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백령항로 대형 여객선' 조건 변화 없이 3차 공모

2021.06.27 12:59:15 인천 1면

무산될 경우 대형 여객선 운항 공백 불가피
주민들 "똑 같은 조건으로 1년만에 재공모...납득 안 간다"

 인천시 옹진군이 지난 2차 때와 다를 바 없는 조건으로 인천~백령항로 대형 여객선 3차 공모에 나선다.


27일 옹진군에 따르면 7월 중 ‘인천~백령항로 대형 여객선 도입 지원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3차 공모를 낼 계획이다.


공모 요건은 ▲2000톤급 이상 신규선박 도입 ▲속도 40노트 이상 ▲파고 4m까지 운항 등이며 10년 간 120억 원을 지원한다는 조건이다. 지난해 7월 했던 2차 공모와 내용이 같다.


당초 군은 지난해 2월 1차 공모에서 10년 간 100억 원의 지원금을 제시했지만 모든 선사로부터 외면 당했다. 120억 원으로 늘렸던 2차 때도 결과는 마찬가지.


이후 군은 선박 건조 금액의 절반을 15년 간 무이자로 지원해주는 해양수산부의 ‘연안여객선 현대화펀드’도 검토했지만 국내 조선사에 한정된다는 규정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 2000톤급 카페리는 국내 조선사의 건조 이력이 없고, 설령 건조된다 하더라도 외국 조선사와 하자보수 기간이 5배 이상 차이 나 선사들이 꺼린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고 선박 도입도 쉽지 않다. 군의 ‘대형여객선 도입 지원사업 추진방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현재 백령항로에 맞는 대형 여객선 매물은 전 세계에서 3000톤급과 5000톤급 단 2척뿐이다. 5000톤급 중고 여객선 값은 2000톤급의 신조 비용과 맞먹어 도입이 불가하다.

 
군 관계자는 “그나마 현실적인 3000톤급도 결항률에서 2000톤급과 큰 차이가 없고 유류비가 많이 들어 선사들이 선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영제를 도입해 군이 직접 여객선을 운영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그러기에는 군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 시와 함께 여객선 건조 비용을 부담해 인천교통공사에 위탁하는 안도 있으나, 시는 당장 준공영제 운영을 공식 검토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현재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2071톤)는 오는 2023년 5월 운항이 종료된다. 신규 선박 건조에 최대 24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3차 공모 무산 시 백령항로 대형 여객선의 운항 공백은 불 보듯 뻔하다.

 
이렇게 되면 피해는 결국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심효신 서해3도이동권리추진위원장은 “시간을 끌며 용역까지 진행해 낸 결론이 사실상 2차 공모와 동일한 조건이다. 건조를 해도 이미 시기가 많이 늦어 주민 피해는 불가피하다”며 “주민들은 3000톤급 여객선을 바라는데, 군은 2000톤급을 고수하고 있다. 아무 성과가 없었던 2차 때와 같은 조건으로 다시 진행될 공모를 보면서 군이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닌 지 의심하는 주민들도 많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요건은 2차 공모 때와 비슷하지만 지난해보다 선사들의 여건이 나아졌다”며 “3차 공모가 불발되면 시에 준공영제 도입을 다시 적극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

조경욱 기자 imjay@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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