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기억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특히 추모하는 마음은 기억하는 자와 기억되는 자의 정서·신념·동지적 유기관계에 따라 그 깊이가 천차만별이다. 지난 21일 고(故) 노회찬 전 국회의원을 추모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고(故) 노회찬 의원 서거 1주기 추모사’는 그런 의미에서 심금을 울린다.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고인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결기도 묻어있어 더욱 그러하다. “여전히 부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운을 뗀 그의 글은 호흡마다 온통 슬픔이다. 그는 “노동자의 벗이자 우리시대 진보의 상징인 노회찬 의원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우리 모두 그분의 부재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비통하고도 애석한 일입니다”라고 애통한 심정을 쏟아냈다. 또 “노 의원님께서는 척박했던 진보정치 생태계 속에서도 꿋꿋이 약자를 위한 정치를 펼치셨습니다”라고 회상한 뒤 “일상을 살아내기만도 벅차 정치와 유리된 삶을 살아가던 수많은 이들에게 정치가 곧 삶이라는 것을 일깨우려 노력하셨습니다”라고 추억했다. 이어 “노동자의 권익, 소수자의 인권, 정의로운 사회, 차별 없는 세상. 당신의 손길이 향하는 데는 어김없이 낮은 곳이었습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이 있다. 당나라 때 임제선사의 어록에 담긴 말이다. 매순간 주어진 공간과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능동적이고 주체적 삶을 살아야 본인이 구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현대사회가 점점 구조화되고 세분화 되어 가면서 나타나는 요즘 세태를 보자면, 오히려 주인의식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자기희생과 자기헌신을 강요하는 고지식한 훈계어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급변하는 사회구조의 흐름과 왜곡된 조직문화가 만들어낸 폐단이자 병폐의 한 단면인 것이다. 사회란 저마다 자신에게 걸맞게 처한 상황에서 본분과 역할을 진솔하게 다하면 되는 것이다. 꿀벌들의 세계에는 그들만의 일정한 규범이 있어서 각자의 위치에서 이를 지키며 왕국을 건설할 뿐만 아니라 이를 유지하기 위해 각자의 맡은 바 소임을 다한다고 한다. 여왕벌은 평생 동안 적게는 50만 개에서 많게는 150만 개에 달하는 알을 3천여 개씩 매일 생산한다. 이후 육아를 담당한 벌들은 이들을 15일간 먹이고 키움으로써 일벌로 성장시키고, 이렇게 태어난 일벌들은 처음에는 집짓기와 청소, 육아를 담당하며 한 달여가 지나면 꿀을 따는 일을 하고, 그렇게 1주에서
대부분의 꽃은 일반적으로 일시에 피어나 져버리지만 무궁화는 연중 넉 달 가까이 끊임없이 피어나 질 줄 모르는 꽃나무다. 무궁화꽃 한 송이 한 송이는 너무나 단명하여 이른 새벽 태양과 함께 피어나 태양과 함께 지지만 다음날 아침이면 다시 동녘 하늘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또 새롭게 꽃을 피운다. 하루에 보통 작은 나무는 50송이 정도의 꽃이 피므로 100여 일 동안 피운 꽃을 합하면 한 해에 2천~5천여 송이의 꽃을 피우는 셈이니 다른 화목에서는 찾아 보기 어렵다. 때문에 무궁화는 곧 무궁(無窮)을 상징한다. 정부 공식 기념일은 아니지만 8월8일은 ‘무궁화의 날’이다. 정한 이유도 옆으로 누운 8자가 무한대(∞)의 무궁(無窮)을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월·일로 두번 직립(直立)시켜 정했다고 한다. 다른 여느 꽃보다 한참 늦은 7~10월에 걸쳐 100 여일 동안이나 피고지는 무궁화는 신라, 고려 때의 ‘근화’라는 이름을 거쳐 구한말 나라꽃이 된다. 특히 일제 강점기엔 무궁화가 피고 지고 또 피어난 다고 해서 명암(明暗)을 되풀이하면서도 결코 쓰러지지 않고 끝없이 이어가는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을 상징하기도 했다. 따라서 당시 무궁화는 민족의 염원인 독립에 대한 꿈,
