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30만 다문화가구가 살고 있다. 가족 구성원 수는 96만명에 이른다. 거기에 결혼했지만 귀화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 이주 노동자, 국내 체류 해외국적동포 등을 모두 합치면 205만 5천명의 외국인이 국내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행안부 2018 외국인주민현황) 5천100만 국민 중 4%가 외국인인 셈이다. 20년 뒤인 2040년 다문화 가정 비율이 20%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선진국과 다름없이 인종과 문화가 융합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따라서 단일민족·문화라는 말은 더 이상 우리의 전유물이 아닐 정도로 현실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아직도 순혈주의에 빠져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외국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여전히 편견과 차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폭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한국은 이주여성과 다문화자녀에 대한 가정폭력이나 또래 차별이 큰 나라로 소문 나 있다. 그중 학생들이 받는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다문화 학생 10만9천387명 중 1천278명이 편견과 따돌림, 폭력 등으로 학교를 그만뒀다는 교육부 보고서도 있다. 다문화 학생들의 비율은 점점 늘어 작년 기준 12만명에 달한다. 보
민박 /송재학 툇마루의 놋요강에 오줌발을 내린다 막 개칠을 시작하는 소나기는 미닫이부터 적신다 비안개의 아가미조차 숨겨왔던 새벽이다 추녀의 숫자만큼 뒹구는 빗방울 느린 시간의 뒤에 좀벌레처럼 머무는 빗방울 머위잎을 기어이 구부리는 빗망울 빨랫줄의 참새가 방금 몸살을 터는 중이다 자주달개비 혀에 보랏빛이 번지는 중이다 질펀해질 마당이 막 소란해지는 중이다 자세히 보니 모두 알몸이어라 -송재학 시집 ‘슬프다 풀 끗혜 이슬’ / 문학과지성사·2019 송재학 시인의 시 ‘민박’에는 ‘나그네의 잠자리’라는 ‘민박’(民泊)의 통상적 의미와 함께 ‘애가 타도록 걱정스럽다’는 ‘민박’(憫迫)의 동음이의(同音異義)의 서정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비오는 날 낯설은 민박집 지붕과 창가와 문틈으로 스며드는 빗소리와 함께 나그네 인생들의 젖은 삶의 무게들을 노래하는 듯하다. 빗방울은 ‘느린 시간 뒤에’ 머물러 머위잎마저 구부리고 질펀해질 마당을 소란케하는 나그네의 젖어드는 풍경의 주어(主語)다. 민박같은 생애 어느 멈춰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최근 “2025년부터 군 징집 인원이 부족해 징병제를 유지하고 싶어도 유지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단계적으로 모병제로 전환해 군 가산점 역차별 논란이나 병역기피 논란 등 사회적 갈등을 원천적으로 해소하고 경제효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운을 띄웠다. 아직까지는 민주연구원의 정책브리핑에서 언급된 정도이고 민주당 지도부도 “정리가 안됐다”고 밝혔다. 검토수준이라는 것이지만 정치권에서의 갑론을박이 뜨겁다. 군 모병제가 이번에 처음 언급된 것은 아니다. 지난 17대 대선 국면에서도 대선주자들끼리의 찬반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모병제 논의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안보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생각이라고도 하고 한편에서는 이를 적극 동의하면서 공론화 과정을 밟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심지어는 야당인 자유한국당 윤상현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숙련된 정예 강군을 만들기 위해 모병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자당 원내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윤 의원은 자신의 SNS에 모병제를 더 늦출 수 없다면서 “이 문제는 보수·진보를 넘어선 초당파적 이슈”라는 글을 올렸다. 총선을 앞두고 있어 경계와
“농사를 지으려면 햇빛에 얼굴이 타야지 얼굴 안타고 어떻게 농사를 짓겠어요?”, “(물)고기를 잡으려면 물에 젖어야지 안젖고 어떻게 (물)고기를 잡겠습니까?” 경기도청 11월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재명 도지사가 팀장급 이상 간부 공직자에게 당부한 내용이다. 이날 그는 “우리의 작은 선택과 아이디어 하나로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죽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공직하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기존에 누렸던 공직이라는 권력을 내려놓고, 안락(安樂)도 버리고, ‘오직 도민’ 만을 보고 맡겨진 직무에 충실하자는 간곡한 바람이다. 그러나 이런 기대를 무색하게 만드는 일이 발생해 ‘아직도 구태를 벗지 못한 경기도청 일부 공무원들이 있다’는 오해(?)를 사게 됐다. 이 지사가 지난 1월 천명한 소위 ‘이재명 표 오피스텔 깜깜이 관리비 개선책’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가 사달이 났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도시주택실 행정사무감사에서다. 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이필근 의원(민주당·수원4)의 ‘매의 눈’에 딱 걸렸다. 이 의원은 ‘깜깜이 개선책’이 현재 “관련 조례조차 마련하지 못했고 집합건물 관리지원단과 전문팀도 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늑장 행
