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행사 줄줄이 취소…도심·상가도 '한산'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나고 나서 첫 주말을 맞은 전국은 숙연함과 애도로 가득 찼다. 온 국민이 텔레비전과 휴대전화, 라디오에서 실시간으로 흘러나오는 구조 소식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봄날에 핀 화려한 꽃들도 국민적인 슬픔에 향과 멋을 모두 잃어버렸다. 그저 비통함 만이 가득했다.이번 주말 전국 각지에서 예정됐던 축제나 행사들이 대부분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19일 열리기로 했던 춘천 소양강댐 용너머길 걷기 행사, 보령 재즈 올스타 스페셜 콘서트, 서산 해미읍성 전통문화공연, 순천 순천만정원 개막식 등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됐다. 그나마 예정대로 열리는 행사 역시 규모가 대폭 축소된 채 진행된다. 19∼20일 삼척 문화원 일대에서 열기로 한 국가사적 제524호 준경묘·영경묘 강원도관찰사 봉심의식 행사는 공연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대구 신천 중동교∼상동교 일대에서 열리는 '초파일 관등놀이마당'에서는 체험마당·공연 등 부대행사를 취소하는 대신 유등을 띄우며 여객선 탑승객의 생존을 기원하기로 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말 선거유세로 정신없어야 할
2∼3년마다 기관고장·어선 충돌·침몰 등 주요 해상사고 세월호(6천825t급)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잦은 해상 사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청해진해운 소유 여객선은 2∼3년마다 주기적으로 기관고장, 어선 충돌, 침몰 등 주요 해상사고를 일으킨 '단골손님'이었다. 세월호 침몰 전 가장 최근 사고는 3주 전인 지난달 28일 인천 선미도 인근 해상에서 일어난 어선 충돌이었다. 인천에서 출발한 청해진해운 소속 백령도 행 여객선 데모크라시5호(396t)는 7.93t급 어선과 충돌했고,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승객 141명이 불안에 떨었다. 당시에도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서해 상에 낀 짙은 안개 탓에 여객선이 늦게 출발했다. 해무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충돌 사고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이 여객선은 앞서 2009년 10월 덕적도 인근 해상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켰다. 엔진 1개가 작동하지 않자 나머지 1개 엔진만을 가동, 도착시간보다 3시간 이상 운항해 목적지에 도착했다.선사 측은 당시에도 배가 멈춘 뒤 40분이 지나서야 안내 방송을 내보내 승객들의 항의를 받았다. 지난해 2월에는 인천과 제주도를 오가는 청해진해운 소속 또 다른 여객선 오하마나호(6천322t급)
침몰한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선체에서 다량의 기름이 해상으로 유출돼 2차 피해가 우려된다. 19일 오전 9시 25분께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 해상에 가로 300m, 세로 10m의 긴 기름띠가 발견됐다. 세월호에는 벙커C유 13만9천ℓ, 경유 3만9천ℓ, 윤활유 2만5천ℓ 등 기름 20만3천ℓ가 적재돼 있었다. 이 중 상당량이 유출된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해경은 방제정 23척을 동원해 긴급 방제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오일펜스도 설치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조류 탓에 광범위한 기름띠 제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고 지점은 명량대첩 승리로 유명한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 울돌목 다음으로 조류가 센 맹골수도 해역이다. 해경은 유류회수기와 흡착제를 동원해 기름 회수에 나서고 있지만 작업은 더딘 상태다. 기름 유출로 역한 기름냄새가 진동해 함정과 경비정, 어선 등이 뒤섞여 가뜩이나 나흘째 힘겨운 선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잠수사 등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유출된 벙커C유 등이 사고해역의 빠른 조류를 타고 인근 양식장까지 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사고해역 주변에는 서거차도, 관매도, 하조도 등 1
세월호 선체 내 잠수사들의 수색 상황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수색 환경의 어려움이 생생하게 전달됐다.'단원고 학부모 대책위원회'는 침몰 나흘째인 19일 오전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해경의 수색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대책위는 수색에 나선 해경 잠수사에게 장비를 착용시켜 촬영을 의뢰했다. 이 영상에는 이날 오전 3시 40분부터 30여분 간 이뤄진 수색 상황이 그대로 담겨있다. 영상을 지켜보던 일부 가족들은 차마 보지 못하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잠수사는 선체까지 연결된 가이드 라인을 잡고 손전등을 켠 채 힘겹게 선체를 향해 내려갔다. 2분가량이 지나자 하얀 선체 외벽이 나타났다. 수많은 부유물들이 떠다니는데다 시야가 20㎝도 되지 않았고 물살까지 거세 가이드 라인을 잡고 나아가는데도 쉽지 않았다. 입수한 지 15분가량이 지나자 드디어 선체 내부가 보이기 시작했다. 가이드 라인에 의지, 선체 외벽을 더듬으며 나아가니 3층과 4층을 연결하는 계단이 나타났다. 계단을 잡고 힘겹게 위층으로 올라갔지만 수심 게이지조차 물이 탁해 거의 보이지 않았고 믿을 수 있는 것은 '생명줄'과 같은 가이드 라인 뿐이었다. 복도를 수색했지만
"객실과 격실, 변침, 정조시간…."온 국민이 여객선 '세월호'의 구조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상황에서 사고대책본부 브리핑이나 언론 보도에 자주 언급하는 용어 가운데 생소한 것이 적지 않다. 잘 모르거나 이해가 어려운 용어를 간추렸다. ◇정조시간(靜潮時間·platform tide)바다에서 밀물과 썰물이 바뀌는 과정에서 물 흐름이 가장 느려지는 때다. 마치 물살이 정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략 30분에서 1시간가량이며 6시간 주기로 바뀐다.이 시간이 물살 흐름이 가장 약하기 때문에 구조작업을 집중적으로 하는 이유다. 사고대책본부는 하지만 시급성 때문에 정조시간 이외에도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변침(變針)여객선이나 항공기 운항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로 항로를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세월호 사고 지점도 목포∼제주, 인천∼제주로 향하는 여객선과 선박이 서로 항로를 바꾸는 변침점이다. 제주로 항해할 때는 병풍도를 끼고 오른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가는 곳이다. 세월호는 이 변침점에서 무려 115도를 회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 선박은 최악의 경우에도 45도 이상 뱃머리를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밸러스트 탱크(평형