포옹 /박선경 포옹에는 낮고 둥근 소리의 음역이 있지 얼굴과 얼굴을 파묻고 그 무엇도 아무 것도 아닌 단지 하나의 음이 되었을 때 잘 빚은 어둠 불룩해지는 항아리 둥글게 포개어진 우리의 포옹은 고통인 줄 모르고 괄호를 열지 마주 선 거울의 매혹처럼 빈자리를 채워가는 컴컴한 뒤통수들 -박선경 시집 ‘사물의 겹침’ / 시와에세이·2019 예술은 겹쳐 보이는 풍경에 유념한다. 그것은 마치 경계선 같고 혹은 다름의 만남이 주는 제3의 빛깔 같은 것이다. 박선경 시인의 이번 시집 ‘사물의 겹침’에서는 길고도 다양한 겹침을 노래하고 있는데, 그 중에 ‘포옹’은 사람과 사람의 겹침을 통해 낮고 둥근 소리를 듣고 서로 마주하는 것이 고통임과 동시에 매혹임을 겹쳐 말하고 있다. 우리가 포옹이 필요한 것은 바로 누구에게나 다름을 향한 연민의 시선이 그립고, 누구에게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어둠의 뒤통수가 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포옹은 갈증의 시간 속에 사는 나에게도 그대에게도 위로의 음역대를 둥글게 이루는 항아리 모양으로 오는 것이다. 문득 누군가와 겹쳐져 둥근 항아리를 그리고 싶은 날이다./김윤
한 남성이 여성의 뺨을 때리고 발차기를 시작한다. 여성이 맞는 걸 보며 옆에서 한없이 울기만 하는 남자아이. 남성의 폭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겁에 질린 여성이 바닥에 웅크리자 머리, 몸을 사정없이 때리고 이 같은 폭행은 2분 동안 이어진다. 폭행이 끝나고 남성은 아이의 울음소리가 거슬리는지 여성에게 빨리 아이를 재우라고 재촉한다. 한국말 서툴다고 상습적 아내를 폭행하고 이를 말리는 아들을 무차별 폭행하는 개인의 인권은 물론 국격에 치명적인 한국의 다문화가정 모습이다. 베트남 출신 아내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하는 남편의 모습이 담긴 영상에 네티즌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상습적 폭행이었고, 아들도 때린 적이 있다고 한다. 해당 영상을 올린 누리꾼은 베트남어로 “한국남편은 미쳤다”고 했다. 참으로 부끄럽고 개탄스럽다. 국제결혼은 통계청에 의하면 외국인과의 결혼건수가 6년 전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정부 차원의 국제결혼 건전화 조치가 이뤄진 데 따른 결과다.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비율은 줄어든데 반해 일본인 여성과의 결혼비율은 다소 늘었다. 다문화 출생 건수는 2년 연속 줄었다. 외국 출신부인의 국적은 베트남 27.7%, 중국 2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연날리기 대회에 갔다. 가서 보니 하늘 가득 연들이 날아오르고 있었다. 이를 본 아이는 아버지를 졸랐다. “아빠, 나도 연을 날리고 싶어” “날릴 수 있겠니?” “응. 날릴 수 있어. 사 줘” 하도 아들이 보채기에 아버지는 가게에 가서 연과 실타래를 샀다. 아이는 좋아라 하늘로 연을 날렸다. 연은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아이는 더 높이 자신의 연을 올라가게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다른 연이 자꾸만 방해를 하는 게 아닌가. 아이는 화가 나서 아버지에게 소리쳤다. “아빠, 다른 연들 땜에 내 연이 더 올라갈 수가 없어” “그야 할 수 없지” “아냐. 실타래에서 연줄을 끊어 버리면 내 연은 한도 끝도 없이 오를 거야” “그럼 안 되지” “아니야. 실타래에서 끊어 줄 거야” 아이는 정말 실타래에 감긴 연줄을 끊어 버렸다. 그러자 연은 더 위로 날아올랐다. 아이는 좋아서 손뼉을 쳤다. 그것도 잠시였다. 끝없이 날아오를 줄 알았던 연이 순식간에 곤두박질을 치
