차에 가지고 다니는 장면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 실제 우리나라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 택배 기사들은 매일 새벽 5시부터 저녁 6시 넘어서까지 200개 이상의 물건을 배달한다.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