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는 의사가 “당신은 지금 알코올 중독 상태입니다”라고 진단을 내려도 쉬 수용하지 않는다. 대부분 “이 정도 안마시고 어떻게 사회생활을 하느냐?” 반문한다. 현대인은 상당수가 일중독 상태임에도 역시 “지금처럼 치한 경쟁사회에서 이 정도 일 안하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나?” 반문한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집단적인 일 중독증 상태에 빠져 있으며 그러한 일 중독증의 해악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마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신과전문의 이홍식 교수는 “일중독증은 업무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병리현상을 일컫는 말로 현대사회가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사회적 성인병”이라고 설명했다. 일중독증은 알콜중독이나 약물중독처럼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을 너무 많이 하거나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강박관념이 누적되는 과정에서 신체에 질병이 생기거나 지방발령을 받는 등 특정한 계기가 발생하면 기력을 상실하고 탈진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경우 환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점점 예측할 수 없고 변덕스런 행동을 보이다가 가족이나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인수한 전장·오디오 전문업체인 하만(Harman)이 글로벌 무선스피커 시장에서 4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시장조사업체 ‘퓨처소스 컨설팅’에 따르면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JBL과 하만카돈은 지난해 전 세계 무선스피커 시장에서 수량 기준으로 35.7%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 제공
4월 임시국회가 주식투자 논란을 빚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강 대 강 대치’에 발목이 잡혔다. 소집된 지 일주일 가까이 지났으나 여전히 의사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 임명 강행에 따른 여야 간 갈등이 해소되기도 전 이 후보자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면서 시계제로의 정국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신경전도 국회 정상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5당 원내지도부는 지난주 임시의정원 및 임시정부 100주년 행사를 위해 함께 중국 출장길에 올랐으나 정작 4월 국회와 관련한 입장 조율에는 진전이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오는 15일쯤 회동, 4월 국회 정상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나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최대 쟁점은 이 후보자의 거취 문제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주식거래에 불법이 없었고, 보유주식을 전량 처분했음을 강조하며 이 후보자를 엄호하
광어와 도다리, 생김새는 납작한 것이 둘이 닮았다. 하지만 다르다. 구별하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광어 눈은 왼쪽, 도다리 눈은 오른쪽에 쏠려 있다. ‘좌광 우도’로 기억하면 된다. 이중 광어는 ‘자산어보’에서는 ‘넙치 접’자를 써 ‘접어’로 소개하고 있다. ‘본초강목’에는 나라를 상징하는 물고기로 기록돼 있다. 사실 광어는 사투리다. 넙치가 표준말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광어라는 이름으로 널리 불리면서 광어도 표준말로 대접받게 됐다. 넙치라는 이름은 넓적한 생김새에서 파생된 말이며 광어는 廣(넓을 광)자에 魚(물고기 어)자를 붙여 만들어졌다. 광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횟감 중 하나이다. 고기 맛이 좋은데다 대량 양식에 성공하면서 대중화된 결과이다. 그런데 광어회를 좋아하기는 북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당시 생포된 승조원은 체포 후 심문과정에서 심경의 변화를 알리며 첫 소감을 ‘광어회가 먹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 였다니 말이다. 또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피살당한 김정남도 일본에선 참치회보다 광어회만 즐긴 광팬으로 전해진다. 1980년대 양식에 성공한 후 지금이야 어시장과 횟짐 수족관에 널
