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배경음악(BGM) 속에 격납고가 열리면서 세 남자가 걸어 나오는 모습이 슬로우모션으로 잡힌다. 세 남자가 신중히 손목시계를 보는 화면이 빠르게 교차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신호로 초대형 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낸다. 흡사 마블시리즈와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 예고편이나 K-팝 뮤직비디오를 방불케 하는 이 영상은 조선중앙TV가 25일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장면이다. 북한이 통상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보도를 할 때는 리춘히 아나운서가 기사를 낭독하는 가운데 공중으로 쏘아 올리는 미사일과 이를 흡족하게 바라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영상을 내보내는 식이었지만, 이번에는 파격적인 구성과 화려한 편집 기법으로 차별화했다. 영상은 검은색 가죽 항공 점퍼에 선글라스를 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가운데 두고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과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걸어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김 위원장이 손목시계를 보다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고개를 끄덕이면 수신호를 보내는 손이 클로즈업되고 '괴물 ICBM'이라고 불리는 화성-17형이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 실려 격납고에서 나온다. 2020년 10월 처음 공개된 화성-17형은 길이 22
25일 오후 11시 50분께 경기 성남시 수정구·중원구 일대에서 정전이 발생해 1만6천 가구에 약 30분간 전기 공급이 끊겼다. 정전 발생 지역은 금광동, 상대원동, 신흥동, 태평동, 단대동 등이다. 당시 정전은 밤사이 몰아친 비바람으로 변전소에 있는 전선 절연 장치가 파손돼 발생했다. 이번 정전으로 아파트 등 승강기 갇힘 신고 8건이 접수되기도 했다.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었다. 한국전력공사는 약 30분 만인 26일 0시 20분께 전력을 복구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30대 중반 직장인 박모 씨는 최근 정부와 지자체가 내놓는 청년 금융 지원 정책 등을 볼 때마다 박탈감을 느낀다. 소득 수준 등 다른 요건을 따져보기도 전에 고작 몇 해 더 빨리 태어났다는 이유로 '청년 범주'에 해당하지 않아 신청 자격조차 없기 때문이다. 박씨는 경기도가 청년을 대상으로 정신과 외래 진료비 지원을 확대한다는 소식을 듣고 내용을 알아봤지만 역시 나이 제한(19∼34세)이 있었다. 그는 26일 "내가 대학생,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는 나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지원 정책이 많지 않아 지금이라도 관련 정책이 확대돼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젠 한두 살 차이로 자격조차 안 된다고 하니 소외감이 드는 건 사실"이라며 "취업도 늦게 해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닌데 일찍 태어난 게 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청년도약계좌' 가입 연령 기준이 발표되자 청년에 해당하지 않는 30대 중후반 중 박탈감을 호소하는 여론은 거세졌다. 청년도약계좌는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19∼34세 청년이 매달 70만원 한도 안에서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월 최대 40만원씩 보태 10년 만기로 1억원을 만들어주는 정책이다. 청년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주유소의 경유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경유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각국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시행 또는 검토 소식이 가격 상승세를 더 부추기는 상황이다. 국제 경유 가격을 2~3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국내 주유소의 경유 가격은 2008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 이에 경유 차를 주로 이용하는 화물·물류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3.20~24) 전국 주유소의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5.6원 오른 L(리터)당 1천918.1원이었다. 2008년 7월 넷째 주(1천932원)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가다. 통상 국내 경유 가격은 유류세 차등적용의 영향으로 휘발유보다 200원가량 저렴한데 최근 경유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면서 휘발유와의 가격 차이가 이번 주에는 84원으로 좁혀졌다. 서울 지역의 경유 가격은 주중 L당 2천원을 넘기도 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낮추고 생산을 줄이면서 유럽지역의
머크앤드컴퍼니(MSD)의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 캡슐'(성분명 몰누피라비르)이 26일부터 코로나19 환자에게 처방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도입된 라게브리오 초도물량 2만명분이 이날부터 감염병전담병원 등 의료 현장에 공급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3일 라게브리오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결정했다. 코로나19 먹는치료제 국내 도입이 결정된 것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에 이어 두 번째다.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먹는치료제 수요가 급증하자, 현재 쓰는 팍스로비드 외에 다른 제품의 사용을 허가한 것이다. 당국은 오는 27일에 국내에 추가로 도입될 예정인 8만명분을 더해 이달 말까지 라게브리오 10만명분을 도입할 계획이다. 라게브리오 투여 대상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지 5일 이내인 60세 이상 환자, 40세 이상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중 기존 치료제 사용이 어려운 환자다. 임신부나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는 투약 대상에서 제외된다. 식약처는 다른 코로나19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거나 임상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환자에게만 라게브리오를 쓰도록 제한했다. 라게브리오의 입원·사망 예방 효과가 30% 수준으로 팍스로비드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신장