한국건강관리협회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암 발견자의 수는 2만2천211명으로 연평균 4천400여 명의 암 환자를 발견해 상급병원으로 전원하고 있다. 건협 건강증진의원에서 5년동안 암 검진을 받은 인원은 총 2천425만2천907명이며, 이 중 2만2천211명이 암진단을 받았다. 제일 많이 발견한 암은 갑상선암이 29.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위암 18.8%, 유방암 18.2%, 대장암 10.3%, 폐암 6.5%, 자궁경부암 6.2%, 기타암 4.8%, 간암 3.6%, 전립선암 2.0% 순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위암이 22.9%로 가장 많았고, 여성은 갑상선암이 36.6%로 가장 많이 발견됐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9.8%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고, 이어 50대, 40대, 70대 이상, 30대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대구, 인천, 경기도, 서울강남, 경상북도 순으로 높은 암 발견율을 보였다. 충북, 대구, 경기도, 서울강남, 부산지역에서 갑상선암, 전북, 인천, 제주, 충남, 서울동부 지역에선 위암 발견율이 높았으며, 경기도, 서울서부, 서울강남, 서울동부, 인천 수도권 지역에서 유방암, 인천, 제주, 강원, 경북, 서울동부 지역
하루 필요한 수분 섭취량 2.5ℓ 종이컵으로 8컵 정도 섭취 권장 식전 30분 물 마시기 폭식 예방 커피·알코올 음료 이뇨작용 촉진 체내 수분 밸런스 방해 도움 안돼 ‘황기’ 땀 멈추고 기력 증강 역할 무더운 여름 적합한 효능 갖춰 여름이 한창이다. 사무실 및 실내에는 늘 에어컨이 빵빵해서 틀어져 있어, 여름을 느끼기 힘들지만, 지난 12일 초복날에는 동네 삼계탕집과 치킨집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리고 휴대폰으로는 폭염주의보 재난문자가 발송되고 있으니, 올 여름도 덥긴 무지하게 더운가보다. 이렇게 더운 여름에는 기온이 올라가고, 우리 몸의 수분은 빠르게 증발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하게 된다. 물이 중요한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다이어트를 위해, 혹은 어떠한 신념을 위해 단식을 하는 사람도 물은 마셔야 한다. 사람이 밥은 굶을 수 있어도, 물을 섭취하지 않고서는 3일을 버틸수가 없으니, 수분섭취가 우리 몸에 중요하다는 것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우리 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수분 섭취량은 2.5ℓ으로,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1ℓ 정도의 수분을 제외하고, 대략 1.5ℓ 정도를 섭취해야 한다. 세계 물섭
국회의원들의 세비 반납 릴레이 버스킹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시작한 이 운동은 다음 주자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지목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 의원은 지난 19일 “세비 1천만 원을 ‘윤상원 기념사업회’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열사는 민 의원과 같은 조직에서 활동한 인연이 있다. 이어 20일 민의원은 ‘나경원 대표에게 고함(물귀신 작전)’이라는 제목으로 “국민에 대한 무한 책임지고 세비 반납 릴레이 버스킹, 나경원 의원을 지목합니다. 나경원 의원께서 이를 받고 여야교차 릴레이를 이어가시면 됩니다”라며 공을 넘겼다. 또 “앞으로 민생법안이나 추경예산 발목을 잡을 거면 최소한 본인의 세비는 반납하거나 기부하고 하라. 국민들은 정말 절박하다. 당신들처럼 풍요롭지 않다. 최소한의 양심·양식이 있으면 국민에게 면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세비 반납 버스킹으로 국민들께 최소한의 죄송함을 표현하자”는 압박도 했다. ‘민병두 표 날개 짓’이 ‘존경하는(?) 동료의원’들에게 ‘찻 잔 속 태풍’으로 그칠지, 정말 태풍이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