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학교 현장에 도입된 ‘5등급제’ 성적 평가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위 등급의 폭이 좁고 한 번 떨어진 성적을 회복하기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는 것이 현장 반응이다. 생활기록부 기재에 대한 민감성도 커지고 교사 기록에 대한 민원이나 이의제기도 발생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동기를 줄 수 있는 평가제 보완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나온다.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올해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내신 등급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완화됐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내신 경쟁을 완화한다는 취지다. 현재 내신 평가에 적용되고 있는 5등급제의 경우 기존 9등급제보다 등급 수는 줄었지만, 한 등급 안에 포함되는 학생 수가 늘어 등급 간 점수 폭이 넓어졌다. 절대평가 기반의 성취평가제를 도입해 ‘줄 세우기’를 완화하고 협력 중심의 수업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지만 내신 경쟁 완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학생들의 반응이다. 지난해와 같은 점수를 받았어도 5등급제로 인해 등급 자체가 하락하고 한번 떨어진 등급은 만회가 어려워 내신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마저…
천지개벽! ‘하늘과 땅이 뒤집힐 정도로 엄청난 변화’를 일컷는다. 지난 반년, 대한민국을 보면 이 단어 외에 다른 말을 찾기 어렵다. 윤석열의 친위쿠데타 이후 IMF를 걱정하던 경제는 최근 코스피가 연일 랠리를 거듭하며 11일 2900선을 뚫었다. 전대미문의 1500원을 위협하던 환율은 1370원대로 안정을 되찾았다. 바뀐 것은 대통령 한명이었고 이제 고작 일주일이 지났을 뿐이다. 그럼에도 변화의 폭과 깊이는 크고 깊었다. 오는 15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에 초청되었다. 앞으로 지긋지긋한 ‘코리아 디스카운터’를 졸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섞인 전망까지 언급되고 있다. 긍정적 변화는 경제지표만이 아니다.나많은 사람들이 뉴스 볼 맛이 난단다. 놀라워라. 비상계엄 후 치솟던 내 혈압도 120/80으로 차분해졌다. 모든 스트레스의 근원은 후진 정치 때문이었던가? 걱정도 생겼다. “전 대통령은 출근을 안해서 탈이더만 새 대통령은 퇴근을 안해서 문제”라나? 대통령 건강까지 걱정하는 사람이 생겼다. 허나 쉽지 않다. 지난 3년 동안 대한민국호는 해도를 잃은채 점괘만 보고 운항을 한 것이나 다를바 없었다. 술취한 선장 쫒아내고 앞을 보니 사방 암초와 빙산 가
브라질 대통령 룰라와 이재명 대통령은 서로 다른 공간을 살고 있지만 너무도 닮은 평행이론이다. 어려웠던 성장 과정과 험난했던 성공스토리와 앞에 쌓인 과제까지 닮아도 너무 닮았다. 현재 양국의 대통령인 두 사람은 가난 속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다. 룰라는 초등학교 중퇴 학력에 선반공 생활 중 노동자를 위하는 국가정책도, 대변해 줄 국회의원도 없는 것에 분노해 노동자당을 만들어 정계에 진출하였다. 이재명 역시 가난 속에서 초등학교 졸업 뒤 바로 공장 노동자 생활을 해야 했지만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과 사법시험을 합격, 보장된 미래를 박차고 성남시의 노동자를 위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다가 정계에 입문하였다. 룰라는 4수 끝에 대통령 당선되어 눈부신 업적을 이루었다. 축구와 삼바 그리고 세계 최악의 치안과 불평등이 만연한 국가인 브라질을 단숨에 세계 경제 8위의 국가로 올렸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원을 차단하고 국가부채도 모두 해결했으며 무엇보다도 빈민들에게 희망을 준 볼사 파밀리아(Bolsa Família) 정책으로 그들을 중산층으로 올려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했다. 그가 8년의 임기를 마치고 대통령궁을 떠날 때 모든 업적은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대통령의 집무실과 관저는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닌, 국가 운영과 위기 대응의 중심지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대통령의 관저는 대내외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장소이자, 국격을 드러내 주는 상징(象徵)이다. 물론 새 정부는 6월 초에 현 청와대를 보수하여 다시 입주한다고 발표하였지만, 필자는 대통령의 관저가 보다 안정되고 좋은 터에 새로 신축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에 필자는 대통령의 집무실·관저 부지 결정을 보다 신중하며 치밀하게 검토하여 결정해 주기를 요청하고 싶다. 나아가서 이에 관련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건축학·지리학·사회학·행정학 분야 전문가들의 합동, 논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청와대 복귀의 한계 청와대는 과거 국가 권력의 상징 공간으로 본관·관저·춘추관 등 주요 시설이 갖춰져 있고 도심 접근성과 외교적 활용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그러나 2022년 5월 전면 개방 이후 국민 인식은 ‘국정의 심장’이 아닌 ‘관광지’로 바뀌었다. 보안상 문제가 제기되었다. 복귀 시 리모델링에만 최소 300억 원 이상이 소요되고, 이미 개방을 위해 약 250억 원이 투입되었다. ◇청와대 관저의 치명적 결함 청와대 관저는 본래 계곡이었던 지형을 인공
