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무예원이 들어서 있는 양평군 단월면 명성리는 양평 시내에서도 강원도 홍천 방향으로 40여km 쯤 가야 나오는 오지다. 6월 중순의 명성리는 짙푸른 신록(新綠)으로 뒤덮여 있어 가옥은 찾아보기조차 힘들 정도다. 명성리에 있는 전통무예원(민족무예원)을 찾다 초여름 웅장한 자연의 위력에 그만 길을 잃고 헤맸다. 물어물어 찾아든 전통무예원은 ‘콸콸콸’ 넘쳐나는 계곡물과 우거진 수풀 사이로 가로놓인 옛 단월초 명성분교에 자리잡고 있었다. 양평군 단월면 단월초등학교 명성분교가 문을 닫은 것은 1995년 2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던 이곳은 주변경관이 아름답다보니 개발과 함께 차츰 땅값이 올랐고 사람들은 농토를 팔고 하나둘 마을을 떠나갔다. 자연스럽게 학생들도 하나둘 줄어들게 됐고 결국 학교통폐합 정책에 따라 학교는 문을 닫고 아이들은 큰집격인 단월초등학교로 편입됐다. 이후 2500여평 부지에 1층짜리 교실건물, 교무실, 사택, 숙직실 등 4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는 명성분교는 양평군이 임대해 주민들의 문화예술 보급차원에서 활용, 문화예술인들에게 재임대했다. 폐교가 된 이후 퉁소연구회가 이곳에 들어왔었으나 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곧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이후 1999
조선 순조 때(1800년대) 영의정을 역임한 심환지(沈煥之.1730~1802)와 그가 살던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유물 280여점이 경기도박물관에 기증됐다. 심환지 가문은 조선 후기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이 유물들을 경기도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하고, 지난 23일 박물관측과 소장자인 후손 심천보씨간 기증식을 가졌다. 심환지는 본관이 청송(靑松)이며 자는 휘원(輝元), 호는 만포(晩圃)다. 정시문과에 급제하고 1787년(정조 11) 호서(湖西)의 암행어사, 대사성(大司成)을 지냈다. 1792년 형조참판인 평택 안핵어사 김희채(金熙采)의 탄핵으로 유배됐다 풀려나 이듬해 이조참판을 지냈고, 규장각제학 이조판서, 1795년 우의정·좌의정, l800년(순조 즉위) 영의정에 올랐다. 이 때 정순왕후(貞純王后)의 수렴청정으로 벽파가 득세하자 신유박해(1801)를 일으켜 시파(時派)인 천주교 교도들을 박해 무자비하게 살육하는 데 앞장섰다. 이 때 정약종을 비롯한 남인 계열 인사들이 살육돼 심환지는 정치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돼왔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심환지에 대한 연구자료는 극히 미흡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후손에 의해 소중하게 보관돼 온 관련 자료들이
정부와 약사, 한의사회가 추진중인 '약대 6년제 도입'에 대해 경기도의사회를 비롯한 의사계가 반발하고 나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의사회는 "이번 제도도입은 약사회와 한의사회가 의사회를 제외시킨 채 일방적으로 합의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의약분업 이후 계속돼온 약사 대 의사간 갈등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약사회와 한의사회의 약대 6년제 시행합의가 정책 시행의 최종 결정인 것처럼 떠들어대는 현실을 개탄한다"며 "만약 정부가 이익단체간의 합의로 시행하려 한다면 우리나라는 원칙과 질서가 없는 나라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은 "지금까지 합리적인 통로를 통해 반대의견을 피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우는 아이 떡하나 더 주는 식'으로 정책결정을 시도한다면 의협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약대 6년제 반대 이유와 관련 "분업 시행 당시 정부는 약사들의 불법의료행위를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도 일반의약품 혼합판매, 문진을 통한 약판매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약대 6년제는 임상약학을 배워 '좀더 나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
