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과 뇌출혈 발생 위험도의 상관관계를 밝힌 의료연구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김범준(사진) 교수팀은 최근 ‘과로와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성’ 주제 연구를 통해 뇌졸중 환자 940명과 정상인 대조군 1천880명의 직업, 근무시간, 근무 강도 및 교대 근무 여부를 수집, 비교 분석해 우리나라 근로자의 노동 조건과 출혈성 뇌출혈의 상관관계를 밝혔다.
그 결과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13시간을 넘기는 근로자는 하루 4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사람보다 뇌출혈 발생 위험이 94%나 높았으며, 9~12시간 근로의 경우 그 위험이 38%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육체적으로 격한 근무를 1주일에 8시간 이상 지속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뇌출혈 발생 위험이 77% 높았고, 이밖에도 사무직 종사자에 비해 신체 움직임이 많은 생산직 종사자는 뇌출혈 발생 위험이 33% 정도 더 높았다.
김 교수는 “과도한 업무가 사망 위험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알려진 바 있으나 노동 조건이 출혈성 뇌졸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연구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동 강도가 커지면서 스트레스가 가중 되고 혈압이 상승되는 등 생물학적 요인의 일부가 관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은 뇌출혈 예방을 위해 과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더 요구되며, 장시간 근로가 불가피할 경우 혈압관리와 함께 금주, 금연 등 생활습관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남=노권영기자 r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