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일요일 아침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온 국민이 기뻐하고 있다. 인터넷 기사에는 “와! 경쟁작들 대단하던데 그 속에서 황금종려상이라니… 봉감독 영화들은 대중성과 함께 메시지가 있어서 좋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대한민국의 경사입니다” “허허 기가 막히다. 내 생애에 황금종려상 한국영화를 보다니” 등 봉감독의 경사를 내 일처럼 좋아하는 국민들의 댓글들이 경쟁적으로 달리고 있다. 가운데 “우리나라는 정치만 빼면 정말 최고다”라는 댓글이 유독 눈에 띈다. 그 누리꾼의 말에 반박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케이팝 스타, 손흥민, 류현진 등 스포츠 스타들이 국위를 선양시키고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봉준호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 등이 출연한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수상, 한국영화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유독 정치 쪽만 구태를 벗지 못하고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봉준호 감독은 세계 영화계의 거장으로 우뚝 섰다. 뿐 만 아니라 한국영화의 국제적 위상 역
5월 31일은 미국의 국민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 1819-1892)이 탄생한 지 200년이 되는 날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휘트먼이 재학했던 버지니아대학을 비롯해 많은 곳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방향을 잃고 유랑하는 오늘의 현실에서 그의 예언적 선언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855년 휘트먼이 자비로 출판한 ‘풀잎’은 미국 문단과 문화계에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가져왔다. 당시의 전통적인 시 형식을 파괴한 자유시를 시도했을 뿐 아니라 몸과 마음이 자유로운 인간정신을 구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20세기 미국시인 랭스턴 휴즈(Langston Hughes)는 “휘트먼은 미국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었으며 ‘풀잎’은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가장 위대하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초판 발간 이후 작고할 때까지 거듭 개정 증보판을 낼 정도로 공을 들인 ‘풀잎’은 휘트먼의 시정신의 집약체이다. ‘풀잎’은 ‘나 자신의 노래(Song of Myself 1)’로 시작한다. 나는 나 자신을 찬미하고 나 자신을
각루(角樓)는 보통 방형(方形)의 왕궁이나 성곽의 담장 모퉁이에 설치돼야 한다. 그런데 수원화성의 배치형태는 방형이 아닌 원형(圓形)에 가깝다. 원형 성곽에 각루를 설치하게 된 것은 수원화성의 위계를 높이기 위한 정조의 의지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각루 건립 계획은 처음에는 없었고 을묘년(1795) 행차가 끝나고 진행한 2차 공사에서 도입됐다. 서남각루는 팔달산 남쪽에 있는 용도(甬道, 성안에 무기나 양곡을 운반하며 양쪽에 담으로 쌓은 좁은 길) 끝에 있다. 서남각루를 제외한 3개 각루는 그나마 성곽 모퉁이에 있지만, 이 각루는 성곽에서 튀어나온 용도의 끝에 위치하게 됨으로써 모퉁이와의 상관관계가 없다. 만약 용도가 없었다면 남성(南城)과 서성(西城)이 만나는 현재 서남암문의 자리에 각루를 설치했을 것이다. 그렇게 설치했다면 용도로 인해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위계를 위해서 만든 각루의 의미가 퇴색됐을 것이다. 건물의 방향을 살펴보자. 서남각루의 건물 방향은 동서를 하고 있지만, 나머지 3개 각루는 남북을 정면으로 하고 있다. 수원화성 행궁은 동향을 하지만 수원화성의 주요방향은 남북방향이다. 십자각인 동북각루과 서북각루의 건물은 북향하고
A는 2016년에 임대 중인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기로 계약했는데, 잔금일이 다가오는데도 임차인이 건물을 비워주지 않고 있었다. 매매계약서에 건물을 비어 있는 상태로 넘긴다는 조건을 달아뒀으므로, 계약조건 미이행으로 계약이 해지될 것을 걱정한 A는 어쩔 수 없이 임차인에게 명도비를 주어 건물에서 나가게 했다. A는 양도소득세를 신고하면서, 기존 임차인에게 지급한 명도비용을 필요경비로 공제해 양도소득세를 신고했다. 몇 년 후, A는 담당 세무서로부터 과세통지서를 받았는데, 2016년 양도소득세 조사결과 명도비용은 필요경비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양도소득세를 추징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과세당국은 부동산을 양도하는 거주자가 부동산매매계약서 상 임차인을 퇴거시키기로 하는 계약조건을 이행하기 위하여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명도비용은 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필요경비도 아니고, 양도인에게 지급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양도소득의 필요경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계속 해 왔으므로, 이 건에 대해서도 필요경비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A는 억울한 마음에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는데, 조세심판원은 A의 손을 들어주었다.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건물의 상태가 공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가 설전을 벌여 주목을 받고 있다. 최 위원장은 ‘타다’ 서비스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는 이 대표를 향해 “무례하고 이기적이다”라고 대놓고 비판했고, 이 대표는 “이 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 하며 비아냥거리는 뉘앙스로 받아쳤다. 정부의 장관급 인사와 기업 대표가 이렇게 맞붙는 모습은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다. 각종 권한을 가진 정부가 ‘갑’이라면 그 눈치를 봐야 하는 기업인은 ‘을’이었다. 따라서 기업인이 정부 관료, 특히 힘 있는 장관급 인사를 들이받는 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만일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규제에 묶이거나 국세청의 세무조사 등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인이 이처럼 정부 관료와 ‘맞짱’을 뜨는 모습을 보이는 건 정부의 대(對)기업 정책이 그만큼 투명해지고 공정해졌다는 의미도 된다. ‘괘씸죄’나, ‘기업 손보기’가 더는 용납되는 사회가 아니라는 반증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이 설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가능하다. 하지만 역시 누가 됐든 ‘싸움’의 모습을 보이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민은 정치권의 막말 싸움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관료와 기업인까
