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위원장이 이끄는 새 비상대책위원회가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린 더불어민주당 구출 특명을 안고 닻을 올렸다.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8월 전당대회까지만 활동하는 '시한부 지도부'지만 향후 2개월에 민주당의 명운이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참패로 불거진 당내 계파 갈등이 위험수위에 달하면서 이를 봉합해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우상호 비대위'가 1호 과제로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구성을 내건 것도 불필요한 불협화음을 조기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친문계와 친명계의 대립 구도가 결국은 차기 당권 경쟁을 둘러싼 것인 만큼 전준위에서 일찌감치 '전당대회 룰'을 확정 짓겠다는 것이다. 우 위원장은 비대위 출범일인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3일부터 공식 회의를 열어 주요 결정을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며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도 내주 중에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대위원들은 지난 10일 저녁 국회 인근에서 모여 향후 논의 과제와 활동 계획 등을 논의했다. 상견례 성격을 겸한 첫 회의였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비대위는 그날 전준위와 대선·지선 평가단 구성부터 조속히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전준위 구성이 가장
소비자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들어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외식 품목은 치킨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작년 12월보다 4.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4%)을 웃돌았다. 39개 외식 품목 가격이 모두 작년 말보다 올랐는데 치킨(6.6%)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 자장면(6.3%), 떡볶이(6.0%), 칼국수(5.8%), 짬뽕(5.6%) 등의 순이었다. 김밥(5.5%), 라면·커피(각 5.2%), 볶음밥(5.0%), 소주·맥주(각 4.9%), 스테이크(4.8%), 된장찌개 백반·해장국·탕수육(각 4.7%), 김치찌개 백반·햄버거(각 4.5%), 냉면·돈가스·피자·도시락(각 4.4%) 등도 많이 올랐다. 치킨, 자장면, 떡볶이 등 국민들이 즐겨 먹어 '한국인의 소울 푸드'로 분류될 수 있는 외식품목의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현재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표 메뉴(프라이드치킨) 가격은 1마리당 1만6천∼2만원 수준이다. BBQ, BHC, 교촌치킨, 네네치킨, 굽네치킨, 멕시카나, 또래오래, 지코바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는 작년 말 또는 올해 들어 치킨 가격을 마
이달 중으로 출범을 예고했던 국민의힘 의원모임 민들레(가칭)가 잠시 준비 활동을 중단하고 호흡조절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의원모임으로 자칫 계파논쟁 등 당내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론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 만큼, 일단 내부적으로 이와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고 전반적 운영 방향을 재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윤핵관' 맏형 격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모임 결성을 공개적으로 반대, 같은 윤핵관 그룹의 장제원 의원과 갈등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친윤 분화설'은 장 의원이 한발 물러서며 일단락됐다고는 해도 모임을 향한 '친윤 세력화' 시선은 여전하다는 우려다. 공동간사를 맡은 이용호 의원은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모임의 취지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당의 화합 모두에 도움이 되고자 했던 것이다. 민들레 홀씨가 '분란의 씨앗'이 돼서는 안 되지 않겠나"라며 "고민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속도조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이미 가입 의사를 밝힌 의원이 30여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할 내용은 아닌 만큼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해보겠다"면서 "모임이 존속된다면 그 구성과 운영 방향을
국제유가가 12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사실상 소멸했다. 석유류 가격 급등이 소비자물가를 끌어 올리는 가운데 정부가 추가로 쓸 수 있는 정책 카드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휘발유·경유·LPG부탄에 대한 유류세 30% 한시 인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역대 유류세 인하 조치 사상 최대 폭으로, 이로써 휘발유를 구매할 때 붙는 유류세는 인하 전 820원에서 573원으로 내려가게 됐다. 유류세 인하가 소비자 가격에 100%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휘발유 1리터(L)당 247원의 가격 하락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경유 역시 L당 가격이 174원 내려가고, LPG부탄은 L당 가격이 61원 절감된다. 그러나 정부가 유류세를 찍어누르는 가운데에도 석유류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2천37.5원으로 전주보다 24.5원 상승했다. 경유 평균 가격도 전주보다 22.4원 오른 L당 2천30.8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유종인 휘발유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사실상 '적'으로 규정했다. 11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지난 8∼10일 진행한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결론에서 "대적투쟁과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들과 전략 전술적 방향들이 천명되었다"고 보도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대적투쟁'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말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결론에서는 "다사다변한 국제정치 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처하여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하였다"고 밝혔다. 비슷한 문장에서 5개월여 만에 '북남관계'가 '대적투쟁'이라는 강경한 표현으로 바뀐 것이다. 북한은 2020년 6월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남북 통신연락선을 모조리 차단하면서 김여정이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히기는 했다. 하지만 긴장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이후에는 고위 간부나 관영매체가 남측을 적이라고 콕 집어 규정한 적은 없었는데, 이 표현이 부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윤석열 정부의 '북한은 우리의 적' 발언을 의식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에 "'북한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
