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의 둘레는 5.7㎞(4천600보)로 한양도성의 약 1/3, 면적은 약 1/10이 된다. 수원화성은 한양도성보다 규모는 작지만, 지방 읍성과 비교하면 큰 편에 속한다. 보통 읍성의 경우 둘레는 1㎞ 내외로 지금도 잘 남아있는 낙안읍성은 1.4㎞, 해미읍성은 1.8㎞이니 수원화성이 얼마나 큰 읍성인지 알 수 있다. 정약용이 수원화성을 처음 계획할 때는 3천600보(4.3㎞)였으나 공사 도중 정조에 의해 1천보가 늘면서 거대 읍성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성문(城門)의 개수는 성곽의 크기와 관계있다. 수원화성은 규모가 커서 성문이 많이 필요하지만, 지형적으로 보면 남북은 평지로 트여 있고 동서는 산으로 막혀 있는 평산성(平山城) 형태이다. 그러므로 대문은 남·북성에만 설치하고 동·서성에는 비상시에 사용하는 암문(暗門)만 있어도 충분했다. 그러나 수원화성의 격을 도성과 맞게 하려고 사대문을 만들고 여기에 암문 5개를 설치한다. 대문은 성곽의 위계를 표현하기 위해 높은 육축과 누각을 세우고 암문에는 보통 적군의 눈에 띄지 않게 이런 시설을 만들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수원은 하천이 도시를 관통하므로 물이 들어오는 곳과 나가는 곳에
역사는 기록이다. 또 기록은 역사가 된다. 예로부터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말고는 다른 이의 손을 타지 않게 한 이유다. 그래서 조선실록 편찬의 토대인 ‘사초(史草)’는 왕이라도 볼 수 없었다. 그런 원칙이 있어 사관들의 직필(直筆)이 가능했다. 국정과 시정, 관원들의 잘잘못이 고스란히 담긴 사초가 있어 실록은 완성됐고 후대에 남겨진다. 그러나 이로인한 사화(士禍)도 있었으니 ‘옥의 티’겠다. 현대도 다르지 않다. 다양한 손들이 각각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 여전히 권력의 중심에서 일어나는 일은 국가가 기록·보존한다. 대통령기록관이 대표적이다. 대통령기록물은 15년(사생활 기록물은 30년) 비공개지만 관할 고등법원장이 영장을 발부하면 열람 및 사본제작, 자료제출이 가능하다. 검찰이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한 것은 모두 네번이다.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직후 대통령기록물 유출 논란 때 ▲2013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의혹 때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의혹 수사 때 ▲201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댓글 개입 논란 때 등이다. 결과는 비극이다. 타인에 의한 기록이 불러온 한계라는 생각이다. 반면,
경기도가 골목상권을 지원하기 위해 ‘골목상권 조직화 지원’, ‘희망상권 프로젝트’, ‘노후상가거리 활성화’ 등 3가지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에 올해부터 2022년까지 4년 간 총 412억을 투자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경제공동체’ 조직화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골목상권은 지역경제의 핵심 주체이기 때문이다. 이번 지원 사업은 단순히 주차장을 만들고 치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도의 설명에 따르면 지역 골목상권이 당면한 문제를 공동체 스스로 진단하고 해결하는 역량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도 관계자는 “구도심 붕괴문제나 과당경쟁, 젠트리피케이션(상권 내몰림 현상) 등 개인이 아닌 지역사회 구성원이 함께 고민해야할 문제들을 상인 공동체를 통해 체계적으로 풀어 가는데 목적을 뒀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내용은 골목상권 상인은 물론 지역경제인, 지역주민, 대학, 도-시군 등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협력 협의체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또 전담 매니저를 투입해 소상공인들을 경제공동체로 조직한 뒤 상권분석·컨설팅, 경영교육, 현장체험 등을 실시해 개별 점포의 한계를극복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어떤 성과를 낼지 궁금하다. 아울러 노후 상가거리를 활성화시키는
