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영화 '건국전쟁'이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건국이라니. 우리가 언제 나라가 세웠지? 여하튼 여당 인사들과 공영방송인 KBS에서도 홍보하고 특정 종교 단체는 신도들의 관람을 유도하더니 급기야 청년들은 관람 인증하면 영화비를 돌려준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영화 홍보 방법도 있다니…. 여하튼 제작 측의 의도대로 흥행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영화의 주인공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를 이렇게 왜곡하여 미화한다고 해서 그의 평가가 달라질까?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주역이었다, 제주도 4.3과 여순항쟁에도, 6.25 발발 시 서울시민 안전 메시지 방송도, 한강 인도교 폭파에도 책임이 없었고, 전쟁을 이용한 민간인 학살에는 묵묵부답이요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저해 행위도 없었으며 심지어 3.15 부정선거에도 개입하지 않았단다. 정말로 이런 왜곡된 인식을 가진 사람과 이를 홍보하는 세력들은 이승만 논쟁에서 자신 있다는 것인가. 이승만은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으로 추대되었지만 얼마 뒤 탄핵당했고 미국에 체류하면서 주야장천 독립청원만을 해댄 그의 독립운동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이승만 논쟁은 할 이야기가 많다. 정부 수립 이전인 해방정국에서는 가장 먼저 분단을 기정사실로 한 정
지역방송사 전무를 역임한 사람의 이야기다. 그의 동생이 문인협회 회장으로 선출되었을 때다. 그는 문인들을 초대해 저녁식사를 대접하면서 자기 동생이 문인협회 회장으로 뽑힌 것이 도지사가 된 것보다 더 기쁘다고 인사말을 했다. 얼마 후 한 시인이 그에게 물었다.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되시냐?’고. 그는 ‘하는 일 없이 나이만 먹었다’고 했다. 그때 나는 그랬다. ‘나이를 먹지 말고 들고 계시지 그랬느냐?’고. 그렇게 해서 한바탕 웃을 수 있었다. 유머는 시간과 장소와 분위기에 따라서 순발력 있게 구사해야 효과적이다. 유머는 봄바람 같은 역할을 한다. 봄바람은 차가운 아들 손을 호호 불어주는 어머니의 입김과 같은 바람이다 자연의 훈풍으로써 언 땅을 녹이고 온기 머금은 바람은 대지 속으로 스미어 씨앗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흙을 부드럽게 한다. 어젯밤에는 동창 모임이 있었다. 20여 명이었던 회원은 절반도 안 되었다. 참석한 친구들은 주류(술마시는 자)와 비주류로 갈라서 앉게 되었다. 참석 못한 사람들의 이유는 비슷했다. 몸이 안 좋아 외식을 못하거나 요양병원에 있거나 어느 대학병원에 검진받으러 갔다는 것이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그래도 할 말이 있다고 즐기는데
전국단위의 산업안전지킴이 사업의 폐지로 중요성이 훨씬 높아진 노동안전지킴이의 채용과 관련한 경기도의 행정에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도가 지난달 말 발표한 노동안전지킴이 합격자 수에 일선 시·군의 인구 비례는 물론 사업장 수 비례마저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아무리 도-시군 매칭 사업이라는 특성 때문이라고 해도 시·군 간 극심한 불균형 방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노동 현장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보완이 시급한 대목이다. 도는 지난달 27일 ‘2024년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의 시군별 최종합격자 104명을 공고했다. 경기도는 지난 2022년부터 도-시·군 매칭 사업 형태로 시군별로 2~6명의 노동안전지킴이를 배치, 건설·제조업 등 산업현장에서 3월부터 12월까지 산업안전보건법 상 안전·보건조치 사항에 대한 현장점검을 벌여 개선방안을 지도하는 역할을 하도록 해왔다. 시·군 별 채용인원은 고양 등 4개 지역 6명, 파주 등 13개 지역 4명, 부천 등 14개 지역 2명이다. 도 관계자는 채용이 기본적으로 시·군별 인구수를 기준으로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일부 시·군은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가 많은 용인·고양·
3월의 신호탄은 뭐니뭐니해도 개학이다. 새 교복을 입고 새 책가방을 든 신입생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학교 교실. 이보다 더 정겨운 봄 내음이 있을까. 하지만 이 풍경은 추억의 앨범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어느 날, 65번 버스를 타고 귀가 중이었다. 버스는 잠시 신호등에 멈춰 섰다. 눈길을 사로잡는 간판들이 보였다. “행복사진관, 행복스튜디오, 옥스퍼드학생복, 이태리학생복, 요리제빵 학원.” 여기가 어디지? 너무도 정 겨워 그만 버스에서 내렸다. 수원 팔달문 근처, 그 거리를 따라 걸었다. 교복을 입고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던 학창시절의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일까? 팔남매의 다섯째인 내게 교복은 전천후 옷이었다. 친구를 만날 때도 친척 결혼식에 갈 때도 심지어 소풍을 갈 때도 교복을 입었다. 이런 교복은 가난을 철저히 포장해 줬다. 내 인생에서 교복을 입고 찍은 사진 만큼 찬란한 적은 없다. 그래서일까. 교복이 사라지는 게 싫다. 하지만 교복을 반대하는 사람도 많다. 교복은 일제의 잔재라는 둥 학생들을 정형화 시킨다는 둥 의견이 분분하다.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는 세상이니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필자는 찬성론자 입장에서 교복의 필요성