고난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의연함과 이를 헤쳐나가는 강인함을 지닌 선자, 그가 그렇게 지켜낸 가족의 이야기가 강한 울림을 전한다. 한국 론칭 전부터 윤여정·이민호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 애플TV+ 시리즈 '파친코'가 25일 베일을 벗었다. 이선균 주연 '닥터 브레인'에 이어 애플TV+가 내놓은 두 번째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다.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191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격동의 세월을 살아온 재일조선인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파란만장했던 우리 민족사를 들여다본다. 드라마는 4대에 걸친 가족사를 주로 선자의 시선에서 여러 시대를 오가며 풀어낸다. 이날 공개된 1∼3회는 부산 영도에서 일제강점기라는 가혹한 세상을 살아가는 어린 선자와 부모님의 이야기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젊은 선자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그린다. 1915년 허름한 하숙집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선자의 부모는 가난하지만 딸에게 무한한 사랑을 쏟는 선한 인물들이다. 세상의 모든 더러운 것으로부터 딸을 지켜내겠다는 아버지의 약속은 훗날 선자에게 강력한 유산이 된다. 그로부터 9년 후 훌쩍 자란 선자는 부유한 상인 한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한수의 아이를 갖
북한이 전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발사 현장을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과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핵전쟁 억제력을 지속해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거듭 천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3월 24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략무력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험발사를 통하여 무기체계의 모든 정수들이 설계상 요구에 정확히 도달되였으며 전시 환경 조건에서의 신속한 운용 믿음성을 과학기술적으로, 실천적으로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명백히 증명되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발사 직후 "첨단 국방과학기술의 집합체인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성공은 주체적 힘으로 성장하고 개척되어온 우리의 자립적 국방 공업의 위력에 대한 일대 과시로 된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16일 발사에 실패한 지 불과 8일 만에 재발사해 성공했다는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발사 장소인 평양 순안비행장을 찾아 이번 시험발사의 전 과정을 세세히 지도하고 친필 명령서까지 하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명령서에는 "시험발사 승인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지명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사전 협의를 해놓고 '딴소리'를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당선인 측의 행태가 다소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한은 총재 인선에 대해 청와대와 협의한 적이 없다는 윤 당선인 측의 주장을 언급하며 "거짓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우선 한은 총재로 지명된 분이 당선인 측에서 나온 이름"이라며 "청와대에서 애초에 그분(이 후보자)을 거론한 게 아니다. 심지어 당선인 측에서 그분에게 의사 타진까지 해봤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만난 것 자체가 협의 과정"이라며 "동네 부동산 복덕방에서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윤 당선인 인수위원회 내부의 '불통' 가능성을 거론하며 "(윤 당선인께서) 제대로 된 정보를 보고 받고 있는지, 또는 누군가 당선인의 귀를 막고 있지 않은지 한 번 살펴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원 감사위원 인사와 관련해서도 "(윤 당선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법무부가 정면충돌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4일 예정돼 있던 법무부 업무보고를 전격 유예함으로써 정무·행정·사법분과 업무보고는 법무부를 제외한 채 파행 운영하게 됐다. 인수위가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업무보고에 법무부의 참여를 거부한 것이다. 대선 직후 인사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 건건이 충돌한 신구권력의 힘겨루기가 사법 분야 운동장으로 번진 모양새다. 인수위 정부·행정·사법분과는 이날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 업무보고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한다"며 "이른 시간에 법무부에 업무보고 일정 유예를 통지했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기자회견에서 법무부를 향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다" 등 이례적으로 감정적이고 격한 표현을 쏟아냈다. 윤 당선인도 이날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 '윤다방'에서 가진 기자들과 티타임에서 자신의 사법 공약에 대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공개적 반대 표명과 관련, "이 정부에서 검찰개혁이라는 것이 검찰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한 것인데 5년간 해놓고 그게 안 됐다는 자평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무부의 업무보고가 유예된 것과 관련해 "법무부와 대검의 입장이 다르면 법무부가 대
올해 첫 고등학교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실시된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시험지를 배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