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전체 뼈 206개의 약 4분의 1이 모여 있는 곳이 사람의 발이다. 두 발에는 52개의 뼈가 있다. 거기에 38개의 근육, 214개의 인대가 있다. 손과 버금간다. 뿐 만 아니다. 모세혈관과 자율신경이 집중돼 있다. 그 만큼 신체 균형을 잡고 움직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발이 이처럼 놀라운 기능을 갖게 된 것을 진화의 결과다. 직립 보행이후 오랜 기간 생명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걷고 뛰다보니 효율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진화가 멈췄다고 한다. 이유는 신발의 등장 때문이라는 것이 학자들 주장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하이힐의 등장 이후 더욱 그렇다며 오히려 발이 퇴화하는 결과를 가져 왔다고도 한다. 여성의 하이힐은 원래 16세기 페르시아 기병의 승마용 신발에서 유래했다. 유럽에 전파된 이후 이상하게 변했다. 일상에서 별 쓸모없는 굽 높은 신발을 신는 것 자체가 부와 신분의 상징으로 변해서다. 그 중심엔 프랑스 루이 14세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작은 키를 보완하기 위해 10㎝ 빨간 굽이 달린 신발을 즐겨 신었고 권력의 상징으로 여겼다. 귀족들이 따라한 것은 물론이고. 20세기 들어서는 여성 구두의 대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런 복숭밭 /김태수 퇴근하여 느릿느릿 걸어 닿은 하숙집 해가 중천이었다 오뉴월 따끈따끈한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푸르던 벼잎, 그 땐 내 인생도 푸르던 벼들처럼 푸르렀던가 하숙집 문고리를 당기면 늘 툭 떨어지던 종이학 접힌 하나 펼치면 ‘선생님 복숭 사먹으러 가요. 춘자, 숙이 그렇다 내게도 그런 때가 분명히 있었던가 보다 이 시는 은근 감칠맛이 있다. 누구에게나 그런 자기만의 복숭밭이 있을 것이다. 미완의 사랑에 대한 미련 같은 것, 이만큼 지나서 보면 그래도 한창 뜨거운 피가 돌던 시절 아닌가, 진정한 사랑은 이미 지나간 자리에 찾아오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그것이 꼭 어느 한 사람에 대한 미련 보다는 지나간 청춘에 대한 아쉬움 일 것이다. 꽃 다 져버린 자리 허전해진 가슴에 더듬어 보는, 그 땐 그것이 지금 그리움으로 남을 순간일 줄 까맣게 몰랐을 것이다. /최기순 시인
인간에게 있어서 삶과 죽음이란 무엇일까? 의학적으로 죽음은 심장기능의 정지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죽음이란 ‘소생할 수 없는 삶의 영원한 종말’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죽음의 사전적 의미는 생명체의 삶이 끝나는 것 즉 생(生)의 종말을 가리킨다. 죽음에 대해 의학적으로 심정지설(심장정지설, 심폐정지설)과 뇌사설의 두 가지 견해가 있다고 하는데, 심정지설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장기 중 하나인 심장의 활동이 정지되는 것을 죽음으로 보는 것이며, 뇌사설은 전뇌의 기능이 불가역적으로 소실된 상태, 즉 뇌 전체의 기능이 완전히 상실된 경우를 죽음으로 본다고 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면, 태아→<출생>→사람(人)→<사망>→사체(死體)의 과정을 거친다. 인간은 출생해 육신을 자기 자신으로 여기며 애착하고 돌보다 죽음에 이르는 순간이 오더라도 누구나 육신에 대한 애착은 쉽게 버릴 수 없다고 한다. 육신에 대한 집착은 죽음에 이르러서도 사라지지 않고 다음 생에 태어나는 요소로 작용하기에 붓다께서는 육신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육신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수행으로는 부정관(不淨觀)이 있다. 수행자는 시신
1987년 6월 9일 한 젊은이가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백주대낮에 피투성이가 된다. 이날 연세대에서 열린 ‘6·10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후 가두 시위 도중 일어난 비극이다. 7월 5일 만 스무살의 나이로 그는 ‘불귀의 객(不歸之客)’이 된다. 고(故) 이한열 열사 이야기다. 당시 대학동기인 이종창에 의해 부축당한 채 피를 흘리는 사진이 뉴욕 타임스 등에 실리면서 전두환 군부독재의 폭압과 잔인함이 세상에 알려진다. 이보다 앞서 1월에 발생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함께 국민의 분노를 일으켜 6월 항쟁의 신호탄이 된다. 장례식은 7월 9일 ‘민주국민장’으로 치러진다. 젊은 영혼은 160여만 추모객의 오열 속에 연세대학교~신촌로터리~서울시청을 거쳐 빛고을 광주 5·18묘역에 묻힌다. ‘서럽다 뉘 말 하는가 흐르는 강물을/꿈이라 뉘 말 하는가 되살아오는 세월을/가슴에 맺힌 한들이 일어나 하늘을 보네/빛나는 그 눈속에 순결한 눈물 흐르네/가네 가네 서러운 넋들이 가네/가네 가네 한많은 세월이 가네/마른잎 다시 살아나 푸르른 하늘을 보네/마른잎 다시 살아나 이 강산은 푸르러.’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이한열 추모곡이다. 그해 여름 이후 젊은이들의 입