지난 20일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50살 남편과 46세 아내, 17세 고등학생 딸이 흉기에 의해 목 부위를 찔리고 베인 채 사망한 것이다. 중학생 아들이 사망자들을 발견했다. 아들의 말을 종합할 때 가족은 최근 심한 경제난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남편이 목제 가구 부품을 만들고 조립하는 목공 작업소를 운영했지만 최근 경영난으로 억대 빚을 졌고 부채 이자만 매월 수백만 원에 달해 절망에 빠진 상태였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로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아들은 경찰에 “평소 경제적인 문제로 심각한 대화를 자주 했다” “사건 전날 밤 부모님과 누나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비관적인 대화를 나눴고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의정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시신 부검을 의뢰했는데 남편의 시신에서는 ‘주저흔’이 나왔다. 주저흔이란 자해의 과정에서 망설인 흔적이다. 딸의 손등에서는 약한 ‘방어흔’이 확인됐는데 이는 가해자의 공격을 막으려 할 때 생기는 상처다. 딸에게서 방어흔이 발견됐다는 것은 생명의 위기를 느끼는 극한상황에서 살고 싶었다는 뜻이다. 경찰은 부검 결과와 아들, 이웃 등 주변 진술로 미루어
골프규칙은 플레이어에게 부당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제방법이므로 많이 알고 있으면, 즐겁고 유익한 라운드가 될 것입니다. - 땅에 볼이 박혔을 경우 우선 주변의 잔디 길이를 확인해야 합니다. 잔디의 길이에 따라 구제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페어웨이나 혹은 페어웨이처럼 짧게 잔디를 잘라놓았다면 벌타 없이 집어 올릴 수 있습니다. 집어 올린 볼은 홀에 가깝지 않은 장소에 드롭 해야 합니다. 이때에 볼을 닦아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러프처럼 풀이 긴 장소와 해저드 내에서는 구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 볼에 닿아있는 모래를 정리하는 고무래를 치우고 싶은 경우 이것은 인공 물건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이므로 볼이 여기에 닿아 정지한 경우에는 제거해도 상관없습니다. 그 때에 볼이 움직여도 벌타가 없고, 리플레이스해도 됩니다. 만약 볼이 그 장애물 위에 있을 때는 볼이 있던 장소 바로 밑에 홀과 가깝지 않은 장소에 드롭하면 됩니다. 그리고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로 인해서 볼이 움직일 때, 그 볼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것(사람이 붙들고 있는 깃대나 플레이어의 휴대품을 제거하는 것)은 제거할 수 없습니다. - 볼 뒤의
리더십의 사전적 의미는 ‘무리를 다스리거나 이끌어 가는 지도자로서의 능력’이며 보통 지도력이라는 말로 순화해서 사용한다. 지도력이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사람들의 무리를 체계적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지도자는 공식적인 권한을 가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지도력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다른 여러 가지 중에 ‘특성, 상황적 상호소통, 기능, 행동, 힘, 전망과 가치, 카리스마와 지적능력’을 포함하는 이론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도자를 ‘이상으로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사람들을 연합시키는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따라서 조직체는 탁월한 임무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지도자들의 지도력을 강화 시키는 강력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보통은 지도자들이 특별한 개인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여겨지지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태생적인 지도자들’의 범주가 있다는 일관성 있는 증거를 도출해 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를 보면 모든 지도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자질들의 일정한 범주는 없는 것 같다. 대신에 특정한 집단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
허무맹랑 /박세현 허무맹랑한 일들이 좋다 허무하거나 맹랑한 말들 역사들 사람들 국가들 선언들이 좋아졌다 왠지는 나도 모를 일 허무맹랑에는 답이라 할만한 게 없다 그것이 좋을 뿐이다 뜻있는 삶이라는 문장처럼 뜻없는 말은 없을 것이다 그런 건 없고 있어서도 안 될 것 같다 허무맹랑한 삶이라면 모를까 매일 밥을 먹고 매일 잠을 자고 매일 자판을 두드리고 매일 매일 시인은 “허무맹랑한 일들이 좋다”라고 고백한다. 누군가의 질문이나, 자신이 해온 작업에 대한 장고 끝에 나온 진지한 답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문득’과도 같은 문장의 포렴(布簾)이다. 이 포렴 앞에서 그는 젊은 날에 갈망했던, 시에 대한 모든 물음들을 한꺼번에 무화시켜버린다. 하지만 그 ‘답’은 시가 전혀 쓸모없다거나 추방시켜야 할 무엇으로 향하지 않는다. ‘허무맹랑’이라는, ‘의미-의-없음’의 세계 혹은 도저한 ‘무위’(無爲)에서도 시는 고고한 빛을 잃지 않는다는 말이다. 바로 여기서 시인은 자신이 쌓아온 내력과 믿음을 일순간 단절시키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