경기도가 추진 중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수도권순환고속도로’ 명칭 변경에 대해 서울시와 인천시가 최종 합의해 속도를 내게 됐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 개정에 동의하는 내용의 동의서를 도에 공식 통보했다. 서울시 뿐 아니라 서울외곽순환도로가 경유하는 송파, 노원, 강동 등 3개구도 명칭 변경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도는 이달 중순까지 ‘도로의 노선번호 및 지명 관리에 관한 규칙’에 근거해 관련 준비 절차를 마치고 국토교통부에 명칭 변경을 공식 건의할 계획이다. 명칭 변경 건의서가 제출되면 국토부는 행정안전부, 한국도로공사 등 관계부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도로관리심의위원회에 상정해 변경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명칭 변경에 따른 교통 표지판 교체비용은 원칙적으로 도로관리청인 시군구 지자체가 부담하되 재정 여건상 어려울 경우 광역 지자체가 정비계획을 수립해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해 3월 도지사 선거 당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라는 이름은 서울 중심의 사고”라며 “도지사가 되면 이름부터 바꿀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이후 도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이름을 ‘수도권순환고속도로’로 바
경기도와 도내 시·군이 부동산 실명법 위반 등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고도 걷어 들이지 못한 돈이 1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징수 시효 경과 등으로 결손처리된 금액도 2천억원이 넘었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1995년 부동산 실명제 시행 이후 지난 3월까지 도와 각 시·군이 명의신탁 등으로 부과한 과징금은 4천826건에 모두 5천433억여원이다. 명의신탁이란 부동산 실권리자가 타인 명의로 등기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 가운데 39.8%인 2천165억여원(2천693건)만 징수 완료됐다. 절반에 가까운 2천422억여원(44.5%·1천338건)은 징수 시효 5년 경과 등의 이유로 결손되거나 감액처리됐다. 나머지 과징금 가운데 807억여원(744건)은 채납 상태며 38억1천900만원(51건)은 징수기간이 남았다. 시·군별로 체납 누적액이 가장 많은 곳은 용인시로 174억여원(49건)에 달했다. 이어 화성시 139억여원(28건), 평택시 69억여원(63건), 고양시 60억여원(69건) 등도 수십억원의 체납액을 걷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체 부과액 결손·감액 처리 돈이 60.2%에 달하는 셈이다. 개발제한구역 내 건축 및 용도변경, 토지 분할·변경, 물건 적체나 벌
몸 전체 뼈 206개의 약 4분의 1이 모여 있는 곳이 사람의 발이다. 두 발에는 52개의 뼈가 있다. 거기에 38개의 근육, 214개의 인대가 있다. 손과 버금간다. 뿐 만 아니다. 모세혈관과 자율신경이 집중돼 있다. 그 만큼 신체 균형을 잡고 움직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발이 이처럼 놀라운 기능을 갖게 된 것을 진화의 결과다. 직립 보행이후 오랜 기간 생명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걷고 뛰다보니 효율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진화가 멈췄다고 한다. 이유는 신발의 등장 때문이라는 것이 학자들 주장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하이힐의 등장 이후 더욱 그렇다며 오히려 발이 퇴화하는 결과를 가져 왔다고도 한다. 여성의 하이힐은 원래 16세기 페르시아 기병의 승마용 신발에서 유래했다. 유럽에 전파된 이후 이상하게 변했다. 