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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은 가족의 희망 이어주는 울타리”

 

“무슨 죄를 지었길래 내 아이들에게 아픔을 주는 건지,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두번의 시험관 아기 실패 후 힘들게 얻은 소중한 첫째아들 세준이. 그러나 4살때부터 갑작스럽게 발견된 간질경련으로 다른 아이들보다 발달이 늦지만 아빠, 엄마의 사랑을 받아서인지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이윽고 우연치 않게 찾아온 하늘의 선물 둘째 딸 세희. 이렇게 네 식구는 남들 부럽지 않게 화목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었다.

그러나 세희는 태어난 지 5개월이 된 어느 날 숨을 가쁘게 쉬며 열이 나 응급실에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린 아기들에게 자주 발생되는 뇌수막염으로 생각하고, 며칠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하려던 찰나 병원 의사선생님은 “세희 심장에 구멍이 났으며, 구멍이 심장크기에 비해 커서 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다.

세희는 ‘심방종격결손증’이라는 병명으로 진단을 받았다. 아직 어린 핏덩이에게 구멍난 심장은 감당하기 어려운 잔인한 진단이었다.

9mm 크기로 난 구멍을 작게 하려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기이지만 나이가 들어 숙녀가 되었을 때 가슴에 난 상처로 컴플렉스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던 문승아(36.여)씨는 아기의 건강을 위해 수술을 결심했다.

“그 당시에는 돈보다 아이의 생명이 우선이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만은 살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수술을 결심하고 난 후 병원비를 계산해 보니 세희 아버지가 버는 월급여로 충당하기에는 버거운 상황이었다.

지체장애5급으로 어렵게 취직을 하고, 세식구가 살아가기에도 부족한 사정인데 수술비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세희 어머니는 의사의 소개로 아주대 사회사업과를 찾아가 고민을 나누게 되었고, 마침 사회복지사의 권유로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삼성희망나눔 희귀난치병지원사업’을 안내받아 수술비 전액을 신청할 수 있었다.

며칠을 밤을 지새우며 기도한 덕분인지 수술비 전액을 지원받게 되었고, 지원결정이 되자마자 미뤄왔던 수술 날짜를 잡았다. “우리 세희는 이제 수술만 받으면 살았구나. 다행이다”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놓고 있었다.

그런데 세희가 수술하는 날 하늘도 무심하게도 세준이가 병원 침대에서 떨어지게 된 것이다. 세준이는 뇌 손상으로 간질증상이 있던 터라 머리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를 일이었다. 검사를 해보니 뇌출혈이었다. 급히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까” 어머니는 어린 아이들이 병실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가슴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가슴을 치고 통곡했다고 한다.

결국 어린 오누이는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수술대에 올랐고 다행히 두 아이들의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세희와 세준이는 언제 아팠냐는 듯이 밝고 순수한 미소를 띄고 있다. 하지만 세희는 심장수술 이후 정기적인 검사를 진행하던 중 신장과 눈물샘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다행히 큰 문제가 아니어서 차후에도 정기적인 병원진료와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내가 아픔을 겪어보니 이제 아픔을 겪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원래 내성적이고 말이 없던 세희 어머니는 시험관 아기를 갖기 위해 병원에 다니며 힘든 기간을 보내며 대인기피증에 걸릴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더 힘든 상황에서 아이를 가지려하는 사람들을 보며 용기를 얻고 나중에는 병원 진료비를 생략하신 원장님의 배려에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이후 아이들이 병원에 있는 동안 어머니는 병원내의 “희망전도사”라는 별명을 갖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힘을 주었다.

“내가 아픔을 겪어보니 이제 아픔을 겪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세희 어머니는 “그 때는 너무나 힘들었지만 지금처럼 웃는 날이 온다는 것을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며 아무 생각없이 했던 기부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나와 같은 나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 많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내가 받은 도움을 그들을 위해 나눌 것이라고 했다.

“기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통장에 적금 넣는다고 생각해요”

문씨는 의료비 지원을 받으면서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대해 알게 되었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단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도와주고 싶어도 알지 못해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부들이 많이 모이는 소아과 병동이나 마트 등에서 더욱 활발한 홍보를 해주셨으면 해요”

이전에 무심코 시장을 보기 위해 나섰던 마트에서 ‘사랑밭’ 이라는 복지단체를 보고 잘 모르는 와중에도 기부약정을 하고 월 5천원씩 후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세희의 수술비를 지원받은 경기도공동모금회에 기부를 하기 위해 직접 사무국으로 방문하여 약정하기도 했다.

세희네 집에는 사랑의열매 온도탑 모양의 저금통 2개가 동전으로 채워져 50도를 넘고 있다. 수술비를 후원받은 이후부터는 받은 사랑과 후원을 잊지 못하고, 남을 위해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동전모으기부터 실천하게 된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을 다 준다고 해도 사랑하는 가족이 최고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밝은 미소로 세희 어머니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미래의 행복한 나눔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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