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증가율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 나눠 고용 탄성치를 산출했더니 올해 2분기 수치가 2010년 1분기 이후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왔다. 고용 탄성치는 경제가 성장하면 일자리가 어느 정도 늘어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경제가 성장해도 그만큼 고용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한국 경제가 고용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일부 장치산업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수출이 3천998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6% 증가한 것에도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의 기여가 컸다. 이런 산업은 생산이 늘어나고 수출이 증가해도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한국 경제는 고용 없는 성장에 빠져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산업 구조적인 문제도 고용불안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는 서비스와 내수산업을 키우는 것이다. 금융, 관광, 의료, 유통 등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해당 규제를 혁신하고, 국회에 묶여 있는 관련 법률들을 조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다.중장기적 시야에서 항공우주, 제약, 바이오 등 지식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키우는 것도
특정정당 몰표로 정치적 균형추가 사라진 지방선거가 끝난 지 벌써 석 달이 지났다. 2016년 겨울 탄핵국면과 2017년 대통령선거의 연장선에서 치뤄진 이번 선거에서 시민단체의 정치참여는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87년 민주화운동 이후 30여 년이 지난 시점 시민운동의 상당수 리더들이 특정 정파에어 시민운동의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 옳은가 심각히 돌아보아야 한다. 미국의 정치학자 워커(Jack L. Walker)는 《Mobilizing Interest Groups in America》라는 책에서 사회이해집단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다. 첫째 유형은 해당 집단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집단이다. 가령 자동차산업조합이나 상공회의소, 경제인연합회 등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둘째는 전문 직업인들에게 강력한 호소력을 갖는 비영리집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언론개혁시민연대, 건강한 사회를 위한 약사회 등이 이 범주에 속할 것이다. 셋째는 민권이나 환경, 소비자문제 등 집합적 이해관계에 관심을 갖는 시민지향적 집단이다. 이 집단은 직업적 상업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이상이나 대의를 추구한다. 워커는 그 대표적인 예로 행정개혁을
특수관계가 없는 자 간의 거래로서, 재산을 시가보다 저가로 매입하는 경우, 시가와 대가의 차액에서 3억 원을 차감한 금액을 매수자의 증여재산으로 본다. 반대로 고가로 매입하는 경우에는 같은 금액을 매도자의 증여재산으로 본다. 여기서 시가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하고 수용가격·공매가격 및 감정가격 등도 시가로 인정된다. 이러한 시가가 없는 경우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정한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증여재산의 시가를 평가한다. 따라서, 과세당국과 납세자는 시가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치열하게 다투곤 한다. 시장성이 적은 비상장주식의 경우에도 그에 대한 매매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거랫값을 시가로 보아 주식의 가액을 평가해야 하고, 시가란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격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매매사례 가액이 시가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해 거래가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 증여일 당시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보충적 평가액보다 고가로 거래되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는 경우는, 기술력이
청약조정대상지역에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이 3.2%로 오르고 종부세 인상 상한도 150%에서 300%로 늘어난다. 정부가 집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고 청약경쟁률이 높은 곳을 대상으로 매년 지정하는 조정대상지역은 서울·세종 전역 등을 포함해 전국 43곳이다. 종부세 과세표준 3억∼6억 원 구간이 신설되고 세율도 오른다. 종부세 과표를 계산할 때 쓰는 공정시장가액 비율(현행 80%)도 매년 5% 포인트씩 올라 4년 후에는 100%가 된다. 이렇게 되면 종부세 부과 대상이 확대되고 내년 세액도 4천200억 원 이상 늘 것으로 추정된다. 임대사업자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규제가 새로 적용된다. 현재 80∼90%에 달하는 비율이 반 토막 나는 셈이다.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이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 지역에서 새로집을 살 땐 담보대출을 아예 받을 수 없고, 전세자금 대출도 제한된다. 다주택자와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초고가 주택 소유자에게 매기는 종부세를 대폭 강화하고 등록 임대사업자에게 주던 혜택이 대폭 축소된 것이 핵심이다. 집값이 오르는 규제 지역 안에서는 실수요자라고 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지방자치 분권이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특례시를 만들면 다른 시·군 지역의 주민들은 완전히 엉망이 된다. 현재 상태로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특례시를 추진해 온 수원시를 비롯해 고양·용인시가 반발하고 있다. 민선 7기에 접어들면서 시·군과 ‘협치’를 강조해 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도시들과의 불협화음을 빚고 있는 것이다. 이에 경기도 수원·고양·용인시와 경상남도 창원시 등 인구 100만 이상 4개 대도시가 특례시 추진 공동대응기구를 구성했다. 이들 4개 도시는 12일 창원시청에서 ‘특례시 추진 공동기획단’(공동위원장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준 고양시장, 백군기 용인시장, 허성무 창원시장) 출범식을 열고, “특례시 쟁취를 공동 과제로 선정하고,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공동기획단은 앞으로 광역시급 대도시 규모와 위상에 걸맞은 법적 지위, 자치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 특례시 추진을 민선 7기 시정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특례시 법적 지위를 확보해 광역시급 위상에 걸맞은 행정·재정적 자치 권한을 반드시 쟁취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특히 11일 대통령
