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제주도 남단 이어도를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으로 편입시켰다. 강력한 해군력을 보유한 일본과 중국에 맞서 국제사회에서 해양주권을 당당하게 주장했다는 평가다. 전 세계 조선산업 1위인 대한민국, 1200년 전 이미 해상왕국을 꿈꾸던 선조들의 지혜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의 해답을 주고 있다.
9세기 신라 장보고 장군은 완도지역에 군진 청해진을 설치해 해상왕국의 신화를 꽃피웠다. 장보고는 청해진을 본거지로 해상물류망을 구축하고 당나라와 일본을 연결하는 세계 최초의 민간주도의 글로벌 무역왕 이었으며, 세계를 경영한 경제인이었다. 당시 전 세계에서 최고의 항해술과 조선기술을 가지고 말래카 해협을 지나 페르시아만까지 진출했던 장보고의 해상왕국이 2014년 다시 선박안전기술공단에 의해 부활하고 있다.
선박안전기술공단은 한국국제협혁단(KOICA)과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할렘문화를 갖고 있는 대표적인 이슬람국가 인도네시아에 해양안전 국제협력사업(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에 착수하고, 해양안전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공단은 지난해 11월 KOICA와 ‘인도네시아 선박안전 및 해양환경보호 역량강화사업 용역’을 체결한 후 지난달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동 사업과 관련한 착수보고회 개최했다.
특히, 8일 인도네시아 교통부 스리위자야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인도네시아 ODA사업 착수보고회에는 부원찬 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Bobby R Mamahit 인도네시아 교통부 해상운송실장(차관급), 김병관 KOICA 인도네시아 사무소장, 인도네시아 지역 항만청장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하여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현재 인도네시아와 선박안전 및 해양환경개발 및 보호에 대한 협력사업을 이끌고 있는 부원찬(59)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을 만나봤다.
- 인도네시아를 국제협력사업 파트너로 추진한 이유는.
전 세계에서 해양영토가 가장 넓고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최근까지 매년 5% 이상의 고속 경제성장으로 선박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상교통량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며 해양안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적·물적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늘어나는 해상교통량을 관리하기 위한 해상안전시스템이 거의 전무한 상태다. 공단은 해양안전 및 해양환경보호 분야의 기술 노하우와 선진화된 검사시스템을 인도네시아에 이전하기 위해 2010년부터 국제협력사업을 추진했고 이번에 그 결실을 맺게 됐다.
공단은 2008년에도 ‘알제리 선박안전성 제고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바 있어 이번 인도네시아 국제협력사업이 ‘해양안전을 선도하는 글로벌 전문기술기관’이라는 공단의 비전을 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 사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아는데.
국제협력사업 개발은 지리적 특성, 국제적 신뢰, 기술 수준 등 특정 국가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는 물론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가능하다. 공단은 이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기 위해 2010년 인도네시아 교통부 방문을 시작했다.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 교통부와 기술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인도네시아 선급협회와 기술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교류활동을 펼쳐 왔다. 이로 인해 공단의 선박검사 노하우 및 지식을 공유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들은 2013년 4월 KOICA와 인도네시아 교통부가 ‘인도네시아 선박안전성 제고 및 해양환경보호 역량강화 사업’에 관한 협의의사록(RD)을 체결하는 데 일조했다.
앞으로 공단은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 지역에서 해양 안전 분야와 관련해 개발도상국 국제협력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 이번 협력사업의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규모는.
인도네시아 ODA사업은 총 예산 13억4천700만원으로, 지난해 11월 KOICA와 체결을 시작으로 2015년 12월까지 약 26개월간 진행할 예정이다. 첫 번째 단추로 지난 1월6일부터 10일까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착수보고회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이번 사업은 선박안전 및 해양환경보호와 관련하여 인도네시아 선박검사 관련 기술기준 자문, 선박검사관 한국초청연수교육, 기자재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단은 전문 인력의 현지 파견을 통해 인도네시아 주요 항구 및 조선소, 해사산업 관련 인프라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고, 인도네시아 여건에 적합한 선박검사와 안전에 관한 교육 및 자문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선박검사 등 해사산업 종사자의 한국초청연수를 통해 우리나라의 선박검사시스템 등을 소개하고 향후 인도네시아에 선박안전과 관련된 국내기업이 진출하는 데 공단이 교두보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가장 기대되는 성과는.
가장 먼저, 인도네시아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의 감항성 확보와 안전관리 능력 증진이다. 선박의 안전성 확보를 통해 해상에서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 에너지 수송로의 안전성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 안전성 강화에 따른 해양레저산업의 활성화 및 관련 산업의 지속가능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 공단도 선박안전 전문기술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함으로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는 물론 개발도상국 국제협력사업 추진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 앞으로 공단의 해외사업 추진 방향은.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인도네시아 국제협력사업과 같은 선박안전 및 해양환경보호 역량강화 사업이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확대와 함께 공단은 해상교통 안전성 평가, 선박 평형수 관리, E-Navigation 등과 관련된 새로운 국제개발협력사업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해 ‘해양안전을 선도하는 글로벌 전문기술기관’으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부원찬 이사장은?
■ 학력
△인하대학교 국제통상 물류대학원
△서울대학교 해양정책최고과정(제13기)
■ 경력
△제주지방해양수산청장
△해양수산부 총무과장
△해양수산부 감사담당관
△국토해양부 해양교통시설과장
△여수지방해양항만청장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현)
■ 포상
△모범공무원(국무총리)
△업무유공표창(정무장관)
△우수공무원(대통령표창)
△홍조근정훈장(대통령)
글┃박창우 기자 pcw@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