황무지 /이사라 죽도록 달려도 사람은 안 보이는 그 곳이 황무지인데 아직 네가 찾지 않은 내가 황무지이듯 아직 내가 돌보지 않은 네 마음 아직 내가 손대지 않은 네 몸 아직 내가 눈 마주치지 않은 네 세상 우리가 아직 못 만났어도 그늘만이 뜨고 지는 곳이지만 그렇게 황무지는 버려진 곳이 아니어서 우리가 드디어 만났어도 끝 모를 풍화만이 가득할 그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뒤엉켜 켜켜이 함께 살아가고 있을 그 세상에서 네가 찾은 황무지가 나이기를. 시인의 시집 ‘저녁이 쉽게 오는 사람에게’를 만나는 것은 얼마 전이다. 따스한 시선으로 항해하는 빛의 그름을 타고 삶의 도정에서의 인내와 사랑, 또 깊은 사유의 결정체로 목소리는 낮고 침묵의 결처럼 긴장선위에서 일상으로 잡는 허무감을 단정한 어조와 격조로 구조와 결을 엄격하게 유지한다. 시인들은 낮고 평온한 목소리로 삶의 고통을 말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삶에의 경외에 다름이 아니었으며 귀한 미덕으로 자리한다고 말했다. 벼랑 끝에 서 있어보면 안다. 아무도 없는 들판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헤어진 사람들 속에 다시 마주하는 일들은 아주 오랜 된 문밖으로 돌아오지 않을 여정을 가슴 한쪽에 숨겨
셰익스피어는 한숨을 쉬고 있는 청소부에게 말했다. “그대 친구여, 한탄하지 마시오. 그대는 지금 신(神)이 지어 놓으신 이 세계의 한 모퉁이를 깨끗하게 하고 있는 것이라오” 이야기(story)도 어쩌면 마음 한 모퉁이에 쌓여있던 세상의 찌꺼기를 청량하게 씻겨주는 빗자루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가끔 어린 시절 이야기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면 마음이 포근해진다. 어린이집에 ‘이야기 아줌마’가 커다란 그림책을 들고 일주일에 한 번씩 오셨는데 지금으로 치면 ‘동화 구연가’였다. 누군가 “이야기 아줌마 오신다!”라고 크게 외치면 우리들은 맨 앞줄에 앉으려고 후다닥 모여들었다. 그리고 이야기 아줌마가 자리를 잡으면 우리들은 꽃잎 같은 작은 손으로 손뼉을 치며 제비 같은 입으로 동요를 불렀다. 부엉 부엉새가 우는 데 / 부엉 춥다고서 우는 데 / 우리들은 어린이집에 / 모두 옹기종기 앉아서 / 옛날 이야기를 듣지요. 노래가 끝나면 드디어 마법의 주문이 걸린다. “옛날 옛날에 토끼와 호랑이와 살았는데…” 우리들은 상상의 나래를 펼쳐 이야기 여행을
벚꽃 만발한 4월이 달리고 있다. 내리 천 어귀를 개나리로 물들이고, 풋풋한 봄바람 흩뿌리며 다닥다닥 제비꽃으로 잔디밭을 살찌운다. 방 안을 전전하던 노인들을 불러내고 이내 봄비에 벚꽃 잎 훌훌 털어낼 4월. 자전거를 몰고 나온 어린아이들의 자지러지는 웃음을 태우고 길 건너 아산호로 둥둥 떠가는 저 새털구름. 이런 풍경들 또한 4월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흔히 자화상이라 하면 자기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린 것을 말한다. 물론 그림으로 자신의 모습을 그릴 수도 있겠지만 소신이나 신념으로 자신의 삶을 최선을 다해 그려가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주말 ‘자화상’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하는 예술의전당서예박물관을 갔었다. 3·1독립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특별히 개최되는 서화미술특별전 ‘자화상 自畵像-나를 보다’라는 전시회. 그곳에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의 서화, 서예, 그림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각 개인의 삶이 드러나는 자화상이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의 자화상 또한 동시에 엿볼 수 있었다. 특히 하얼빈 역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의사의
일본은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한국의 규제가 부당하다며 4년 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지난해 WTO 분쟁해결기구(DSB) 패널은 차별에 해당한다며 일본 편을 들었다. 이에 우리 국민들의 분노가 컸고 ‘방사능 수산물’을 먹게 될까봐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런데 11일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가 1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분쟁해결기구 패널의 판정을 뒤집고 한국의 조치가 타당한 것으로 판정했다. 최초로 식물 위생(SPS) 관련 분쟁에서 1심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따라서 원전사고가 일어났던 일본 후쿠시마에서 잡힌 수산물 수입이 앞으로도 계속 금지될 전망이다. 당연하고 마땅한 판정이다. 우리는 WTO 상소기구의 판정을 온 국민과 함께 환영한다. 우리정부는 WTO 1심에서 패하자 즉각 상소했다. 국민의 먹거리 안전이 중요하다는 우리 정부의 상소에 WTO는 수산물 수입 제한 조치가 자의적 차별에 해당하지 않고, 부당한 무역 제한도 아니라며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처음엔 패소를 예상했다. SPS 관련 1심 결과가 뒤집힌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1심에서 패소하자 관계부처 분쟁 대응팀을 구성해 상소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