▲한완수·최정순씨 장남 영진(가천대 홍보팀)군과 송성호·김수미씨 차녀 지민(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양= 16일(토) 오후 1시, 경남 양산시 중부동 M컨벤션웨딩부페 8층 그랜드볼륨홀.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는 한국인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전 국민의 높은 호응 속에서 불매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소상공인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이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간다. 매출액과 고객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관련 음식을 파는 요식업소들은 매출감소에 냉가슴을 앓고 있다. 불경기가 지속되는 지금 요식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에 더해 반일감정으로 인해 일본음식점 매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주들은 ‘일본식 음식’을 판매하고 있을 뿐, 업주와 직원은 모두 우리나라 사람들이며 음식재료 역시 국산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를 싫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면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삼화 의원(바른미래당 비례대표)이 공개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국정감사 자료 분석 결과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일본제품 불매운동 이후 일본 관련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음식점과 여행업은 각각 82.7%, 81.1%로 매출감소 응답이 높았다. 김 의원의 지적처럼 ‘우리 국민’인 소상공인이 예측하지 못한 어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공특사경)이 열일하고 있다. 이번에는 불법 고금리 사채업자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이 자(者)들은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계층을 상대로 고금리 블법 대부행위를 버젓이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질이 아주 나쁘다. 금전적으로 급박한 상황에 몰린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이자율 8천254%에 달하는 상상초월이자를 받아 챙기기도 했다니 ‘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는 단어도 쓰기 아깝다. 그냥 ‘짐승의 탈을 쓴 짐승’이라고 불러야겠다. 게다가 대부업 등록도 하지않은 채 불법행위를 서슴없이 저질렀으니 속된 말로 ‘양심에 털이나도 정글 수준’인 집단이다. 이같은 사실은 김영수 도 공특사경단장이 11일 경기도청에서 발표한 ‘불법 대부업 기획수사결과’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공특사경은 고금리 불법대부행위를 한 미등록 대부업자 30명을 적발해 ▲검찰송치 9명 ▲형사입건 13명 ▲내사 후 검찰송치 8명 등의 조치를 취했고, 그럴 예정이다. 피해자 38명은 대부분 가난하고 경제으로 파탄상황에 몰린 사람들이었다. 대출규모는 1억9천930만 원이다. 무리해서 평균을 낸다면 1인당 500여만 원 수준이다. 소액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 돈이라도 절박했던 피해자들의
60 7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의 한 주인공 윤정희.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스타로서 한 시대를 이끌었다. 그런 그녀가 75세에 치매인 알츠하이머를 앓으며 10년 넘게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1967년 청춘극장으로 데뷔, 7년동안 약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런 가운데 청룡상, 대종상 등에서 여우주연상만 24번이나 수상한 윤정희가 1973년 수상 소감을 말하던 중 돌연 프랑스 유학을 선언했고 1976년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해 화제를 낳았다. 그녀가 한국영화에 돌아온건 은퇴이후 15년 만인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에서 알츠하이머를 앓고 중학생 외손자와 함께 살아가며 시를 쓰는 할머니 미자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녀의 알츠하이머 증세는 이 영화 촬영 즈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알츠하이머, 즉 치매 무서움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스타 윤정희의 투명소식. 국내엔 현재 이 같은 병을 앓고 있으면서 치료를 받는 환자가 지난해 54만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