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대도시 인천이 각종 사건사고들로 들썩이고 있다.
작년 국민들의 눈물 속에 잠겨버린 세월호 사건부터, 아시안게임을 거쳐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등 인천이 안팎으로 바쁘다.
언론 및 시민들의 눈과 귀에 수없이 오르내리고 있는 인천. 혼란의 가중으로 인천으로 시선이 쏠린 지금, 그 누구보다 시민들의 눈물에 관심을 가지는 인천지검의 새로운 수장이 취임했다.
대도시로서의 숙명,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김진모 제32대 신임 인천지검장을 만나 부패 척결에 앞장서겠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반시민들은 검찰청을 선망하는 동시에 두려워한다.
그러나 검찰 역시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인천을 구성하고 있는 기관 중 하나라는 그는 인천검찰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가 행복한 인천시민의 삶을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인천시민들의 애로사항을 어떻게 해결할 지와 시민의 삶을 영위할 수 있게 어떻게 일조하는 지가 가장 큰 숙명”이라며 “인천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인천검찰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현대사회는 여러 이해관계의 충돌로 인해 억울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검찰을 많은 시민들이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고 있다.
갈등과 대립의 양상 속에서 국민들의 권위의식과 요구가 강해지는 가운데 검찰은 조정을 위한 기관으로서 다른 기관들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한다. 이에 국민들은 검찰을 마지막 쥐고 있는 카드라고 말한다.
김 지검장은 “억울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현실에 사회적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의 중요함을 인지하며 검찰이 근본적인 해결사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이는 취임사에서 법 질서의 확립을 강하게 주장한 이유다.
이념적 갈등이나 이익의 충돌을 과거에는 힘과 목소리로 주장했지만 현대는 법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힘 센 사람들이 모든 걸 차지하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보다 가진자와 못 가진자를 구분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약한 사람도 법의 보호를 받아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어야 한다는 김진모 지검장.
그는 법 질서 확립으로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검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이 검찰을 선망하는 이유는 최근 트렌드가 된 검찰을 주제로 한 드라마와 소설 등 대중매체에 많이 등장하기 때문인데, 실제 검사들의 삶은 그리 로맨틱하지 않다.
한 달의 수백건 이상의 사건을 소위 ‘배당받는다’는 검사들. 이들은 많은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그것을 자기 책임하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또한 그 결정에 따른 책임을 지고 있어 법과 삶의 이치, 정리에 따라 인간적이고 따뜻한 결정을 내리려 힘쓰고 있다고 설명한다.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강한 권한으로 인한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보수 등 시민들에게 선망과 매력으로 다가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권한을 갖고 올바른 정의를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가시적 결과물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후배들이 눈에 보이는 이익만 갖고 검사직을 택하거나 권한 사용에서 직업의 매력을 찾는 것은 ‘절대 안될 일’이라고 경계했다.
또, “검사가 갖는 권한과 기능을 갖고 국민들의 아픔과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직업의 보람을 찾아야 한다”며 “국민들과 함께하기에 봉사하는 삶이 가능한 좋은 직업”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지검장은 “검사의 가장 큰 혜택은 권한이 아닌 책임”이라며 “국민들로부터 받은 큰 권한을 무거운 책임으로 갚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그는 취임식에서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검찰이 한층 더 노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검찰은 지역에 숨어 있는 고질적 부패를 적극적으로 찾아 내 발본색원해 나가되 눈에 보이는 불법만이 아니라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원인까지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지역의 발전을 위해 시민들이 검찰에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와 가장 시급히 대처해야 할 불법과 비리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거기에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2006년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 당시 청와대 직원 사칭 10조원 통장개설 사기 등을 비롯해 사상 최대 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제이유그룹’ 사건 담당검사로 주수도 회장을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이처럼 부조리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그의 의지를 바탕으로 인천지검의 새로운 도약이 어떤 모습을 그려낼 지 궁금해진다.
그가 말하는 무겁게 떠안은 책임감처럼 인천시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인천지검의 모습을 기대한다.
글ㅣ류정희 기자 rjh@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