"회사 주변 식당에서 1만원 이하 점심은 찾아보기 어렵고 커피까지 마시면 한 끼에 최소 1만5천원이 들어요.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실감이 갈수록 커져요." 서울 종로로 출근하는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닿는다"며 이같이 푸념했다. 런치플레이션은 점심(런치)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합한 신조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약해지며 재택근무 대신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접하는 점심 물가가 눈에 띄게 뛴 것을 가리킨다. 미국 동부의 매릴랜드주에 사는 켈리 야우 맥클레이는 최근 CNN방송에 "런치플레이션은 100% 진짜로, 모든 것이 비싸졌다"며 "이전에는 7~12달러(8천800~1만5천원)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15달러(1만9천원) 이하로는 괜찮은 점심을 절대 먹을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의 대규모 재정지출과 기후변화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지구촌에 드리운 인플레이션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자동차 가격이 오르는 카플레이션, 우유 가격이 인상되면서 우유를 재료로 쓰는 빵과 커피
10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정치신인으로서 여의도 문법을 깨고 대선에 승리한 뒤에는 아예 청와대 밖으로 나와 대통령의 문법을 깬 파격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임기 초 대중 정치인의 면모를 드러내며 권위주의를 내려놓은 적극적인 '소통' 이미지로 새로운 대통령상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이 검찰편중 인사 등을 놓고 연일 비판하는 가운데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통합의 정치를 구현하는 문제는 과제로 남아 있다. ◇ 초유의 '출퇴근' 대통령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윤 대통령 집권 초 최대 이벤트였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겠다며 북악산 기슭의 청와대를 시민들에 개방하고 자신은 용산 국방부 청사에 새 집무실을 차려 이른바 '용산 시대'를 열었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윤 대통령의 말처럼 달라진 공간이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까지 바꿔놨다는 평가가 많다. 우선 대통령의 일정과 동선 노출이 빈번해졌다. 윤 대통령이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집무실로 매일 통근하면서다. 한때 불거졌던 시민들의 교통 불편 논란도 비교적 잦아들었다. 장거리 이동 시엔
8일 별세한 방송인 송해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빈소가 채 차려지기 전부터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이 생전 '국민 MC'로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만큼 이날 빈소가 채 차려지기 전인 이날 이른 오후부터 방송계, 가요계, 정치계 등의 인사들이 대거 장례식장을 찾았다. 오후 3시 48분께 빠른 걸음걸이로 장례식장을 찾은 유재석과 조세호는 약 1시간 정도 조문한 뒤 별다른 말 없이 빈소를 나섰다. 이후 가수 김흥국, 조영남, 쟈니 리, 방송인 이상벽, 임백천, 배우 유동근,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 황교안 전 국무총리,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김동연 경기지사 등이 잇따라 조문했다. 설운도를 비롯해 송가인, 장민호, 정동원 등 트로트 가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원로 코미디언 심형래와 김학래, 이용식 등은 오랜 시간 빈소를 지키며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빈소 앞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개그맨 유재석·임하룡·남희석·지상렬·조세호, 가수 나훈아·이미자·설운도·유희열·송가인·KCM, 배우 마동석, 김의철 KBS 사장, 박보균 문체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각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가
이른바 '윤석열 사단' 출신들이 '금융계의 검찰'인 금융감독원장과 '금융·증권범죄 중점청'인 서울남부지검장의 수장으로 오면서 두 사람이 빚어낼 상승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검찰 내에서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특수통이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양 지검장이 29기로, 32기인 이 원장보다 3기수 위지만 나이로는 이 원장이 50세로 양 지검장보다 한 살 많다. 두 사람은 2016∼2017년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호흡을 맞췄다. 당시 특검팀 수사팀장이 윤석열 대통령이다. 둘은 이용복 당시 특검보가 이끄는 수사2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맡아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구속기소 하는 성과를 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했을 때도 두 사람은 그 휘하에서 중요 직책을 맡았다. 양 지검장은 특수3부장, 이 원장은 특수2부 부부장검사였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는 양 지검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 연구관으로 그를 보좌했고, 이 원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을 맡았다.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수사로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와 갈라섰을
공무원으로 33년간 일하다 2020년 4월 퇴직한 A(64)씨는 매달 받는 공무원 연금 260만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걱정이 크다. 건강보험료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직장에 다니는 아들 밑에 피부양자로 올려서 건보료를 내지 않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그러지 못한다.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재산·소득·자동차를 합쳐 적잖은 건보료를 다달이 부담해야 한다. 정부가 정한 피부양자 조건이 강화되면서 소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공무원 연금으로 받는 연간 3천120만원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비록 옳은 일은 아니지만, 주변 지인의 회사에 '위장 취업'해서 다시 직장가입자가 되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 잠정적으로 올해 9월로 잡힌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으로 많은 은퇴자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피부양자 문턱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지면서 건보료를 면제받던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져서다. 건강보험 가입자는 크게 직장가입자와 피부양자, 지역가입자 등 3개 그룹으로 나뉘는데, 피부양자는 직장에 다니는 자녀나 가족에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으로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보험 혜택을 받는다. 피부양자가 되려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