예천군의회가 지난해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로 이른바 ‘국외공무연수’를 하면서 버스 안에서 현지 여행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 접대부를 요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방의회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더욱 차가워졌다. ‘4년 임기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지역을 대표하는 책임있는 공직자로서 지역과 나라 망신을 제대로 시켰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지방의회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처신을 제대로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일은 무수히 많다. 2017년엔 엄청난 폭우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충북도의회 일부 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했다. 이때 당시 김학철 도의원이 국민을 쥐의 일종인 레밍에 비유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지방의원 국외연수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었다. ‘서울시 자치구 한 주무관’이라고 밝힌 공무원은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국외 연수엔 철저한 심사가 있어야 한다. 법령 보완을 통해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비난이 거세지면서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에서 관광 일정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비난이 잠잠해지면 지방의회가 관광성 국외 연수를 재개할 것이라고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군포관내 초등학교 12곳에서 신청을 받아 지난 3월에서 4월 ‘엄마손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은 1학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보행안전 수칙 및 방어보행 3원칙(서다-보다-걷다)에 대해 이론교육 후, 실제 학교 앞 신호등을 건너며 체험해보는 순서로 진행된다. 한번은 이론 교육 중 “사람이 다니는 길은 인도, 차가 다니는 길은 차도에요. 횡단보도는 사람과 자동차가 함께 지나가기 때문에 신호등과 같은 교통신호를 꼭 지켜야 해요”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횡단보도가 없는 차도를 건너는 어른을 본 적이 있어요”라고 얘기한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는 횡단보도를 제외하고 차도는 사람이 건널 수 없고, 건너면 안 된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의 눈에 보인 어른의 모습은 또 다른 기준으로 비춰지며 혼란스러움을 야기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정확한 규칙을 알고 스스로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차 교통신호 잘 지키기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갔지만,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지우고픈 생각에 이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
나는 올해 2월 발령받은 새내기 공무원이다. 발령받아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국가보훈처가 국가유공자분들과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는 막연한 짐작만 할 뿐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알지 못했다. 처음엔 내가 하는 일이 보훈가족 분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민원인 한분께서 나를 찾아 오셨다. 알고 보니 며칠 전 내가 어떤 일을 처리해 드린 분이었다. 어르신께서는 다른 볼일을 보러 경기북부보훈지청에 오셨다가 내가 생각이 나 인사하러 들렀다며 웃으며 말씀 하셨다. 그때서야 나는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국가보훈처에서 일하는 보람을 느꼈다. 국가보훈처에서 일한 지 채 4개월이 되지 않았지만 지금껏 만나 뵌 국가유공자 분들은 모두 나라에 공헌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셨다. 그리고 그 분들은 굉장히 친절하셨고 한분 한분 마음이 따뜻하셨다.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신 분들을 위해 그 다음 세대가 경의와 존경을 표하고 보답하는 것은 건강한 나라를 위한 기본 토대라고 생각한다. 국가보훈처가 하는 일이 그러한 일이고 내가 하는 일이 건강한 나라를 위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 자부
