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를 받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임종사실이 알려지면서 ‘존엄사’에 대한 세인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현재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안락사’의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면서 생을 마감하도록 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회생 가능성이 전혀 없는 임종 과정의 환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환자와 가족 모두 고통도 뒤 따른다. 무의미한 생명 연장을 위해 경제적 지출도 과다하다. 특히 ‘생명존중’이 우선시 되는 바람에 환자의 자기 결정권과 고통에서 벗어날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2018년 지난해 2월 ‘존엄사법’이라 불리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돼 일부 환자들이 가족과 따뜻한 작별을 나누며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게 되기는 했다. 법의 주요 골자가 나을 가망이 없는 환자에게 죽음의 과정을 연장하는 불필요한 행위를 하지 말자는 것 이어서다.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올 초 연명의료에 속하는 의학적 시술의 종류를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도 마련돼 시행중이다. 이전까지 연명의료에 속하는 시술은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잔디광장 /조은길 잡초 뽑는 여자들이 납작 엎드려 훑고 지나간 시청 앞 잔디광장은 초록 콜타르로 미장을 하 듯 초록으로 만장일치다 만장일치로 주저앉아 있다 날 선 구둣발이 머리통을 마구 짓밟아도 구린 엉덩이로 숨통을 틀어막아도 만장일치로 침묵하고 민장일치로 인내하는 저 무지막지한 평화주의자들 가까이 가서 보니 아무도 들고 일어나지 못하게 서로의 오금을 껴당기고 있다 핏줄이 시퍼렇게 뒤엉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초록에는 제 살을 꼬집으며 참는 긴긴 설움의 가족사가 있다 - 시집 ‘입으로 쓴 서정시’ / 천년의 시작·2019 햇볕을 가릴 수 있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일렬로 나란히 앉아 잔디에 섞여 있는 풀을 뽑아나가는 여자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펼쳐진다. 그들이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면서 풀에 가려져 있던 잔디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때로는 뿌리가 뽑힐 때도 있지만 그 뿌리는 얽히고설켜서 한 몸처럼 되어 있다. 시인은 ‘만장일치로 침묵하고 만장일치로 인내하는 무지막지한 평화주의자들’이라고 말한다. 그 평화가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가는 ‘서로의 오금을 껴당기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을 때라는 것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이 통과되었다. 여야 대치정국으로 심의가 지연되다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뺀 ‘4+1협의체’의 수정안이 통과되었다. 여당과 공조한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은 모두 원내 교섭단체가 아니다. ‘+1’인 대안신당은 아직 정당도 아니다. 아무튼 의원 156명이 찬성하여 형식적으로는 다수결원리를 충족하였다. ‘합의가 안 되면 다수결’이 민주적 결정방식이다. 하지만 다수결이라 해서 무조건 정당한 것은 아니다. 올해 예산 476조원보다 9.1% 늘어난 512조원 규모의 확장예산인데 확장예산 자체는 찬성의견도 많다. 그러나 예산은 단순한 총액 문제가 아니다. 항목별로 세밀한 평가가 필요한데 그러한 평가가 생략된 채 졸속으로 이루어졌다. 심사과정이 공개되지 않고 속기록이 작성되지 않은 채 힘 있는 여야 의원의 지역구 잇속 챙기기는 여전하였다. 게다가 수입을 정하는 세법 등 예산부수법안에 앞서 통과되어, 얼마를 벌지도 모르는데 돈 쓸 데만 신경 쓴 꼴이 되었다. 다수결은 충분한 토론이 선행되어야 정당성을 가진다. 다
박물관은 오랜 옛 날부터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돼 온 모습을 통해 선인들의 지혜와 정신, 역사의 변천과정 등을 알 수 있는 소중한 문화시설이다. 즉 과거의 흔적이나 발자취, 뿌리를 알아볼 수 있는 역사의 체험·문화 교육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수원시에는 3개의 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최초로 2008년 10월에 수원박물관이 개관한데 이어 2009년 4월 수원화성박물관, 2014년 3월 수원광교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세 곳의 박물관은 공통적으로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수원지역에서 살았던 선조들의 생활상, 지역의 변천 자료 등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각 박물관이 특화된 주제를 갖고 운영되며 수원의 역사와 뿌리를 알게 해준다. 박물관별로 특성화 돼 운영되고 있는 수원시의 박물관들은 수원의 변화상,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한국스포츠, 한국 서예 등의 역사와 뿌리를 접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교육 공간이다. 우선 맏형격인 수원박물관은 수원에서 발굴, 발견된 선사시대부터의 유물을 전시한 ‘수원역사관’이 있다. 또 조선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인들의 다양한 서체와 서화를 볼 수 있는 ‘한국서예관’이 수