유재광 원장 "생존자가 당시 상황 떠올리지 않도록 배려해야" 목포 한국병원은 세월호 생존자 구조에 대비해 닥터헬기를 24시간 비상대기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전남지역 권역별 외상센터 지정기관인 이 병원으로 지난 16일 침몰한 세월호 희생자와 부상자들이 다수 이송됐다. 유재광 병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이제부터 발견되는 생존자들은 굉장히 상태가 위중할 것"이라며 "긴급 호송·치료를 위해 닥터헬기로 이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닥터헬기에는 의사와 응급구조사가 탑승, 내부에 비치된 각종 첨단장비를 활용해 환자를 신속히 치료할 수 있다. 목포 한국병원은 지난 4년간 600회 이상의 닥터헬기 운항 경험을 토대로 이 분야 전문성을 갖췄다고 유 원장은 덧붙였다. 그는 현재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들 가운데 일부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있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환자 가운데 3명이 정신적으로 몹시 불안해 전문가 면담과 함께 약물치료를 진행 중"이라며 "이 가운데 한 분은 아직 아내를 찾지 못해 우을증과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세월호 침몰 이후 이 병원에는 희생
해경은 이날 오전 5시 50분께 투입한 잠수사가 3∼4층 계단 통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유리창을 통해 객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사망자 3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선체 외부에서 4층의 창문을 통해 사망자를 발견한 것이어서 사망자들이 객실에 있었는지는 불투명한 상태다.범부처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수색상황에 대한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진도군청과 팽목항, 실내체육관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오늘 새벽 발견한 사망자 3명은 4층 외부에서 내부에 있는 사망자를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명석 국장은 19일 오전 10시 현재 시신을 수습한 사망자는 총 29명으로 전날 오후 11시 54분께 A(69·여)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19일 오전 5시 50분께 민간잠수사가 4층 유리창을 통해 사망자 3명을 발견했으나 부유 장애물과 입수시간 제한으로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다. 이어 전날 수색 당시 파고는 0.5∼1m로 수색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 상태였으며 선체는 전복된 상태로 선수 부분이 수면 밑 약 10m까지 내려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 국장은 "정조 시간이 아니라도 상황에 따라 더
승객들을 두고 먼저 탈출한 선장 등 주요 승무원 3명이 구속된 가운데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수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19일 이미 구속된 승무원 외에 당시 세월호 운항에 관여했던 승무원들에 대해서 소환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항해사, 기관사 등 10여명이 포함됐다. 수사본부는 또 갑판에서 객실과 식당 등을 관리하는 승무원들에 대해서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는 "일단은 운항에 관여한 승무원들을 조사해 업무의 성격에 따라 과실이 있는지 판단하겠다"면서 "구속 등 처벌 수위는 이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사본부는 전날 선장 이준석(69)씨를 도주선박 선장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해 유기치사, 과실 선박매몰, 수난구호법 위반, 선원법 위반 등 모두 5가지 혐의로 구속했다. 또 3등 항해사 박모(26·여)씨와 조타수 조모(56)씨를 과실 선박매몰, 업무상 과실치사,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나흘째인 19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구조소식을 기다리던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자 낙담한 표정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되자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갔다. 정부와 각종 구호단체가 임시쉼터를 만들어 놨지만, 가족들은 추운 바닷바람에도 담요를 뒤집어쓴 채 바다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날 새벽에는 단원고 학부모 20여명이 팽목항 선착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아이들을 제발 살려달라"며 오열을 하다가 4명이 실신하기도 했다. 이들은 정부 당국의 조속한 수색을 촉구하며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팽목항 내 설치된 대형 TV를 통해 사망자가 연이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들은 연방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의 미숙한 대응과 언론의 과잉 취재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졌다.실종자 가족들은 상황본부를 찾아가 더딘 구조작업에 대해 항의하며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단원고 2학년 학생의 한 어머니가 "아들이 살아있다고 믿는다. 아니 믿고 싶다"라며 오열하자 주변은 눈물바다로 변했다.실종자 가족 중에는 통곡하다가 쓰러져 현장에서 응급처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몸이 좋지 않은 가족들은 대
침몰한 '세월호'에서 승객 구호 조처를 하지 않은 채 먼저 탈출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준석(69) 선장은 19일 "승객에게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 뒤 승객 퇴선 명령 여부에 대해 "퇴선 명령을 내렸으며 '선실 내에 대기하라'는 방송은 "그 당시에는 구조선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그랬다"고 말했다. 이씨는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해 "인정하는 부분도 있다"며 "국민 여러분과 유족에게 고개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가 발생한 16일 오전 8시 50분께 이상 징후를 느꼈다"며 "(선박을) 돌릴 때엔 잠시 침실 쪽에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배의 이상 징후는 8시50분께 느꼈으며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타수 조모(55)씨는 갑자기 방향을 선회한 이른바 '변침'에 대해 "평소보다 키가 크게 돌았다. 내 잘못도 있지만, 배가 빨리 돌았다"고 주장했다.사고 당시 세월호를 운항한 3등 항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