아내도 먼 나라의 이웃이 되고 아이들은 견우와 직녀 같은 만남이다. 나이테 늘어 직장의 문이 닫히면 친구들도 제 집에서 늙어 간다. 이승의 삶을 혼자 힘으로 살아내는 것이 아님을 알기까지에는 너무 많은 세월이 흐른 뒤였다. 외롭다는 말이 혼자 살아간다는 말보다 사치스럽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머리에는 무서리가 내렸다. 땅 속으로 수맥이 흐르듯 사람에게도 보이지 않는 수원이 흐르고 있으며, 음덕과 양덕이 있어 자신의 의지와 조화를 이루어 생활에 에너지가 되어준다는 것을 모르고 갈 뻔했다. 사람은 도덕군자 연한 체 해도 더우면 옷 벗고 싶고, 한기를 느끼면 당장 옷을 껴입고자 한다. 한두 끼 굶으면 허기를 느끼고 며칠만 혼자 있게 되면 외로워 못 살겠다고 한다. 이 얼마나 기회주의적이고 이기적 심리인가. 이 길에 있어 ‘인간’이란 말을 앞세우고 지성과 교양과 품위를 이야기하면서 좀 더 진지하고 느긋하게 살고자 한다. 그리고 생각의 유연성과 갈래의 갈피를 잡아 순서와 순리를 따르면서 순응 속 의지의 생활을 현실이란 시간 속에 디자인해 가며 ‘하루’라는 시간 길이로 마무리한다. 자신을 미워하고 학대한다는 것은 자기의 불행한 운명의 한계 상황에 대한 반역심리인지도 모른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2025년 6월 3일,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됨에 따라, 새 정부의 집무실과 관저 위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 관저는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 조선시대 궁궐처럼 국가의 상징적 공간으로, 그 품격과 위엄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조선 태조 4년(1395년), 정도전은 경복궁을 설계하며 궁궐이 “사방이 우러러보는 곳, 신민들이 나아가는 곳”이라 정의했듯이, 대통령 관저도 국민과 함께하는 국정의 중심이자 존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집권 초 기존 청와대를 포기하고 용산 국방부 청사와 외교부 장관 공관을 집무실과 관저로 사용했다. 당시 이전 비용으로 약 496억 원이 예상되었으나, 실제 지출은 832억 원 이상으로 증가했고, 군 지휘부 이전·보안 문제·통신 도청 등 여러 문제를 낳았다. 이는 국민 세금의 낭비이자 비효율적 결정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2024년 12.3 비상계엄 조치 이후, 용산의 현 집무실과 한남동 관저는 장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새 대통령은 편안하고 상징성 있는 새로운 관저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 이 문제는 단순한 행정 판단이 아닌 역사사
지난 4일 대한민국 제21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도탄에 빠진 민생을 회복시키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고 했다.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라는 선언이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성장 발전하는 나라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 △문화가 꽃피는 나라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정부가 하지 못한 이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새 대통령은 아마도 임기 내내 밤잠을 설치며 노심초사, 걱정과 고심의 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각 방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 앞에는 국민통합과 함께 전임 정부의 무관심과 무능, 무책임의 결과인 경제난국을 극복하고 민생을 회복시키는 중대한 과제가 놓여있다. 중요한 일은 산재해 있다. 그 가운데 또한 시급한 일은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갔다. 한반도 남쪽에서 대통령의 ‘비상계엄령’으로 혼란에 빠진 사이 북쪽에서는 어린 청춘을 러·우 전쟁판 최전선으로 몰았다. 수천명의 사상자를 남기고 전쟁이 끝나는 시간에 대한민국에서는 21대 대통령이 탄생했다. 취임사에서 대통령은 부당하게 약자가 억압받지 않도록, 도전이 가능한 나라를 약속했다.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특권이 사라진 공정 사회를 만든다고 했다. 지금 나에게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이다. 그럼에도 나는 세상을 인식할 시간도 없이 살아가는데 바쁘다. 거기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선거가 시작되면 마음은 혼란스럽다. 너는 어느 편이냐? 보수냐 진보냐. 어느 편 모두 치유하지 못한 분노가 쏟아져 나온다. 아직 내 안에 상처가 많아 나도 그들의 분노에 동참하고 싶어진다. 잃어버린 시간, 잃어버린 고향과 가족 생각을 하면 갑자기 우울해지고 거칠어진다. 터지는 분노와 상처를 치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가 없기에 과거가 현재를 죽이고 현재가 미래의 행복을 소멸시킨다. 탈북이라는 허약한 씨앗에게 도움은 필요하다. 소속이 필요하고 공동체가 필요하다. 어느 쪽에 들어가면 그곳은 안전한가. 물론 광야에 홀로 떨어진 것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