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이란 말이 나온지 33년 됐다. 1986년 3월, 월 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기고문 제목으로 사용되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내용은 잘 알려졌다 시피, 현대 직장 여성들이 승진의 단계에 이르면 부딪히게 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비유한 말이다. 그동안 이 장벽을 깨기 위해 세계 각국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럼에도 현실에선 아직도 더 높은 벽으로 존재하고 있다. 우리의 유리천장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이코노미스트는 2013년부터 매년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주요 회원국을 대상으로 평가한 유리천장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거기서 우리나라는 25점으로 2013~2019년 7년 연속으로 OECD 국가 중 유리천장지수 최하위에 머물러 있어서다. 유리천장지수는 간부직 내 여성 비율 ,관리직 내 여성 비율 ,성별 간 경제활동참여율 ,의회 내 여성 비율 ,성별 간 임금 차이 등의 10가지 지표를 평균해 결과를 산출한다. 100점 만점으로 지수가 낮을수록 여성 차별이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은행이 대표적이다. 2017년 기준 은행권의 총 임원 269명 중 여성은 18명으로 6.7%이다.반면
외박 /김수복 좀 더 쉬었다 갈게요. 하느님! 늦게 핀 들꽃도 꽃이잖아요 골목 안, 평생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핀 이 개망초꽃 두고 갈까요? 저 분도 바르지 않은 눈물 보이지 않으세요? 전 이 골목 안, 저 오래된 국숫집 담 밑에 핀 어머니 살아 돌아오신 꽃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하느님 좋아하시는 사람꽃도 피었네요 아직도 갈 곳 없어 다가오는 구름도, 아, 그 아득한 첫사랑 파도도 아직 피어 있잖아요. 저 해가 바다 너머 고요히 잠들기 전에 가지 않을래요 아무리 부르셔도 이 골목 안 저 사람꽃 질 때까지 복종하지 않을래요 하루만, 딱 하루만 사람꽃으로 피어 있을래요! -김수복 시집 ‘외박’ / 창비·2012 사람들의 골목에는 사람의 꽃이 피어있다. 그곳에는 어머니 살아오신 꽃과 아득한 사랑의 파도도 피었고 아직은 돌아가기에는 차마 다 피지 못한 자신, 차마 다 지지 못한 꽃들을 향한 강한 연민이 묻어 있는 작품이다. 시인의 노래처럼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이승은 우리의 영혼이 잠시 외출 나온 객지는 아닐까? ‘외박’의 시는 마치 외박 나온 병사처럼 복귀의 긴장감으로 하루하루 잠식되어가는 우리 자신이 두려움과 설
동두천 송라지구에 들어서는 1천11가구의 대단지 민간임대아파트와 중견 브랜드 아파트 한라비발디와 MOU를 체결하고 임시총회를 진행했다. 송라지구 디자인시티는 민간임대주택으로 한라비발디의 브랜드와 함께 2차 조합원 모집을 시작하며 타 조합아파트와 달리 임대로 거주 후에 최초 공급가격으로 분양전환이 가능한 협동조합형 민간 임대아파트이다. 지하 1층~지상 28층 총 9개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59㎡A, 59㎡B, 84㎡A, 84㎡B 4가지 타입으로 총 1천11가구로 구성된 송라지구 디자인시티는 입주 후 4년 후 분양전환이 가능하며 입주자의 필요에 따라 추가 임대연장 4년 후 현재 공급가격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 최종 승인이 완료된 동두천 국가산업단지는 총 사업비 1천117억 원이 투입되며, 조성 완료 시 863억원의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로 인해 지역 경제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입지면에서도 동두천 터미널과 대형마트가 단지 앞에 위치하고 있어 광역교통망과 생활 시설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한, 국가 하천으로 승격된 신천은 깨끗하면서 산책하기 좋은 하천으로 편의가 어우러진 풍부한 생활 환경을 누릴 수 있다. 부대시설은 단지내
