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중학교 교육환경이 망국적 학폭 풍조에 시퍼렇게 멍들고 있다. 지난해 전국 중학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가 1만 7000여 건으로 고등학교보다 두 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학폭 심의 건수가 전국 광역시·도 중 세 번째로 높았다. 국민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암울한 폭력문화의 그늘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한 특단의 종합대책이 시급하다.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종로학원이 지난달 30일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전국 중학교 3295개와 고등학교 2380개의 학교폭력 심의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학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모두 1만 7833건으로 고등학교(7446건)보다 2.4배 높았다고 밝혔다. 2023년(1만 4004건)보다 무려 27.3% 증가한 수치다. 중학교 가해 학생에 대한 처분 건수는 3만 6069건으로 고등학교(1만 2975건)에 비해 2.8배 높았다. 중학교에서의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다. 2023년 대비 지난해의 중학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 증가율은 경남이 40.0%로 가장 높았고, 대전 38.6%, 경기도 35.9%, 충남 35.0%, 경북 33.5%, 인천 30.
스승의 날 내력 6.25 내전이 끝난 직후, 온 나라가 가난하던 시절. 충남 강경여고에서 있었던 일이다. 등록금을 내지 못하는 학생들의 그 짙은 슬픔을 풀어주고, 기숙사에서 앓고 있는 학생에게 손수 죽을 끓여 먹이고 약을 달여준 교사가 있었다. 훗날 그 분이 연로하여 몸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위로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1958년이었다. 그 3년 뒤, 윤석란양이 병석에 누워 있는 은사를 돌보다가 퇴직교사들을 모셨다. 이 뭉클한 사연은 순식간에 충남 전체에 펴졌다. 충남 RCY는 ‘은사의 날’ 행사를 벌이게 되었다. 그 물결은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RCY 전국 중앙회는 1965년 겨레의 큰 스승 세종대왕의 생일(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것이 스승의 날과 관련된 감동적인 역사다. 17살 소녀는 수녀가 되어 이웃사랑과 봉사를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조용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이제 80살이다. 만인이 공교육 붕괴에 대해 절망하는 이 시대에 어느 날 모교를 방문한 수녀가 말했다. “학교는 여전히 아름답고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샘의 물이 마르지 않는다면 언젠가 마른 흙도 생명을 얻고 되살아나게 되는 이치입니다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세계인의 존경을 받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셨다. 그는 인간이 공수래공수거임을 몸소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신던 낡은 구두에 철제 십자가, 소박한 흰옷을 입고 장식이 없는 관에 누워 계셨다. 가슴이 찡한 이 영적 지도자의 장례 기간 동안 한국에서는 정치적 암투가 또 벌어졌다. 한덕수와 김문수 단일화 방식을 놓고 국힘의 한 의원이 새 교황 선출방식인 ‘콘클라베’를 거론했다. 이에 한 정치 평론가는 콘클라베가 무엇인줄 아느냐? ‘걸어 잠그다’라는 뜻이라며 말미를 흐렸다. 이 불편한 장면들을 목격한 필자는 콘클라베의 진정한 의미를 독자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콘클라베는 어원적으로 라틴어 ‘cum clave’에서 유래한 ‘밀폐된 방’을 의미한다. 가톨릭교회에서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모인 추기경들은 투표 기간 격리된 방에서 지내야 한다. 전통적으로 추기경들은 투표 과정 동안 외부 세계와 단절된다. 이러한 고립은 교황청회의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통해 교황청회의 신성하고 심의적인 성격이 강조된다. 스페인 왕립 아카데미에 따르면, ‘콘클라베’는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열리는 추기경 회의로 정의된다. 이는 고립의 물리적 측면뿐만 아니라 그 과정의 영적, 의례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자녀가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기념과 축하의 의미로 손목시계를 선물해주었다. 시계는 시간을 본다는 본질적인 의미 외에도 사회적 레벨을 암시하는 척도로 사용되기도 하였고 그것은 현재에도 그런 것 같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요즘은 시계의 본질적인 용도는 거의 폐기된 것 같다.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사용하는 스마트워치는 시간 뿐 아니라 우리의 삶을 기록하고 조정하는 역할까지도 한다. 디지털 시계는 현재라는 한 점을 정확하게 표시해주고 숫자를 그냥 읽으면 되기 때문에 시계 읽는 법을 배우는 어린이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 아날로그 시계는 60초가 1분, 60분이 1시간, 12시간이 반나절, 시침의 두 바퀴가 하루라는 복잡한 진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처음 시계 읽기를 배울 때에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3개의 바늘을 가지고 있는 아날로그 시계 속에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의 유기적인 관계가 잘 나타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먼저 시계의 3가지 바늘 중에서 가장 쉬임없이 움직이며 일하는 것은 바로 초침이다. 그들은 한시도 쉴 수가 없다. 비록 연약하지만 초침의 부지런한 족적들이 모여서 분침을 조금씩 움직이게 한다. 몇 초는 정말 짧은 시간이