지금 열리고 있는 제58회 베니스비엔나레 제목이다. 총감독 헤이워드갤러리 디렉터 랄프 루고프(Ralph Rugoff)가 제안한 사유성 단어이다. 올해는 이제 더 이상 국가별 분쟁이나 국가적 역사나 문화, 국제정세에 관한 어려운 문제를 다뤄왔던 비엔나레라는 대규모 전시에서 나타나는 주제의 피로감을 거절 한다. 동시대 미술이라는 글로벌 시스템에서 90개국이 참가하는 비엔나레는 탈지역주의, 탈중심주의을 표방하며 서로 연결하고, 서로 저항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며 매번 새로운 관점에서 미술을 보게 한다. 수원미술의 향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하며, 2017년 행궁재 주관으로 수원-유럽 아트프로젝트 진행하여 제57회 베니스비엔나레와 5년마다 독일에서 열리는 카셀도쿠멘타를 다녀왔다. 예술가는 꿈을 꾸는 사람이고, 꿈을 주는 사람이라 했던가. 서울의 변방처럼 보여지고, 취급되는 수원미술에 대한 오랜 문제점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찾고, 이는 어쩜 변방 미술처럼 취급 되어온 섬유예술이라는 전공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대한 해결을 위한 여정이기도 했다. 비엔나레에서 노익장의 깊이를 알록달록한 색의 거대한 실뭉치들을 설치해 최고의 포토존이 된 섬유예술가 쉴라 힉스(Sheila
대통령 당선이전 ‘부동산의 귀재’로 불리던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강연에는 항상 돈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 항상 몰렸다. 그가 손대는 땅이나 건물이 황금으로 변한다 해서 노하우를 듣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5년전 1회 강연료가 150만 달러(약 15억9천만 원)를 웃돌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억만장자 워런 버핏에 비하면 이 또한 약하다. 1회 강연에 수십억 원씩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다. 비슷한 시기 ‘버핏과의 점심’ 가격이 346만 달러(약 36억8천만 원)였다. 강연료가 비싸기로는 재계뿐만이 아니다. 정계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역임 등 전직에 따라 값도 천문학적으로 바뀐다. 강연료 최고 기록은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25년 전에 세운 100만 달러(약 10억6천만 원)다. 이밖에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부부는 45분 강연에 50만 달러(약 5억3천만 원)를 받아 분당 1천200만 원의 기록을 세운적도 있어 ‘강연 갑부’로 통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대부분 100만~300만 원이고 특급이 500만 원 선이다. 물론 최고경영자나 재테크 관련 모임에선 1천만 원 이상으로 치솟기도 한다. 그래도 몸
안부 /주선화 당신, 맞지 않는 마음을 입고 있나요? 구겨져 버린 심장을 날 선 칼같이 세우고 싶은가요? 산사자나무 갈기를 상상해보세요 푸른 호랑가시나무는 어때요 한 마음이 다음 마음에게로 옮겨가는 일에도 예의는 있어야죠 정중한 로즈마리, 아니면 페파민트 눈물로 배웅해드리면 어떨까요? 어떤 향기여야 내 마음마저 사로잡힐까요? 오늘은 어떤 바람이 불어올까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일이 제일 어렵다는 걸 당신, 잘 사시나요?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어려운 이 질문에 시인은 명쾌하게 답을 던진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면 된다’고. 하지만 이런 가장 평범한 삶이 제일 어렵다는 걸 우리는 잘 안다. 잘 먹기 위해서는 안정된 생활이 보장돼야 하는데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또 얼마나 힘든 시간들을 견뎌야 하나. 잘 싸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하는데 한두 군데 병을 갖고 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나. 잘 자려면 마음이 편해야 하는데 걱정거리가 생기면 하룻밤에도 만리장성을 쌓았다가 부수는 고민이 쉽게 해결된다면 세상 삼라만상에 무슨 근심이 있을까. 가장 쉬운 일이 가장 어렵고, 가장 쉬운 일을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