지난 14~18일까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분당차병원 수술실은 어느 때보다 의료진의 발길이 바쁘게 이어졌다. 11명의 중국 조선족 어린이들에 대한 무료 심장병 수술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차경섭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이사장이 이끄는‘사랑의 메신저운동’의 하나로 이뤄진 무료 심장병 수술은 올해로 5년째. 지난 2000년에 시작해 그간 모두 58명의 조선족 어린이들이 조국에서 건강을 되찾아 돌아갔다. “꿈을 안고 마음껏 달려야 할 동포 어린이들이 중병을 앓으면서도 어려운 형편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을 보고 무료 수술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조국의 온정을 느끼게 해줄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낍니다.” 차 이사장은 “어린이 한 명당 드는 600만원의 수술비는 아이들의 가슴에 심어준 동포애에 비하면 너무 적은 돈”이라고 말했다. 차병원 의료진은 매년 중국을 직접 방문, 연변 제2병원의 협조로 수술이 시급한 어린이들을 선별하는 검사를 하는 등 ‘사랑의 메신저운동’에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국내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 심장병 수술도 계속하고 있다는 차 이사장은 “앞으론 북한과 세계 빈곤국 어린이들도 초청해 수술해줄 예정”이라고 밝히며 “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갤러리는 30일까지 시각적인 자극을 통해 관람객에게 환영을 보는 듯한 묘미를 전해줄 '회화의 조건'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는 경지연, 유승호, 김현희, 김동유, 한수정, 김재홍 등 여섯 명의 작가가 참여해 평면 회화 25점을 선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작품은 단순한 평면을 넘어선다. 우리 눈에 보여지는 대상인 사물이나 풍경의 직접적인 표현만이 아닌 또 다른 '시각적 일루션(illusion)', 즉 환상적 효과를 제시한다. 작가 경지연은 이중적 색채와 단순한 선의 끊임없는 반복 그리고 겹침의 효과로 착시현상을 일으키며 꿈틀대는 듯한 손의 이미지와 여러 움직임의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승호의 작품은 일종의 문자로 된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자는 어떤 내용을 '읽기'로 이해시키고 전달하지만 작품 속에서 문자는 반복되고 모여 보여지는 어떠한 형태가 된다. 이는 전체 또는 부분으로서 이미지와의 관계를 이루며 의미를 갖게 된다. 작가 김동유는 작품을 가까이 했을 때 보여지는 하나의 이미지로부터 여러 변형과 반복을 거듭하며 또 다른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수많은 고흐의 얼굴이 마릴린 먼로의 초상이 되는가 하면 먼로의 얼굴을 반복시켜 장미꽃을 그
경기도청 관광과 과장(지방서기관 4급)인 홍승표 시인(48)이 첫 정형시집 ‘먼 길’(고요아침 刊)을 펴냈다. 총 77편의 정형시가 담긴 이번 시집은 86년 ‘한강문학축제’에서 장려상을 받은 이후 꾸준히 써온 작품들로 자유시와는 달리 정형시 특유의 운치와 가락의 맛이 느껴진다. 특히 이번 시집은 공직자 하면 으레 떠오르는 ‘딱딱함’ ‘건조함’ 등의 이미지를 한꺼번에 날려버린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묻어나는 자연 친화적 정서와 서정성 짙은 시어는 읽는 이로 하여금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한 점 구름 벗 삼아/思惟의 뜰을 밝히면/물빛이 몸살 앓으며 江기슭을 더듬고/돌아서 노을에 젖는/그림자 내 그림자…’(가을편지 中). 서정성이 짙은 이 작품처럼 시인은 자연속에서 지적 목마름을 찾고 있으며 삶에 대한 단아하고 견고한 자세를 바로 잡는다. 시인은 또한 지천명의 나이에 이르렀음에도 삶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다. ‘至純의 피를 吐하며/향기 가득 채우는 대낮/고혹한 젖무덤이/시새움에 떨고 있다/醉한 듯 그 가슴에 기대어/첫사랑을 꿈꾼다’(장미 전문) 장미를 바라보며 삶을 향한 열정을 다시 한번 불태우는 저자의 모습이 은
부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부천시여성회관은 중견 소설가 오정희를 초청, 24일 복사골문화센터 514호에서 '목요문학나들이' 강연을 펼친다. '유년의 뜰' '별사' '옛우물' 등이 대표작인 오씨는 중견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회적 규정이나 편견으로부터 본질적, 근원적인 여성성을 찾는 작업에 주력해왔다. 이러한 경향은 중기 이후 작품세계에서 주로 확인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그의 작품들은 여성의 삶에 천착해 남성과 대립되는 여성이 아니라 본질적인 여성성을 그려낸다. 낯설고 유배당한 듯한 고독감을 그린 '유년의 뜰', 여성의 정체성을 찾으려 하지만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 날 수 없어 갈등하는 여성의 삶을 그린 '중국인 거리', 여성 영혼의 복합 심리를 그린 '별사', 신화와 생명의 공간인 우물을 통해 삶과 죽음, 있음과 없음, 빛과 어둠, 그리움과 사랑의 관계를 그린 '옛우물' 등에 잘 나타나 있다. 반면 초기에는 상식으로부터의 일탈과 자유, 파격 등이 작품에 많이 나타난다. 육체적 불구와 왜곡된 관능, 불완전한 성(性) 등을 주요 모티프로 삼아 타인들과 더불어 살지 못하고, 철저하게 단절되고 고립된 채 살아 가는 인물들의 파괴 충동을 주로 그린다. 오씨는 '
