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영국은 ‘외로움 문제’를 담당하는 장관을 세계 최초로 임명했다. 사회적 단절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매일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조 콕스 외로움 문제 대책위원회’의 제언에 따른 것이다. 이 위원회는 자신의 선거구에 사는 유권자들의 고립과 외로움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 조 콕스의 이름을 딴 위원회다. 영국정부는 “외로움이 더 이상 개인적 불행이 아닌 일종의 ‘사회적 전염병’이라며 공동체의 건강을 위협하니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위원회의 제언에 장관직 신설로 화답 했다. 그동안 인간 내면의 영역이라고 인식되던 ‘외로움’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국민 ‘외로움’에 대한 관심은 영국뿐 아니다. 소득의 기준에 관계없이 세계적 추세다. 노인 뿐 아니라 젊은이들도 많아 더욱 그러하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요즘 ‘혼밥’, ‘혼술’ 등 혼자 일상을 즐기는 문화가 대세다. 이런 사회 현상을 반영이라도 최근 송년회, 신년회 같은 각종 모임 문화가 점점 없어지는 분위기다. 또한 외출보단 집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을 더 이상 사회성이 부족한 특이 성향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덕분에 혼
오리 망아지 토끼 /백석 오리치를 놓으려 아배는 논으로 나려간 지 오래다/오리는 동비탈에 그림자를 떨어트리며 날어가고 나는 동말랭이에서 강아지처럼 아배를 부르며 울다가/시악이 나서는 등뒤 개울물에 아배의 신짝과 버선목과 대님오리를 모다 던져버린다//장날 아츰에 앞 행길로 엄지 따러 지나가는 망아지를 내라고 나는 조르면/아배는 행길을 향해서 크다란 소리로/매지야 오나라/매지야 오나라//새하려 가는 아배의 지게에 치워 나는 산으로 가며 토끼를 잡으리라고 생각한다/맞구멍난 토끼굴을 아배와 내가 막어서면 언제나 토끼새끼는 내 다리 아래로 달어났다/나는 서글퍼서 서글퍼서 울상을 한다. 아배는 아버지를 말한다. 매지는 망아지(말의 새끼)의 평북 방언이다. 이 시는 아버지와 유년의 생활들을 그리고 있는 시다. 동물들은 아이들의 놀이기구이자 친구와 같은 떨어질 수 없는 놀잇감 같은 거였다. 농촌생활의 풍경이 자연스럽다. 순박한 놀이가 그렇고 애틋한 사랑의 연계가 일어난다. 백석 시에서 특유한 시적긴장감과 가족이라는 것, 그리고 고향이라는 것, 삶의 연장선에서 가난하지만 정겹고 그리움들이 역설적으로 펼치고 있다. 아버지의 자애로움이 그리움들로 상기되는 때, 필자의 부친도 삶
자욱하게 안개가 낀 아침이었다. 강변을 눈앞에 둔 우리 집은 때때로 이런 짙은 안개가 새벽을 드리웠다. 출근 시간이 되었다. 나는 신발장 앞에 섰다. 여러 켤레의 구두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 중의 하나를 골랐다. 유난히 사연 많은 구두였다. 그 많은 사연을 안고 나는 이 구두를 신고 이곳 저곳을 나다녔다. 그러나 나는 이 오래 된 구두를 버리지 못했다. 나는 숄더백을 메고 그 낡은 구두를 신었다. 마침 현관문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이 시간에 올 사람이 누굴까? 이 안개 짙은 아침에… 나는 의문을 품고 대문을 열었다. 허름한 늙고 깡마른 한 노인이 안개 속에 서 있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턱수염이 더부룩한 노인이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구두를 닦으러 왔소.” 노인은 의외로 당당하였다. 목소리에도 보이지 않는 힘이 서려 있었다. 나는 무엇에 끌린 듯이 노인을 집안으로 불러들였다. 마침 화단 앞에 간이의자가 보였다. 나는 그 의자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기면 괜찮겠어요?” 노인은 말라비틀어진 얼굴에 은근한 눈초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비로소 안개 속으로 그 남루한
경기신문 미디어부 한범식부장 부친상 빈소:수원연화장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로 278) 발인:2019.12.21(토) 삼가 명복을 빕니다
유승종합건설이 20일 시흥시 장현동 일원에 ‘시흥장현 유승한내들 퍼스트파크’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선다. 시흥 장현공공주택지구 C-4블록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5층, 7개동 676 가구(전용 ▲84㎡A 407 가구 ▲84㎡B 99 가구 ▲104㎡ 170 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공공택지지구 내에 위치한 만큼 주변의 민간택지보다 저렴한 분양가가 책정될 예정이다. 오는 2025년 개통 예정인 월곶~판교선 장곡역이 사업지 바로 앞에 들어서며 이를 통해 광명·안양·판교 등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장곡역에서 한 정거장만 이동하면 시흥시청역에서 신안산선(2024년 개통 예정)과 서해선(소사~원시)으로 환승할 수 있다. 제3경인고속도로 및 영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외곽순환고속도로 가까워 진출입이 쉽다. 도보통학거리에 초등학교(초1, 2023년 3월 예정)와 중학교(중2, 2021년 3월 예정) 부지가 있고 장현지구 내 최대 규모의 근린공원(예정)은 물론, 지구 내 중심 상권과 목감지구, 배곧지구 상권도 인접해 이곳에서 각 종 생활편의시설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입주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사건을 계기로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탄핵(彈劾)’. 