호반그룹의 건설 계열 호반산업이 8일 ‘호반써밋 인천 검단 Ⅱ’의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인천 검단신도시 AA1블록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검단신도시에서도 중심이 되는 메인대로변에 위치한다. ‘호반써밋 인천 검단Ⅱ’는 지하 2층~지상 25층, 8개동, 총 719가구로 지어지며, 전용면적 72~107㎡의 다양한 타입으로 구성된다. 타입별 가구수는 ▲72㎡ 168가구 ▲80㎡(돌출형 발코니) 16가구 ▲84㎡ 322가구 ▲93㎡(돌출형 발코니) 19가구 ▲97㎡ 184가구 ▲107㎡(돌출형 발코니) 10가구다. ‘호반써밋 인천 검단Ⅱ’는 인근에 공항철도 환승역인 계양역이 위치해 있고, 인천 1호선 검단연장선의 101역(가칭)도 예정돼 있다. 검단신도시는 중심상업지구를 비롯해 넥스트 콤플렉스(예정), 인천 1호선 101역(예정)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가 중심대로를 따라 조성되고 있다. 또 검단-경명로간 도로가 신설(예정)되면 공항고속도로와 연결될 예정이고, 원당-태리간 광역도로도 사업 추진 중이다. 여기에 인천도시공사가 공항철도와 서울지하철 9호선의 직결 운행도 계획하고 있어 교
얼마전, 교양 잡지 ‘샘터’의 휴간 소식을 접한 독자들은 매우 안타까워 했다. 내년이면 창간 50주년을 맞고 2020년 2월호를 내게 된다면 통권 600호가 나오는 국내 최장수 교양지가 올 12월호를 마지막으로 발행을 중단한다고 해서다. 휴간 이유는 물론 가중된 경영난이다. 한때 50만부를 찍어낼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에는 2만부 이하로 줄어들어 최악을 기록한데다 연간 3억씩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결국 휴간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위축된 잡지시장의 현실을 피해가지 못한 샘터의 결정에 출판계는 더한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소식이 전해지자 샘터의 역사와 추억을 함께 한 독자들의 격려, 후원이 이어졌다. 정기구독 신청도 쇄도했다. 기업들도 지원의 뜻을 밝혔다. 덕분에 엊그제 휴간 방침이 철회됐다고 한다. 그러면서는 앞으로 계속 발행할 계획도 내놨다. 독자들의 힘을 받아 말라가는 샘물이 다시 솟아오르게 된것이다. 샘터에서 첫 글 샘물이 나온 것은 1970년 4월.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를 표방하며 창간호를 내면서 부터다. 당시 책값은 100원. “담배 한 갑보다 싸야 한다”는 김 전 의장의 뜻에 따른 것이
쥐구멍에 든 별 /이주희 숟가락질 설거지 냉장고 문 여닫기 얼마나 하고 싶었던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깁스를 하는 바람에 왼손의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다 백수 생활을 청산하듯 깁스를 풀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물 한잔을 따랐고 봄바람도 한 그릇 받았다 쥐구멍에 든 별이 알밤처럼 보였다 - 시집 ‘마당 깊은 꽃집’ / 푸른사상사 일상이 무의미 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밥먹고 씻고 자고 냉장고 문이나 여닫는 일, 이렇게 사는 것도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반문할 때가 있다. 하지만 살아간다는 건 대단한 명제가 있는게 아닐 것이다. 일상을 별 탈없이 평범하게 이어간다는거, 얼마나 고맙고 중요한 일인지 몸이 아파 불편해 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아무 일도 없는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최기순 시인
영조는 재위 40여년 동안에 금주령을 내릴 정도로 백성들의 살림이 팍팍했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뒤를 이은 조선의 제22대 정조는 어머니 회갑연에서 불취무귀(不醉無歸)라는 새로운 파라다이스를 말한다. 신하들이나 수원 화성을 축조하는 기술자들과의 술자리에서 정조는 늘 첫 마디로 했다는 이 한마디를 기억해야 한다. ‘불취무귀(不醉無歸),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한다.’ 이는 양반의 권위의식이 하늘에 닿던 철저했던 계급시대에 조선 하늘 아래 제1인자는 기술자 ‘따위’의 천민들과 어울려 마음껏 술을 마시며 ‘불취무귀’를 부르짖었던 것이다. 정조의 사랑을 받았던 다산이 유배생활 중 그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춘당대에서 임금을 모시고 공부하던 중 좋은 술을 큰 사발로 하나씩 하사받았는데, 그때 여러 학사들이 곤드레 만드레 되어 정신을 잃고 혹 남쪽을 향해 절을 하고 더러는 자리에 누워 뒹굴고 하였다”며 임금과의 술자리의 진풍경을 기록했다. 왕에 대한 예의범절이 지중한 엄격한 시절에 이런 장면이 있었던 것이다. 예의란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지난 날 여자의 목소리가 담장을 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