공무원·교원 단체는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던 공무원·교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을 상당한 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주장해 오고 있다. 이 사안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 ILO·UN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권고와 제18대 국회 이후 제21대 국회에 연이어 관련 법 개정안의 발의가 있었다. 주요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은 공무원의 정당 가입을 금지하지 않는다. 4·19 의거 후 제2공화국 헌법은 이승만 정부의 적폐를 청산하고 민주주의의 실현 의지를 새롭게 규정하였다. 그 중에는 ‘정당의 국가 보호’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법률 보장’이 있었다. 정당은 민주적 기본질서의 주요 구성체이며 대의제 민주주의의 요체이다. 그러나 1961년 포고령, 1972년 특별선언 및 비상조치, 1980년 헌법 부칙으로 국회 해산, 정당·정치활동 금지, 정당 해산 등의 시련을 겪었다. 전두환·노태우 정부 시기 언론인의 정당 가입이 금지되었다. 정당이 공공기관 설치법 등에서 배척당하고 있다. 제헌 헌법부터 “공무원은 주권을 가진 국민의 수임자이며(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는 규정이 있어 왔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법률 보장은 국가(지방)공
지난 2월 14일, 한국과 쿠바는 미국 뉴욕에서 양국 주유엔대표부 간 외교 공한(公翰)의 교환을 통해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였다. 일각에서는 쿠바와의 수교를 ‘중남미지역 외교의 완성’으로 평가해왔다. 이로써 한국의 미수교국은 코소보, 시리아만 남게 되었다. 북한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틀 후 김정일 생일(2.16) 기념행사 보도에서 26개국 재외공관을 언급하며 이례적으로 ‘형제국’ 쿠바를 누락시켰다. 지난달 11일만 해도 평양 대동강외교단회관에서 열린 쿠바 혁명승리 65주년 경축 집회를 비중있게 알리던 북한이었다. 국내에서는 이번 수교를 기점으로 공공외교 차원에서 기존의 對쿠바 문화외교를 강화하고 내년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한국형 ‘보훈외교’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13,078km 떨어진 한 사회주의 국가와의 수교 뉴스를 접하며 문득 궁금해졌다. 뉴스 1면을 장식해온 한국형 공공외교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은 제대로 조명받고 있는가? 이번 수교 이전, 2017년과 2023년 당시 부산시 경제사절단과 쿠바상공회의소 회장이 양국을 오가며 경제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던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글로벌중추국가를 바라는 현 정부의 국정기조 하에서…
얼마 전 지인과 통화를 했는데, 그는 꽤 길게 자신의 근황을 이야기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친구들도 만나기 어렵다는 그는 오랜만에 대화상대를 만난 듯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는 ‘아, 그렇군요.’, ‘맞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등의 맞장구를 치며, 그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었다.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그에게 위로와 힘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아마 이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카톨릭주교이면서 종교상담센터의 전문 카운슬러로 활동하고 있는 제임스 셜리반은 자신의 책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 경청’에서 ‘경청은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며, 자존감을 되찾아주는 것이다. 경청자는 인간 영혼을 치유하는 위대한 치료자가 된다’라고 하였다. 경청은 상대방과의 대화를 잘 이해할 수 있고, 서로에게 위안과 격려가 되는 가장 좋은 소통방법이다. 우리는 경청(傾聽)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경청은 마치 산수의 구구단처럼 소통방법의 기본처럼 생각되지만 곱씹어보면 가장 어려운 소통방법이기도 하다. 상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상대의 말을 자르고 불쑥 나의 말을 시작하기도 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잘못 이해해서 소통의 오류가 나기도 한다. 공자
