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혼사가 있어 서울에 다녀왔다. 전철을 이용해 내려오는데 새 신발이라 그런지 발을 몹시 불편하게 한다. 그래서 머리를 굴린다. 청평역에서 내리면 십 분 정도는 걸어야 하고 대성리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하면 시간이 좀 더 걸려도 덜 걸으니 발은 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 어느 것이 나을까 생각을 한다. 버스는 바로 올까 염려가 되기는 하나 조금만 기다려서 온다면 괜찮은데 하는 생각 끝에 대성리역에서 내렸다. 전철에서 내려 뛰듯 역을 빠져나와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가 자주 있기는 하나 어떤 때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에 혹시라도 놓치면 한참을 기다리게 될지 몰라 서둘러 나왔는데 버스가 방금 떠났는지 정류장에는 사람이 없다. 예감이 좋지 않아 버스가 어디에 오는지를 알려주는 전광판을 보니 절망감이 찾아온다. 이런 일이 있을까 봐 고심을 해서 내린 결론인데 염려대로 되어 버렸다. 머릿속에서는 아이고 바보야 오늘이 토요일이잖아 토요일은 길이 막혀서 버스가 제시간을 지켜서 오는 게 아니라 와야 오는 것인데 이삼십 분이면 오는 버스들이 80분 90분 기다려야 도착한다는 전광판 실시간 안내는 잔인한 고문으로 다가왔다. 20분 후쯤 도착하는 전철
<의원면직> ▲ 민경화 편집국 문화체육부 기자 10월 1일자
▲임귀선 바르게살기운동 경기도협의회 회장 ▲표정신 〃 사무처장
다이너마이트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 그가 55세 때인 1888년, 멀쩡히 살아있는 자신의 부고 기사를 봤다. 형의 이름과 혼동한 신문사의 실수였다. 하지만 그는 오보보다 기사내용에 충격을 더 받았다. “사람을 더 많이 죽이는 방법을 개발한 ‘죽음의 상인’이 사망했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후 번뇌를 거듭하던 그는 유산으로 노벨상을 제정하라고 유언했다. 노벨상은 이렇게 탄생했다. 그리고 1901년부터 지금까지 118회째 ‘인류 문명 발달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어지고 있다. 분야는 물리학, 화학, 생리학 또는 의학, 문학, 평화, 경제학 등 6개. 상금은 900만 스웨덴크로나(약 100만달러·11억원) 안팎이다. 10월은 노벨상의 계절이다. 올해도 지난 1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2일 물리학상, 3일 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했고, 오늘은 평화상, 내일은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그중 세인의 관심은 뜨겁지만 가장 정치적인 상이라 평가 받는 노벨평화상은 세계 평화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주어지는데, 가끔 수상 자격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어왔다. 노벨상은 전통도 있었다. 죽은자 에게는 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 관례는 1961년 10월 깨졌다. 발표 불과 20여일
구멍 속의 방 /성향숙 여자가 구멍을 통해 밖을 들여다본다 거울 속처럼 눈부신 사물들이 둥둥 떠 있다 정지된 방 안의 시간을 이리저리 굴리며 여자는 밖의 풍경들을 재단한다 그늘 영역 넓히는 정자나무 아래 소란스런 몇 명의 아이들, 철조망 줄줄이 붉은 꽃들, 벌 떼처럼 가벼운 장미 꽃잎이 골목의 소음이 된다 마른 국숫발 햇살이 두꺼운 구름 뚫고 양철 판자 지붕 위로 떨어진다 노란 현기증이 대지에 가득 퍼진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꿈틀거리는 풍경들 겹겹의 주름 속에서 붙었다간 흩어지고 흩어지다 다시 달라붙는, 여자의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는 깜깜하다 단칸방 창문에 격자 한 칸만큼 덧붙인 쪽유리, 안쪽에 눈동자가 매달려 있다 작은 유리 구멍 속에는 엉덩이로 걷는 여자가 산다 -시집 ‘엄마, 엄마들’ 저 쓸쓸한 독거의 아득함이라니! 구멍은 폐쇄된 공간에서의 칩거를 함의한다. 생과 사의 경계에 놓인 아슬아슬한 시간의 다른 이름이며 언젠가는 닫히고야 말 눈꺼풀처럼 허무한, 최소한의 소통공간이다. 그러나 유폐된 삶에서의 구멍은 전 우주에 다름 아닐 것, 엉덩이로 걷는 여자에게 구멍 밖의 세계를 본다는 것은 밖을 내다보는 것이 아니라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
파블로 피카소가 관객들에게 남긴 인상은 그의 크고 부리부리한 눈동자만큼이나 강렬한 것이었다. 그는 재능이 넘쳤고, 정력도 넘쳤다. 위대한 사조와 양식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던 역동적인 시기에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던 가능한 모든 실험들을 모조리 빨아들였고, 그 성과를 무수한 작품으로 남길 수 있었다. 그가 생전에 완성한 작품 수만 해도 5만점에 달한다. 그 양식에 있어서도 우울한 청색 계열의 초기 작품들, 원시주의 작품들, 초현실주의 경향을 띤 작품들, 입체주의 작품들, 판화, 조각, 콜라주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여러 분야를 횡단하고 있으며, 전쟁의 발발로 미술가로서의 활동의 위기가 찾아왔을 때는 시작(詩作)에 전념에 무려 300편의 시를 남기기도 했다. 이 정도면 거의 만능인의 수준이다. 자연스럽게 피카소에게는 천재 신화가 따라다닌다. 피카소는 또한 달변가이기도 했는데, 덕분에 자신의 천재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어떤 멘트를 쳐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는 그의 아버지의 영향이기도 했는데, 화가이자 미술 교수였던 파블로 루이즈 피카소는 어렸을 때부터 아들의 재능을 알아보았고, 남들보다 일찍 전문 미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그를 이끌었으며 아들의 존재를 알리는데
