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수선하다.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테헤란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이란이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유가 급등, 나프타 수급 차질 등 충격파가 이어지고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조차 전망을 내놓기가 힘들다고 토로할 정도이다. 그러나 그런 일들과 상관없이 봄은 어김없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올해 봄은 예년보다 조금 더 일찍 찾아왔는데 남쪽에서는 이미 벚꽃이 만개했고 서울에서도 평년보다 열흘 정도 빨리 벚꽃이 피었다고 한다. 세상은 늘 시끄럽고 복잡하지만 계절은 늘 자기 시간에 맞춰 움직인다. 봄은 늘 그렇게 온다. 한국에서 봄 축제의 대명사를 꼽으라면 단연 진해 군항제일 것이다. 전국 최대의 봄 축제이고 수많은 상춘객들이 벚꽃을 보기 위해 진해를 찾는다. 여좌천 벚꽃길과 기찻길 벚꽃 터널, 군악대 퍼레이드까지 도시 전체가 축제장이 된다. 하동 화개장터 벚꽃축제, 청도군 벚꽃 행사, 서울 성동구 송정마을 벚꽃길 공연과 북페어, 부산과 울산의 벚꽃 행사까지 봄이 되면 전국이 벚꽃 축제 분위기로 변한다. 사람들은 벚꽃 아래를 걸으며 사진을 찍고, 거리 공
평균 해발 4000미터를 훌쩍 넘는 세계의 지붕, 파미르 고원에서 국경을 넘던 날, 나는 문득 ‘선(線)’에 대해 생각했다. 산맥은 이어져 있고, 초원은 끝없이 펼쳐져 있지만, 사람은 국경선에서 멈춰 서야 했다. 여권을 내밀고, 카메라 앞에 얼굴을 갖다 대고, 출입국 도장을 받은 뒤에야 비로소 움직일 수 있었다. 자연은 하나였지만, 국가는 둘이었다. 최근 나는 알마티에서 출발해 키르기스스탄 제2도시 오쉬를 거쳐 레닌봉 베이스캠프가 있는 아칙타쉬, 그리고 타지키스탄 무르갑과 카라쿨 호수까지 이어지는 길을 달렸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을 가르는 국경은 웅장한 산세와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인위적이었다. 이 경계는 대부분 1920년대 후반 소비에트 당국이 '민족경계획정'작업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써 현재의 중앙아시아 5개국이 탄생하게 된 근거가 됐다. 당시 혁명과 내전을 종식한 소비에트정권은 그동안 응어리진 민족감정을 해소시키고 낙후된 중앙아시아를 새롭게 탈바꿈시켜서 범투르크주의 또는 중앙아시아무슬람연방의 출범을 막으려는 의도로 이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 선은 목초지의 흐름을, 마을의 생활권을, 사람들의 이동 경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