사전적 의미는 “보통의 파면 절차에 의한 파면이 곤란하거나 검찰 기관에 의한 소추(訴追)가 사실상 곤란한 대통령 등을 국회에서 소추하여 해임하거나 처벌하는 일”을 말한다. 법률적 탄핵제도는 그리스·로마시대를 시작으로 14세기 말 영국의 에드워드 3세 때에 확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영국에서 발달하여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대통령 등의 ‘권력남용’을 견제하는 특별한 제도로 정착되었지만, 정작 영국에서는 내각책임제의 확립으로 일찍이 없어졌다. 제도의 발전도 사실 미국에서 이루어졌다. 또 한국을 비롯 대통령제를 선택한 나라들 대부분 미국의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대통령으로부터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장치의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탄핵으로 물러난 대통령은 몇 명이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단 한명도 없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탄핵안이 제출된 대통령은 11명이나 된다. 첫 번째 공식 탄핵 절차는 1843년 전 타일러 대통령을 상대로 진행됐다. ‘독단적국정운영’이 이유였다. 이중 탄핵안이 개시된 대통령은 1868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 1974
여백 /김청미 이건 당최 뭔 말인지 모르것고 요건 설명이 장황혀서 없는 것 같은디 아이고 참말로 차라리 일을 하고 말제 뭣헐라고 이런 것을 한다고 날밤 꼬박 샘서 쓰고 지우고 그라다 보믄 생기는 것이 맞긴 헌 거여 읽고 나서 가슴이 찡함서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그것이 니가 보기에 있는 것 같냐? -시집 ‘청미 처방전’ / 천년의 시작·2019 시인이 시를 쓰는 이유는 시인의 수만큼 각양각색일 것이다. 한 번에 주루룩 써내는 시인이 있는가 하면 몇 달, 몇 년을 고심하면서 한 편을 퇴고하는 시인도 있고 왜 그렇게 어려운 걸 죽을 때까지 놓지 못하고 하느냐고 하면 이유는 없고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서 쓴다고 답하는 시인이 많다. 나는 시인을 천형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이 시인에게 내린 형벌, 죽을 때까지 네가 보고 말해야 하는 것을 세상에 써서 내놓으라고 낙인을 찍어버린 사람. 그러니 시를 써서 무엇이 생기지 않아도, 밤을 꼬박 새우면서 써 봐도 그 다음날 바로 찢어버린다 해도, 그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한 편을 위해 쓰고 또 쓸 수밖에 없다. 니가 보기에 있는 것 같냐? 네, 그 한 편을 위해 오늘도 쓸 수밖에
한국 정치사에 험난한 시대의 국회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적이 한 두 번 아니다. 그러나 20대 국회도 이루 말할 수 없는 토론과 협상의 실종이라는 실종대표 국회정치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당을 편협되게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타협이나 협상을 뒤로한 한국당과 황교안대표는 오로지 보수결집을 위해 밖으로만 도는 것 같다. 장관 한명의 임명에 반대하여 야당대표가 삭발하는 초유의 사태도 일어났다. 여당 역시 타협과 협상의 기지를 발휘하여 흩어진 민심의 통합된 협심과 경제 주체들이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인데도 그렇지 못하다. 분양가상한제로 공급 자체를 막아버렸으며 교육부는 외고 자사고 폐지 방침으로 강남 부동산을 또 한 번 광풍으로 밀어 넣었다. 개인과 공동체 모두에게 결코 이념도 이익도 공감도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보수는 주로 공동체의 자유와 선택을 중시한다. 그것은 시민에게 자유를 줄 때 국가의 제도가 물 흐르듯이 흘러간다. 그리고 선택이 있을 때 비로소 인간의 삶이 가치를 향유할 수 있다. 진보는 개인의 공평과 평등을 좋아한다. 그것은 자유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불평등이 생긴다. 그 불평등을 해소하자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경찰은 연말연시 교통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음주운전 집중단속에 나선다. 경찰청은 지난 16일부터 오는 31일까지 교통안전 특별기간으로 정하고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와 합동으로 집중단속을 하고 있다. 경찰은 유흥가, 음식점 등 음주운전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장소를 중심으로 20~30분 단위로 단속 장소를 옮겨가며 단속하는 이른바 ‘스팟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확대하는 등을 위해 단속 장소 등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혈중알코올농도 0.181%의 만취 상태인 운전차 차량에 치어 사망한 고(故) 윤창호씨의 사고를 계기로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를 담아 개정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지난해 11월 29일과 12월 7일 각각 국회에서 통과됐다. 지난해 12월 18일 특가법 시행에 이어 올해 6월 25일 도로교통법 시행으로, 이른바 ‘윤창호법’이 전면 시행되고 있다. 운전면허정지는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면허취소는 0.08% 이상,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