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에 관한 유명한 카툰이 있다. 교육자로 보이는 늙은이가 쓸데없이 큰 책상 앞에 여유만만한 자세로 앉아 있다. 절대복종과 암기, 주입식 교육밖에 모르는 김나지움의 권위적 교사가 군대 중위 같았다고 한 아인슈타인이 본다면 혐오하고도 남을 인물이다. 과연! 늙은이 앞에는 새, 원숭이, 펭귄, 코끼리, 물고기(수조 속), 바다표범, 개가 한 마리씩 일렬횡대로 정렬해 있고 그 뒤로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늙은이가 이렇게 말한다. “공정한 선발을 위해 너희들은 같은 시험을 봐야만 한다. 모두들 저 나무에 올라가라.” 선발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공정한 경쟁이었는지, 불평한 수험생은 없었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다만 그 그림 아래에 ‘우리의 교육 시스템’이란 제목의 간단한 해설이 보인다. “모든 이가 다 천재다. 그렇지만 나무를 오르는 능력으로 물고기를 판단한다면 그 물고기는 끝까지 자신을 멍청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갈 것이다.”(아인슈타인) 2022학년도에 적용될 대학입학전형제도가 대학별로 정시를 30% 이상으로 늘이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선택과목을 대폭 확대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살짝 덜 익은 김치 한 접시, 고명으로 치장한 잡채, 말쑥하게 구워진 소고기 몇 점. 따끈따끈한 미역국에 마지막으로 병아리 콩 다닥다닥 엉겨 붙은 찰진 고봉밥이 차려진다. “우리 딸 생일 축하해. 맛있게 먹고 오늘도 행복하자” 평소에는 먹지도 않던 아침밥을 오늘은 이것저것 먹어보며 ‘맛있다, 맛있다’ 고봉밥을 받아 안고 수다 삼매경에 빠진 저 아이, 얼굴이 환하다. 어쩌면 내 고봉밥이 피워 올리는 사랑이 아닐까 싶다. 나에게 고봉밥은 숙성된 사랑이다. 육남매가 북적대던 어린 시절, 특별히 내가 대접받을 수 있었던 날은 일 년에 딱 하루, 생일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생일 축하한다며 시끌벅적 시작되던 아침, 그 특별한 생일상 위에 당당하게 앉아 있던 나만을 위한 고봉밥 한 그릇. 아침, 점심, 저녁까지 뽀얗게 찰진 고봉밥 한 그릇을 나누어 먹으며 독차지한 그 하루만큼의 따끈따끈한 사랑. 그것은 지금까지도 푹 익어 숙성된 어머니가 물려주신 고봉밥 한 그릇의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밥공기 안의 양보다 밥공기 밖의 양이 더 많기도 한 고봉밥은 때로 숱한 사람들에게 힘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딱히 먹거리가 많지 않
김두관 국회의원(김포시갑)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참좋은 지방정부위원회’ 상임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공동위원장은 광역단체장 대표로 최문순 현 강원도지사, 기초단체장은 황명선 현 논산시장이 맡았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에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지 25년이 넘었으나 아직도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앙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고, 지방 재정자립이 실현될 수 있도록 강력한 재정분권, 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과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적극 앞장서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사실 김 위원장은 이 일에 제격인 인물이다. 그의 경력만 봐도 그렇다. 1988년 경남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 이장부터 시작, 38~39대 남해군수에 당선됐다. 길진 않았지만 행정자치부 장관도 지냈으며, 2010년부터 제34대 경상남도 도지사도 역임했다. 오랫동안 지역 언론인 남해신문 대표이사 사장, 발행인, 편집인도 맡았으며 2005년엔 자치분권전국연대 상임고문으로도 활동했으니 이만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특히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11일 발표한 ‘자치분권 종합계획’이 지방정부들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비핵화와 미·북 대화,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 등에 대해 합의를 이룬 뒤 평양선언을 발표했다. 남북 정상은 이날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뤄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선언에는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는 등의 추가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약 5개월 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채택한 4·27 판문점선언에는 전체 3개 항 가운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관련 대목에 3개 문장으로 남북의 비핵화 의지와 국제사회를 향한 선언적 의미가 담겼다면 이번 9월 평양공동선언은 양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남북 간 비핵화 논의에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번 선언은 판문점선언이라는 기반 위에 5·26 제2차 남북정상회담, 6·12 북미정상회담, 북미 간 비핵화 협상 등 지난 5개월간의 성과를 토대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며 실
기분 좋은 가을바람과 함께 온 가족이 모이는 풍요로운 명절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가장 즐겁고 행복해야 하는 시기지만 추석 명절 기간이면 도로 위에 귀성·귀경길 차량이 급증하면서 교통사고 또한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추석 명절 전후로 총 1만7천971건의 교통사고와 3만7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명절 전후 교통사고 가운데 연휴 전날 교통사고는 평균 810건 발생, 연평균보다 1.34배 많았다. 시간대별로 보면 연휴 전날 오후 2시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6시쯤 가장 많이 발생했다. 특히 추석에는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권태감, 졸음이 생겨 시야확보나 상황판단능력이 둔해질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운전자는 수시로 휴게소나 졸음쉼터를 들려 스트레칭,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의 행위로 졸음운전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또한 오는 28일부터 시행 예정인 모든 도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지켜야 한다. 사고발생 시 안전벨트착용은 교통사망사고의 50%를 줄일 수 있으며 부상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음복 등으로 가볍게라도 음주를 했다면 절대 운전하지 말고
