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세상에 가장 큰 그릇을 채우는 어렵고도 중요한 일이며, 그것을 실천하는 곳이 학교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연천노곡초 학부모 공개의 날에 참석한 한 학부모의 참가 소감이다.
연천노곡초는 2010년 58명이던 학생 수가 혁신학교를 운영하면서 학생 수가 67명으로 증가하였고 이제는 인근 파주 지역에서까지 학생들이 유입되고 있는 인기 학교다.
연천지역은 연천노곡초처럼 학생 수 60명 미만인 학교가 분교장 포함 6교가 있으며 앞으로 3년 후에는 입학생이 전혀 없는 학교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학교의 폐교는 결국 마을의 고령화를 가속화 시키고 나아가 마을의 존립마저도 위협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에 연천교육지원청 정연남 교육장은 2013년 9월 취임이후 ‘접경지 농촌 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학교별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으로 돌아오는 농촌 학교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3년 하반기에는 ‘우리학교 혁신교육 어떻게 계획하고 실천할 것인가?’라는 주제 하에 학교 혁신 핵심인력 1박2일 워크숍을 실시하였고, 이어 권역별 교육과정 협의회, 학교급별 교육과정 발표회, 학교별 맞춤형 교육과정 컨설팅을 실시하였다.
이는 학교 간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함께 연천교육의 문제를 고민하고 토론하여 접경지 농촌 작은 학교를 살릴 수 있는 학교교육과정을 작성 하도록 교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지원 프로젝트였다.
현재 연천지역은 22개 유·초·중·고등학교 중 혁신학교가 7개이고 혁신학교 클러스터 참여학교가 15개로 관내 전 학교가 혁신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권역별 혁신학교 클러스터 협의회를 통하여 교사들은 교육과정 재구성, 배움중심수업나눔, 평가혁신 등에 대해 서로 공유하고 작은 학교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협의회는 교사 행정업무 경감과 학교문화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지속적인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인근 학교간 각종 행사를 통합, 연계 운영함으로써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하는 학교 조직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를 몇 가지 사례로 보면 다음과 같다. 군인 아파트가 있어서 항상 적정 학생 수를 유지하던 은대초등학교는 교직원과 학부모와의 지속적인 소통으로 학교 실정에 맞는 공유가치를 이끌어내어 은대초등학교만의 특색있는 교육프로그램 운영으로 인근 타시군에서 전입생이 다수 유입되면서 학생 수가 급증, 6학급에서 7학급으로 학교 규모가 커진 대표적인 학교이다.
연천 관내 중학교 중 가장 학생 수가 많아 학생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던 전곡중학교의 경우 학생 자치활동을 활성화하고 허그데이를 운영하며, 기초학력향상을 위한 교사와 학생의 자발적인 동아리를 적극 운영하면서 학교폭력이 현저하게 감소되었고, 교사들의 전문적학습공동체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수업전문성이 향상되어 학생들은 배움이 즐겁고 학부모가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로 발돋움하고 있다.
또한, 종합고등학교로 보통과와 상업, 공업, 농업 등 특성화과 교육을 함께 운영하여 어려움이 많은 연천고와 전곡고의 경우도 학생 중심 동아리 활동 전개, 전일제 창의적체험활동 운영, 학생과 소통하는 교직원 문화 개선 노력, 교사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 등으로 결석하는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학교폭력 발생 건수와 기초학습부진학생수가 감소하고 대학 진학률을 높여 배움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적 인프라가 미약한 연천지역에서 이러한 학교의 노력과 연천교육지원청의 지원만으로는 학생 수를 늘리고 교육만족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번 새로 취임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선거공략으로 내세운 ‘마을교육공동체’는 바로 연천지역과 같이 작은 농촌 지역에서 온 주민이 다함께 학생 교육에 노력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백학초등학교의 경우 최근 학생 수가 60명 미만으로 감소하면서 혁신학교 운영을 준비하고 있고, 지역 특성을 살린 6년근 인삼 프로젝트(초등 6년 교육)로 작은 학교지만 큰 교육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인근 폐교를 지역 아동센터로 활용하여 도시 학생들이 농촌지역에서 유학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사실상 ‘마을교육공동체’의 시동을 걸고 있다.
정연남 교육장은 “한 명의 아이가 자라 올바른 성인이 되는 데는 교사, 학부모, 교육지원청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이 다함께 그 아이의 가정 생활, 학교 생활, 동네에서의 생활에 관심을 갖고 아이의 미래를 열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학부모를 포함한 지역 주민들과 학교 간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여 학생 개인에게 맞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인근 지역 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찾아오는 농촌학교가 되어 연천 지역의 미래도 함께 밝아 질 것이다”라며 연천 지역에 맞는 마을교육공동체 운영을 위한 교육협의체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천=김항수기자 hangsoo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