평택시가 공설 종합장사시설 건립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건립계획을 수립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2030년 완공 예정인 공설 종합장사시설에 화장, 봉안, 장례서비스를 포함한 장사인프라를 확충, 망자·유족과 조문객 모두에게 친화적인 복합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언론브리핑을 통해 종합장사시설은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공모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근 지자체와 함께 광역 종합장사시설을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장사시설 건립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이 될 부지선정 문제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시민들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적합한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평택시 인구는 60만 명 정도이지만 종합장사시설이 없어 시민들이 인근 화성, 용인, 성남, 수원, 천안의 화장시설에서 ‘원정장례’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한 불편이 클 뿐 아니라 장례비용 부담까지 증가해 시민들의 종합장사시설 건립 요구가 컸다. 여기에 더해 장사수요 증가에도 대비해야 했다. 지난 해 12월 완료된 ‘장사시설 수급계획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평택시 사망자 3092명 가운데 화장자 수는 2826기였다. 이는 전체 사
우리재단에서는 지난해부터 학생들의 해외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는 대학생만 싱가포르에 다녀왔는데 올해에는 고등학생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2024년에만 모두 세 차례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로 두 번 연수를 떠나는 대상은 모두 고등학생이고 8월에는 대학생과 고등학생이 함께 유럽으로 연수를 떠나게 된다. 연수대상자를 선발하기 위한 조건은 화성시 거주 기간, 경제적 상황, 정책 제안 평가 등이다. 2월 18일 출국해 같은 달 22일에 귀국한 1차 연수단이 아무 일 없이 귀국해서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을 선발하고 교육해서 해외로 연수를 보내는 일은 그 과정이 만만치 않다. 그중에서도 제일 걱정거리는 학생들의 안전이다. 물론 재단에서 인솔자 여러 명이 동행하지만 그래도 걱정은 쉽사리 놓아지지 않는다. 학생들이 출국한 시간부터 무사히 동탄역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까지 하루도 편안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사진과 현장소식은 모든 걱정거리를 상쇄시키기에 충분했다. 서울대가 최고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에게 다른 훌륭한 대학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했으며, 일반인은 접근도 어려운 ASM(반도
축제로 인한 유·무형의 효과는 검증된 바 있다. 축제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을 증대시키고 공동체를 더욱 강하게 결속시킨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도 크다. 축제가 돈 낭비라며 비난하는 시각도 있다. 물론 이런 축제도 있다. 미흡한 기획으로 인해 지역의 장점이 부각되지 않고 가수 초청공연이 위주가 되는 축제, 야시장이나 다를 바 없는 진부한 콘텐츠, 매년 관행처럼 치르는 축제들이 주민들의 무관심속에서 지금도 열리고 있다. 게다가 바가지요금으로 관광객들의 비난을 받기도 한다. 관광객들은 이런 질 낮은 축제를 다시 찾지 않는다. 이로 인해 지역 이미지도 추락한다. 그저 그런 관례적인 행사들과는 달리 최근 주목을 받는 축제가 있다. ‘안양춤축제’다. 이 축제는 ‘춤으로 시민의 일상을 뜨겁게 달구며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시민이 참여하고, 관람하는 대표적인 시민 공동체 축제라는 것이 안양시의 설명이다. 안양시민과 안양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 공간에서 춤과 문화예술을 매개로 화합하는 국내 유일의 지역기반 K-댄스축제라는 것이다. 안양시가 춤축제를 기획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다. 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