필자는 학교전담경찰관이다. 과거 사이버상으로 친구를 괴롭힌 경험이 있는 한 학생과 대화를 하던 중, 이번 추석에 무슨 계획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냥 집에 있으려고요. 어차피 부모님은 추석에도 일하신대요”라는 아이의 대답에, 한가위가 모두에게 똑같이 풍성한 날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히려 이 학생에게는 평소보다 쓸쓸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날일 것이다. 실제로 사이버 폭력을 가하는 학생들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은 경우가 많다. 대부분 시간을 혼자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SNS 등 온라인 소통에 집중한다. 문제는 자극적인 것에 이끌리는 청소년기의 특성상 댓글의 수위가 점점 험해지고, 다른 친구를 모욕하는 게시물도 아무렇지 않게 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순식간에 오프라인상 왕따나 집단싸움까지 초래한다. 이처럼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는 SNS의 특장점은 막말과 인신공격을 쉽게 뱉어내게 한다. 군포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들은 최근 학교폭력의 불씨가 대부분 사이버상 언어폭력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착안, 등굣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세상에서 고운말 쓰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함께 무개차를 타고 평양국제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향하며 평양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냉면, 평양온반, 대동강숭어국(탕), 녹두지짐’을 평양의 4대 음식이라 부른다. 옥류관의 메뉴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이 음식 외에도 전문요리사 약 100명이 다양한 다른 요리와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만들어낸다. 철갑상어, 샥스핀 수프, 자라요리, 피자, 스파게티등 서양 유명 음식 까지. 각 연회장 마다 내는 요리도 다르다. 1층 가장 넓은 홀에서는 주로 평양냉면을 먹고, 2층에서는 고기쟁반국수, 자라탕 등 탕류를 먹고, 3층에서는 소불고기를 구워서 먹는 식이다. 그러나 옥류관 하면 역시 냉면을 빼놓을 수 없다. 너무 잘 알려져 설명도 필요치 않다. 하루에 약 1만 그릇이 팔린다니 북한내 인기 또한 가늠하기 충분하다. 개점 50주년이던 2010년 조선중앙통신 기사엔 연간 방문객이 137만 6,000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때문에 국내외에 널리 알려졌고 ‘평양냉면’하면 북한의 아이콘으로 통할 정도로 유명하다. 북한 사람들로 부터 ‘민족요리의 원종장 (原種場)’이라 칭호를 받고 있는 옥류관은 대동강변 옥류교 근처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1961년 8월 15일 해방절 16주년 기념으로 문을 열었다. 현재 본관의 수용능력은 약 1천석, 별관은 1천200여
만 삭 /이동우 단풍잎들이 시월의 산에 그린 점묘화 화폭마다 열 달의 이야기가 가득 담겼다 옹이 속엔 지난 겨울 눈 냄새가 꽃 진 자리마다 벌들의 날갯짓 소리가 밤톨에는 여름 볕의 따가움이 나는 가만히 아내의 배에 귀 기울인다 당신이 걸음을 멈췄을 때, 나는 귓속에 가득 이파리들이 몸을 비벼대는 소리가 들렸다. 단풍이 가득 펼쳐진 능선을 지나 여기까지 늦은 바람을 몰고 가을이 온 것이다. 그 눈부시고 사소한 길에서 ‘단풍잎들이 시월의 산에 그린 점묘화’처럼 당신의 얼굴은 밝고 수줍고 멀었다. 나는 잠시 숨을 멈추고 그 깊은 화폭 속으로 들어갔다. 당신은 시가 오는 분명한 방식이다. 가령, 따뜻한 차 한 모금이 혀끝에서 시작해 몸 전체를 휘감아 돌고 다시 혀끝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당신’이란 문장의 처음이자 끝이며 행간 속으로 스며드는 달빛이다. 내가 당신의 얼굴에서 밝고 수줍으며 먼 단풍을 본 것은 생활이 그만큼 가깝고 차가우며 아련하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의 화폭에서 ‘열 달의 이야기’를, 생명과 같은 강렬한 시의 잉태를 그리고 그 문장들의 사계(四季)에 내재한 시선과 냄새, 미각을 느끼는 것
나날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잡아가는 것이 바로 블록체인과 암화화폐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이 구현하는 분산된 경제시스템으로 필수적인 요소이며, 블록체인 기반의 기술은 현재도 지속적으로 육성되고 있다. 그럼 과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인간에게 무엇을 던져줄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냥 주식시장처럼 코인을 사고팔고 하는 기능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2000년대 초반에 불었던 닷컴 열풍이나 2000년 3월에 닥쳤던 코스닥 지수 열풍이나 오래전에 지나간 과거이지만 당시 투자열풍은 대단한 신기루였었다. 한마디로 불나방처럼 쫓는 나방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현재도 단기적으로 고수익을 노리는 불나방들이 코인거래소에 들락날락하는 현실이지만,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꼭 나쁜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닷컴이나 코스닥지수나 심지어 한국인이 좋아했던 로또까지 순간 뜨겁게 달아 올랐다가 어떤 것은 옥이 되고, 어떤 것은 석이 된 것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인간이 사용하지 않는 쓸모없는 기술이라면 애초에 만들지 않았을 것이며, 진일보된 기술은 인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된다. 신기술인 블록체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