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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위에서 열린 특별한 시상식

평택항-중국 오가는 보따리상 대상
잡지 원고 공모전 입상자 상 수여

 

평택항에서 중국 산둥(山東)성 롄윈(連雲)을 연결하는 대룡해운 카페리 휴게실에서 지난 19일 오후 ‘사람과 보따리’ 원고 공모전에 입상한 보따리 상인들에 대한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에는 평택항소무역연합회 최태룡 이사장과 대룡훼리 김경호 지사장만 참석해 11명에게 상장을 수여하고 상금으로 VIP실 왕복 배표(30만원 상당)와 일반실 편도 배표 9장(1장당 11만원 상당)을 전달했다.

외부인사 초청없이 보따리 상인들만 지켜보는 가운데 오후 6시부터 20여 분간 진행되는 쓸쓸한 시상식이었지만 보따리 상인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뜻 깊은 시간이다.

입상을 한 김종화(64)씨는 중국에서 참나무, 자작나무, 오동나무 등을 1차 가공한 뒤 국내로 들여와 나무 카펫 사업을 하다 경기가 좋지 않자 사업을 접고 지난 2011년 4월부터 보따리상이 됐다.

평택항에서 롄윈항까지 걸리는 시간은 12시간. 일주일에 3차례씩 배를 타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제는 제법 시와 수필이 모여 책을 펴내는 꿈을 꾸고 있다.

김씨는 시와 수필을 보따리상을 대변하는 계간지인 ‘사람과 보따리’에 10여편의 원고를 제출해 이번에 입상을 했다.

김씨는 “평택∼중국 왕복(1항차)에 면세품과 공산품, 농수산물을 소규모로 거래해 3만원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며 “평택항을 이용하는 2천여명의 60∼70대 보따리상을 ‘밀수꾼 집단’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하지 말고 노인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금상을 탄 허철구(57)씨는 배 안에서 ‘중국어 선생님’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따리상 대부분이 중국어를 못해 입출국은 물론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선상 중국어 강의를 시작했다.

선사에서 식당을 교육장으로 제공했고, 배가 출항하면 1시간 동안 재능기부를 한다.

김경호 지점장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보따리 상인들의 복지 등을 위해 적지만 여러 가지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며 “보따리 상인들이 더욱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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