얼마 전 해양수산부가 ‘2020년도 어촌뉴딜300 사업 신규대상지’ 120곳을 선정·발표했다. 경기도에서는 ▲시흥시 오이도항 ▲안산시 행낭곡항 ▲평택시 권관항 ▲화성시 고온항 ▲화성시 국화항 등 5곳이 선정됐다. 인천에서도 ▲서구 세어도항 ▲강화군 창후항 ▲강화군 황산도항 ▲옹진군 장촌항 ▲옹진군 자월2리항 등 5곳이 뽑혔다. 이들 어촌에는 앞으로 3년간 국비·지방비(경기도 554억원, 인천시 497억원)가 투입된다. 이 사업비로는 선착장 정비 및 물양장 조성, 주변경관 정리, 커뮤니티센터 건축 등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사업이 펼쳐진다. 어촌뉴딜300 사업은 낙후된 어촌의 생활 인프라를 개선하고, 지역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가기 쉽고, 찾고 싶고, 활력 넘치는 ‘혁신어촌’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사업이다. 또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지역밀착형 생활SOC사업인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19년도 70개소를 선정한 데 이어 2020년도 신규대상지 120개소를 선정했다. 앞으로 2022년까지 총 300개소를 선정할 계획이라는데 2024년까지 약 3조 원(국비 2조1천억원, 지방비 9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지난 10일 국회에서 ‘민식이법’이 극적으로 통과됐다. 이에따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과속 단속 카메라(CCTV)’ 설치 의무화 ▲지방자치단체장의 신호등 우선 설치(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 ▲스쿨존 내 사망사고 가해자의 가중처벌(특정범죄 가중처벌 법률개정안)이 가능해졌다. 이 법안이 통과된 다음날 가중처벌이 무리하다는 등 문제를 제기한 일부 어른들이 있었다. 이들의 주장은 제한속도인 시속 30㎞를 지켜 운행하더라도 어린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참 얍삽한 어른들이다. 제한속도 30㎞가 어린이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면 20㎞로, 그래도 안된다면 10㎞로 낮추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책임을 어물쩍 어린이들에게 떠넘긴다. 돌발사고에 대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야비한 변명에 숨어서다. 어린이 행동은 본래 예측불허다. 그래서 학교 주변에서만이라도 저속운행을 하라는 것인데, 뭐가 시빗거리란 말인가. 기껏해야 3~5분 천천히 가는 것이다. 어린이 안전보호는 무조건이다. 그런데 경기북부 스쿨존 CCTV의 민낯은 너무 부끄럽다. 10개 지자체의 스쿨존 1천55곳에 달랑 66대만 달려있다. ‘민식이법’으로 어린이 교통안전에
현대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수원시 팔달구 교동 155-41 일대(팔달6구역 주택재개발)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이 13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섰다. 2천5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로 팔달구 재개발 첫 분양이다.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은 지하 3층~지상 15층 33개 동 규모로 조성되는 2천586가구 중 조합원분을 뺀 전용면적 39~98㎡ 1천550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걸어서 2~3분 거리에 분당선 매교역이 있으며, 850m로 걸어서 1호선 수원역을 이용할 수 있다. 또 매산로·효원로 등을 이용한 단지 진입이 쉽고, 영동고속도로 동수원IC, 경수대로 등으로 접근성도 좋다. 수원역에 있는 환승센터는 수원뿐 아니라 안산, 화성 등 인근지역을 운행하는 107개 노선 총 1천251대의 버스가 경유한다. GTX(수도권광역급행열차) C노선이 금정~수원 구간을 연장하면서 지난해 12월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수원발 KTX 직결사업(경부선 서정리역~수서고속철도 지제역)도 진행 중이며, 안산을 지나 인천까지 연결되는 수인선 연장사업(2020년 개통 예정)과 트램 도입도
1980~1990년대 까지만 해도 시청률 60% 넘는 인기를 누렸던 씨름은 팬들의 외면으로 2000년 이후 존재감을 상실, 침체를 거듭해 왔다. 출범 당시 모래판엔 전통을 구현하는 요소는 거의 없었다. 해가 거듭 할수록 스토리텔링이 약했던 것도 침체의 원인 이었다. 특히 이만기, 이준희, 강호동 등 개성 강한 몇몇 스타에게 의존하던 선수층이 엷어지면서 더욱 그랬다. 거기에 외환위기와 함께 프로팀이 해체되고, 체중 제한이 거의 없는 백두급 선수들의 비대화로 승부의 긴장감이 뚝 떨어져 팬들의 발길을 더욱 돌리게 했다. 이랬던 우리 전통 씨름이 부활의 날개 짓을 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모래판 ‘아이돌’로 불리는 젊은 ‘몸짱’ 선수들이 있다. 이들은 식스팩이 드러나는 근육질 몸매에 역동적인 씨름 기술까지 겸비해 시합 때 마다 관중을 사로 잡고 있다. 그러면서 ‘씨름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젊은 여성 팬들 또한 경기장으로 몰려들며 씨름의 부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덕분에 ‘씨름’ 연관 검색어가 연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는 등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얼마 전 씨름 경기 동영상하나가 유튜브 조회수 200만을 돌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