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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 잿빛 거리… 먹먹한 安山

안산은 지금 공황상태
단원고 희생자 대부분 거주 고잔1동·와동 ‘적막’
희생자 동생 20명이 다니는 단원中도 ‘패닉상태’
텅빈 도심… 웃음잃은 시민들 하염없는 ‘기다림’

 

“등교할 때마다 웃는 얼굴로 언니, 오빠들을 만나던 거리였는데 이제는 학교 앞을 지날 때면 너무 무서워요.”

“저를 비롯해 거리 곳곳을 걷는 안산 시민들의 표정이 한결같인 넋이 나간 것처럼 보여 안산은 현재 ‘세월호’라는 핵폭탄이 떨어진 특별재난지역인 것 같아요.”

단원고와 이웃하고 있는 단원중학교 한 여학생의 울먹임과 거리에서 만난 한 시민의 격앙된 말이 세월호 침몰 사고를 온몸으로 견뎌내고 있는 안산의 현재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안산은 지금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있고 관내 학생과 교사들의 충격은 서둘러 치료가 필요할 지경까지 다다랐다.

실종되거나 사망한 단원고 학생의 대부분이 살고 있는 단원구 고잔1동과 와동은 동네 전체가 큰 애통함에 빠져있다.

고잔1동에 거주하는 107명과 와동의 97명, 총 204명의 학생 중 138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고잔1동은 80명, 와동은 58명이 각각 실종돼 침울한 분위기 속에 이 동네에서는 사람 구경도 하기 힘든 실정이다.

간혹 지나가는 사람들 역시 생기 없는 얼굴에 원통함만 베어 나온다.

세월호에 탑승한 단원고 2학년 325명 중 104명(32%)의 모교인 단원중 역시 그야말로 당황스럽고 비통함속에 하루하루를 이겨내고 있다.

특히 단원고 탑승학생 중 32명의 동생들이 단원중에 재학중인 상태에서 단 9명만이 현재 구조됐고 23명은 실종상태거나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단원중 역시 단원고 못지 않게 정신적 충격에 휩싸여있다.

단원중 재학생중 20명이 언니·오빠·형·누나가 사고를 당했다.

단원중 교사들도 말을 잇지 못할 슬픔에 빠져있으며 특히 세월호 탑승자들을 가르쳤던 교사들의 상심은 더 큰 상태다.

시민들의 패닉상태도 점점 깊어지고 있다.

거리엔 웃음이 사라진지 오래됐으며 시민들은 웬만큼 즐겁지 않고서는 미소조차 짓지 않고 있다.

식당을 찾은 사람들도 밥만 먹고 나가거나 TV뉴스 속보에 정신이 팔려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고 종종 눈물을 훔치기 일쑤다.

세월호 탑승 학생·교사들과 일면식도 없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단원고 앞에 조화를 쌓아가고 있으며 다시 볼 수 없을지 모르는 누군가에게 ‘다시 돌아오라’는 메모를 적어 벽면을 채운 뒤 또 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거야”라는 아침나절 취기어린 고함소리도 평소에는 술주정이었지만 이제는 분함과 미안함을 토로하는 한 시민의 울부짖음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안산 관내 전 학교를 대상으로 학생·교직원·학부모 상담, 사고자 친인척 개인상담 등으로 안정화를 꾀하고 있으며 경기도도 사고자 가족들에 대한 돌봄 서비스와 고잔1동·와동·선부1동을 중심으로 심리상담소를 설치·운영할 방침이다.

/안산=김준호·양규원기자 y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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