호숫가 정자에 앉아 있는데 호수를 건너온 아침햇살이 다가와 나를 꼭 껴안는다. ‘이게 자연의 품이겠지! 아니 생전의 어머니 품인가, 떠나간 아내의 체온인가?’ 5월의 아침햇살과 오후의 햇볕의 질감을 생각하게 된다. 참으로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자연의 품에서 아침햇살의 부드러운 감각을 온몸으로 느끼며 정자에서 일어나 걸었다. 호수를 뒤로 하고 한동안 걸으면 복숭아 과수원으로 이름난 ‘대지’ 마을이다. 그곳 풋마늘의 생명력에도 눈 주고, 마을회관 옆집 꽃밭에서 꽃들에게 눈을 주고 있었다. 그때 꽃집에서 나온 아주머니는 떡국이 든 큼직한 통을 들고 가더니 골목 입구 첫 집 낮은 담의 창문을 밀치고 할머니에게 음식 통을 건네고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 간다. 그래 저 모습이야! 사람 사는 맛이란 담장 위로 음식을 주고받는 정으로 소중한 이웃이 되고 고을 인심이 넉넉해지는 것이지- 생각은 고향에서 살던 우리 집과 이웃 사람들의 얼굴과 인정으로 가슴이 훈훈해졌다. 아파트로 돌아오는 길에서의 생각이었다. ‘인생은 부싯돌의 불빛처럼 짧다.’고 했다. 그렇듯 짧은 인생이 왜인지 지루하게 느껴진다. 나는 지금 오후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것도 외로움과 다르고 쓸쓸함과도 다
지난해 일본에서 ‘홀로 집에서 사망한 사람’은 무려 7만 6020명이었다. 이 가운데 사후 8일 이상 지난 뒤 발견된 ‘고독사’(일본에서는 ‘고립사’로 표기)의 경우는 무려 2만 1856명이나 됐다고 한다. 사회와 단절된 채 살다가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는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일본보다 훨씬 적다고는 하나 고독사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1년 4월 1일부터 고독사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피해를 방지하고 국민의 복지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면서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한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고독사 사망자는 총 3378명이었다.(전체 사망자의 1.06%) 2022년엔 3559명, 2023년엔 3661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의 고독사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2023년 3661명의 고독사 사망자 중 수도권이 1689명(경기도 922명, 서울시 559명, 인천시 208명)이나 됐다. 경기도의 경우 고독사 사망자는 전년에 비해 23%나 급증한 것이었다
[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우리의 일상 속에는 가족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 챙겨야 할 크고 작은 날들이 많다. 특히 5월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에 이어 성년의날까지 많은 기념일이 있다. 그렇다면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기념하는 날도 있지 않을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투표에 참여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기념하는 날, 5월 10일은 이를 기념하는 ‘유권자의날’이다. 유권자의날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와 ‘투표 참여’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지난 2012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었다. 1948년 5월 10일 우리나라 최초로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 원칙 하에 민주적인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졌기에 이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한편, 주권자로서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투표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유권자의날을 제정하였고, 올해로 열네 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유권자의날의 주인공은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바로 유권자다. 유권자에게 투표는 권리인 동시에 의무이자 책임이기도 하다. 선거가 국가의 통합과 발전에 기여하는 제도로서 그 의의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후보자는 법을 준수하며 정책 중심의 공정한 경쟁을 펼쳐야 하고, 유권자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지난 4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