인간의 생활에서 아무런 고난을 겪지 않고 오직 편안하고 행복한 생활만으로 이루어지는 삶은 거의 없다. 살다가 보면 어려움이 생기고 근심걱정이 찾아들기 마련이다. 인생이란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오로지 행복한 생활이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인간은 겨울을 이겨야 봄을 만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천잠(天蠶)이라고 하는 예쁜 나방이가 있다. 이 천잠들이 만들어내는 실크는 귀하고 귀해서 하늘이 내린 신비라고 한다. 귀한 천잠이어서 사람들은 전설 속의 나방이라고도 부른다. 이 나방이가 만들어내는 고치로 실을 뽑으면 세상에서 가장 귀하여 최고급 실크천의 재료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값은 금값으로 취급을 받는다. 겨울 없는 나방이는 죽어 알프레드 웰러스(영국 자연 과학자)는 어느 날 천잠의 애벌레가 나방이로 변신(變身)을 하기 위하여 고치를 뚫고 나오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몸이 찢길 듯 찢길 듯 하면서 힘겹게 나오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불쌍해서 집게 칼로 고치를 찢어 나오기 쉽게 해주었다. 그러자 나방이는 조금 기어 나오다가 날개를 축 늘어뜨리더니 날기는커녕 아름다운 그 특유한 나방이의 무늬나 색깔조차 생기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죽어버리고 말았다. 깜짝
A는 본인소유 상가주택을 양도하면서, 1세대 1주택으로 비과세신고 했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A의 배우자 명의로 2채의 주택이 있으므로, 양도한 상가주택은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고, A는 배우자 명의 주택은 실제로는 A의 아들소유이며 단순 명의신탁이라고 주장했다. A의 아들이 건축업을 하는데, 건축용역을 제공하고 건축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대물변제로 주택을 받았으나 아들이 당시 개인회생절차 진행 중인 관계로 부득이하게 A의 배우자 명의로 명의신탁 했다는 것이다. 조세심판원은, 등기부상 소유자로 등기되어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재산은 그 명의인의 소유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 공사 발주자와 분양계약서 당사자가 다른 점, 대물변제의 공사대금 정산내역이 없는 점 등에 비춰 A의 배우자가 실소유자가 아니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주택의 양도에 있어 1세대 1주택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부동산의 명의신탁도 간단히 볼 수는 없다.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부동산의 명의신탁은 불법이다. 부동산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도 무효이다. 명의 신탁자에게는 부동산가액의 30%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
오는 2020년 7월부터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된다. 공원 일몰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녹지를 도시공원으로 지정만 해놓고 20년이 넘도록 개발하지 않으면 공원에서 해제하는 제도다.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에서 풀어주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999년 10월 도시계획법(4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지자체가 개인 소유의 땅에 도시계획시설을 짓기로 하고 장기간 이를 집행하지 않으면 공원부지 소유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에서도 상당한 면적의 공원 부지가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본보 3일자 6면). 현재 인천지역에서 공원 용도로 지정된 땅은 4천740만㎡다. 이 가운데 2020년 7월 1일부로 723만㎡가, 나머지 215만㎡는 2021년에 도시공원 일몰제로 공원계획지에서 해제된다. 이 938만㎡는 여의도의 2.5배, 인천대공원의 3배, 원적산공원의 40배나 되는 면적이다. 이에 ‘공원조성촉구 인천시민행동’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미세먼지와 이상기후에 시달리는 시민에게 공원녹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2020년까지 공원 조성에 필요한 예산 중 시비 3천727억 원을 반드시 편성해 달라”고 요구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