“청소년의,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진정한 파티랍니다.” 수원 청소년문화센터는 매달 셋째주 토요일 저녁이면 1~2백여명의 청소년들이 몰려들어 센터 전체가 북적댄다. ‘나이트도 안된다’, ‘노래방도 안된다’ 성인들이 만들어 놓은 제약속에 갈 곳 없는 청소년들. 그렇다면 법적 미성연자인 19세 미만 청소년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이러한 고민에서 센터는 청소년들만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주자는 취지의 ‘언더 나인틴 파티(Under Nineteen Party)’를 마련, 매달 셋째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센터네 은하수홀에서 파티를 열고 있다. 콜라텍 개념의 이 파티는 성인 클럽파티의 성격과 형식을 청소년 문화로 코드화한 것이다. 입장료 2천원에 콜라나 음료수 한병이 제공되고 댄스, 풍물, 밴드 등 청소년 소모임의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가 진행된다. 운영 자체도 성인이 아닌 청소년들이 담당한다. 센터내 청소년자치조직인 청소년위원회가 파티를 운영,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파티를 총괄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위원회 한승훈 위원장(배제대 3학년)은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학업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지만 마땅히 이
김기영 옮김. 244쪽. 1만원. '남자에게도 폐경기가 있다?' 자칫 그냥 웃어 넘길 수 있는 이 설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한다. 남성 폐경기 문제를 집중연구해온 미국 심리치료사 '제드 다이아몬드'는 저서 '남자의 아름다운 폐경기'(뜰 刊)에서 "남성에게도 폐경기가 있으며 여러 혼란스런 상태에 빠진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미 10년 전에 '남성의 폐경'을 집필했고, 이 책은 11개국에서 출간됐다. 이번에 국내 소개된 '남자의 아름다운 폐경기'는 '남성의 폐경'의 속편격이 되는 셈이다. 저자에 따르면 남성의 폐경기는 생리적이자 심리적으로 찾아온다. 복합적이라는 얘기다. 여성과 다른 점은 주기적 생리현상이 없다는 것. 여성 폐경이 일생에서 마지막 배란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처럼 남성의 폐경도 중년의 심리적 위기 이상의 것을 아우른다. 남성 폐경기는 40세에서 55세 사이에 대개 찾아온다. 개인에 따라 빠를 수도 있고 늦을 수도 있으며,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할 수도, 약할 수도 있다. 생리적으로는 이 시기가 되면 남성 호르몬의 대명사격인 테스토스테론을 비롯해 프리테스토스테론, HEA, 멜라토닌, 티로이드 호르몬 등의 분비가 전반적으로 감소한다
지역 문화예술회관과 지역 극단이 공동 기획해 지역주민들에게 선보이는 의미 깊은 공연 한 편을 소개한다. 군포문화예술회관이 기획공연으로 23일, 24일 이틀간 소공연장 무대에 올리는 뮤지컬 '유랑극단'으로, 군포에 자리잡은 극단 연극마을(대표 조현건)의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지역에 자리잡은 공연단체라해도 대부분 기획공연으로는 서울 극단이나 대형 뮤지컬 등을 초청해 관객몰이에 나서는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 극단의 작품을 올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극단 연극마을의 '유랑극단'은 3년전 만들어진 작품으로 작품성과 흥행성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2001년 제19회 전국연극제 경기도대회에서 대상, 연출상, 연기상을 휩쓸었으며, 올해는 문화관광부가 실시하는 문화에서 소외된 농어촌 지역을 순회하며 공연하는 순회공연 단체로 선정돼 올 상반기 조치원, 공주, 제천 공연을 마쳤다. 오는 7월에는 또 포항 국제 바다연극제에 초청돼 포항시민들에게 선보인다. 특히 이 작품은 한국 연극계의 거목 고(故) 이근삼 선생이 쓴 것으로, 조 대표는 이근삼 선생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근대 희곡작가인 이근삼은 우리전통의 가면극 형식을 원용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