예전에는 정치를 하면 엄청난 돈이 들어갔고 또 잘못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치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많은 양의 불법 정치자금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불법 정치자금의 모금과 사용은 근절돼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기업인이나 특정인으로부터 돈이 정치인에게 간다면 깨끗한 정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이러한 정경유착의 폐해를 수없이 봐왔다. 그래서 지금은 기업이나 단체로부터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소액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기탁금이나 후원금 등 정치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제화돼 있다. 정치자금법에서 규정된 정치자금의 종류는 당비, 후원금, 기탁금, 보조금, 정당의 당헌·당규 등에서 규정한 부대수입, 정당·후보자 등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 등이 있다.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위해서 일을 하도록 만들겠다면 먼저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보이고 합법적인 정치 후원금 제도가 활성화돼야 한다. 많이 기부할 필요는 없다. 정치자금법 취지에 맞게 소액 다수의 기부문화 정착이 중요하다. 십시일반이다. 당원은 당비를 납부하고, 정치자금법에 규정된 후원회 등에 기부하면 된다. 또 국민 누구나 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
최근에도 테러는 미국, 유럽, 중동 등 외국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각국은 테러에 어떻게 대처를 하고 있을까. 프랑스는 2017년 테러위험인물 20명을 추방하며 국경통제를 강화했고, 미국와 유럽 국가들은 콘서트나 행사장 같은 다중운집지역에 차량테러를 막기 위해 차량 진입억제용 말뚝(일명 볼라드)을 설치했다. 우리나라도 올해 평창올림픽을 대비해 테러위험인물 17명을 추방한 바 있으며, 일선 경찰서에서는 백화점, 문화시설, 지하철역 등 다중이 운집하는 테러취약시설 및 국가중요시설에 대해 점검을 하고 지역경찰의 연계 순찰과 대테러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테러위험인물들을 추방하는 것과 볼라드 설치, 대테러 훈련 등도 테러 예방의 한 대책이지만 테러 예방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은 테러에 대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예를 들어 최근 우리나라에 사제폭발물테러가 자행하면서 많은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를 보며 테러의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조그마한 관심으로 이런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가방, 장난감, 책 등으로 위장된 경우와 계절에 맞지 않는 옷, 또한 수신자가 없거나 이상한 냄새 또는 시계 소리가 나는 등 폭
오늘날의 관광은 단순한 볼거리를 즐기는 수준에서 벗어나 특정한 테마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자연 문화적 체험관광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이를 통한 자국의 관광자원 매력을 높이고, 보다 많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매력적 관광대상물을 통해 관광상품화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콘텐츠 부재에서 오는 위협적 요인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채 상품적 가치를 한층 높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광역단체 중 가장 많은 인구를 확보하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단기적 실적위주의 개발로 인해 프로그램 콘텐츠 및 그 이후의 지속적 부가가치 창출효과 및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로드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래전 남북교류의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불기 시작한 협력의 시대는 남북한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통일 기반을 조성하는데 기여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접경지역의 지자체로서 경기도의 천혜의 보고인 DMZ은 다시 한번 새롭게 관광과 역사의 교육장으로 접근해 봐도 그리 무의미한 시간은 아닐 것이다. 이제 우리 도는 DMZ 재활과 부활을 통한 남북한 교류시대에 걸 맞는 매력적 상품 개발을 위해 다
일찍이 영국에서는 부랑자들은 불순분자 또는 사회 위험요인으로 취급해 탄압의 대상으로 삼았다. 1572년 행려병자법을 만들고 법에 따라 관리를 해 왔으니 역사도 깊다. 체벌 내용은 더욱 끔찍하다. 토지나 주인, 합법적 수입원이 없는 이를 부랑자로 규정하고 체포된 부랑자는 피가 날 때까지 채찍질한 뒤 오른쪽 귀에 낙인을 찍도록 했다. 낙인이 찍힌 뒤 두 번째로 체포당할 경우, 1년 내로 마땅한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중범죄에 준하여 처벌했다. 세 번째로 체포된 부랑자는 2년간 고용해줄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사형을 벗어날 수 없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일정한 주거 없이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을 ‘부랑인’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1975년 처음 나온 정부 부랑인 대책의 초점도 영국과 비슷한 보호가 아닌 단속이었다. 1980년대 들어 보호대책이 나오긴 했지만, 부랑인은 눈에 띄지 않게 격리되어야 할 대상이란 점에는 변함이 없었다. 저성장시대 가정을 잃은 이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노숙인이란 새 이름이 생겨났지만 부랑인을 노숙인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더 컸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여전히 부랑과
하늘의 천 /예이츠 내게 금빛과 은빛으로 짠 하늘의 천이 있다면 어둠과 빛과 어스름으로 수놓은 파랗고 희뿌옇고 검은 천이 있다면 그 천을 그대 발밑에 깔아드리련만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뿐이라 내 꿈을 그대 발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는 것 내 꿈이오니 예이츠의 지순한 ‘임’은 단연 모드곤이지만, 아일랜드 독립운동에 헌신한 그녀의 ‘임’은 조국일 것이다. 임의 임은 나의 임일까. 이 시는 아일랜드의 회복을 기원하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내게 ‘하늘의 천’이 없어 슬픈 것이 아니라, 대신 내어줄 수 있는 꿈이 있어 찬란하다면, 나의 없음은 얼마나 값진 기회인가. 임의 ‘발밑에 깔린’ 나의 꿈은 ‘사뿐히 밝힘’으로써 다시 태어나는 기회를 얻는다. 이러한 죽음의 창조는 ‘그대’가 ‘그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대는 나를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소중한 존재이다. /박소원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