일상에서 별 쓸모없는 굽 높은 신발을 신는 것 자체가 부와 신분의 상징으로 변해서다. 그 중심엔 프랑스 루이 14세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작은 키를 보완하기 위해 10㎝ 빨간 굽이 달린 신발을 즐겨 신었고 권력의 상징으로 여겼다. 귀족들이 따라한 것은 물론이고. 20세기 들어서는 여성 구두의 대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런 복숭밭 /김태수 퇴근하여 느릿느릿 걸어 닿은 하숙집 해가 중천이었다 오뉴월 따끈따끈한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푸르던 벼잎, 그 땐 내 인생도 푸르던 벼들처럼 푸르렀던가 하숙집 문고리를 당기면 늘 툭 떨어지던 종이학 접힌 하나 펼치면 ‘선생님 복숭 사먹으러 가요. 춘자, 숙이 그렇다 내게도 그런 때가 분명히 있었던가 보다 이 시는 은근 감칠맛이 있다. 누구에게나 그런 자기만의 복숭밭이 있을 것이다. 미완의 사랑에 대한 미련 같은 것, 이만큼 지나서 보면 그래도 한창 뜨거운 피가 돌던 시절 아닌가, 진정한 사랑은 이미 지나간 자리에 찾아오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그것이 꼭 어느 한 사람에 대한 미련 보다는 지나간 청춘에 대한 아쉬움 일 것이다. 꽃 다 져버린 자리 허전해진 가슴에 더듬어 보는, 그 땐 그것이 지금 그리움으로 남을 순간일 줄 까맣게 몰랐을 것이다. /최기순 시인
인간에게 있어서 삶과 죽음이란 무엇일까? 의학적으로 죽음은 심장기능의 정지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죽음이란 ‘소생할 수 없는 삶의 영원한 종말’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죽음의 사전적 의미는 생명체의 삶이 끝나는 것 즉 생(生)의 종말을 가리킨다. 죽음에 대해 의학적으로 심정지설(심장정지설, 심폐정지설)과 뇌사설의 두 가지 견해가 있다고 하는데, 심정지설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장기 중 하나인 심장의 활동이 정지되는 것을 죽음으로 보는 것이며, 뇌사설은 전뇌의 기능이 불가역적으로 소실된 상태, 즉 뇌 전체의 기능이 완전히 상실된 경우를 죽음으로 본다고 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면, 태아→<출생>→사람(人)→<사망>→사체(死體)의 과정을 거친다. 인간은 출생해 육신을 자기 자신으로 여기며 애착하고 돌보다 죽음에 이르는 순간이 오더라도 누구나 육신에 대한 애착은 쉽게 버릴 수 없다고 한다. 육신에 대한 집착은 죽음에 이르러서도 사라지지 않고 다음 생에 태어나는 요소로 작용하기에 붓다께서는 육신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육신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수행으로는 부정관(不淨觀)이 있다. 수행자는 시신
1987년 6월 9일 한 젊은이가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백주대낮에 피투성이가 된다. 이날 연세대에서 열린 ‘6·10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후 가두 시위 도중 일어난 비극이다. 7월 5일 만 스무살의 나이로 그는 ‘불귀의 객(不歸之客)’이 된다. 고(故) 이한열 열사 이야기다. 당시 대학동기인 이종창에 의해 부축당한 채 피를 흘리는 사진이 뉴욕 타임스 등에 실리면서 전두환 군부독재의 폭압과 잔인함이 세상에 알려진다. 이보다 앞서 1월에 발생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함께 국민의 분노를 일으켜 6월 항쟁의 신호탄이 된다. 장례식은 7월 9일 ‘민주국민장’으로 치러진다. 젊은 영혼은 160여만 추모객의 오열 속에 연세대학교~신촌로터리~서울시청을 거쳐 빛고을 광주 5·18묘역에 묻힌다. ‘서럽다 뉘 말 하는가 흐르는 강물을/꿈이라 뉘 말 하는가 되살아오는 세월을/가슴에 맺힌 한들이 일어나 하늘을 보네/빛나는 그 눈속에 순결한 눈물 흐르네/가네 가네 서러운 넋들이 가네/가네 가네 한많은 세월이 가네/마른잎 다시 살아나 푸르른 하늘을 보네/마른잎 다시 살아나 이 강산은 푸르러.’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이한열 추모곡이다. 그해 여름 이후 젊은이들의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