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라토너' 이봉주(51)가 허리를 숙인 채, 뛰고 걷기를 반복했다. 행사 전 예고했던 2.195㎞가 아닌 1.2㎞로 거리를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속도도 거리도 중요하지 않았다. 이봉주가 '다시 달리는 모습'에 팬들은 희망을 품었다. 눈물을 흘리며 이봉주와 달린 팬들도 있었다. 이봉주는 28일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봉주 쾌유 기원 마라톤'에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사전 신청한 195명의 페이스메이커가 10개 조로 나눠 4㎞씩 총 40㎞를 달렸고, 이봉주가 400m 트랙을 세 바퀴 돌았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 임춘애 씨의 쌍둥이 아들 이현우·지우 군이 이봉주 양옆에서 달렸고, 전 복싱 세계 챔피언 유명우가 바로 뒤에서 이봉주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1.2㎞를 달린 뒤 가쁜 숨을 몰아쉰 이봉주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근육긴장 이상증'이 발병한 지난해 1월 이후 2년 만에 이렇게 긴 거리를 달렸다"며 "오늘은 '이봉주가 다시 태어난 날'이다"라고 활짝 웃었다. 그는 "오랜만에 긴 거리를 달리니, 허리와 골반 등에 통증을 느꼈다. 그래도 세 바퀴만은 완주하고 싶었다"며 "함께 뛰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28일에도 4천명에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위중증 환자는 647명, 사망자는 56명으로 모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3천928명 늘어 누적 확진자가 44만896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4천68명)보다는 140명 줄었고, 지난주 토요일 확진자(발표일 기준 일요일인 21일) 3천120명과 비교하면 808명 많다. 일요일 발표 기준 최다 확진자 기록이기도 하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지난 24일(4천115명) 처음 4천명을 돌파한 이후 닷새 연속으로 3천900명∼4천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는 56명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으로 50명대 사망자가 발생한 전날(52명)보다 4명이 더 늘어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3천548명으로 국내 누적 치명률은 0.80%다. 사망자 중 29명은 80세 이상, 15명은 70대, 9명은 60대, 2명은 50대고, 30대도 1명 있었다. 위중증 환자는 647명으로 전날보다 13명 많아졌다. 위중증 환자 수는 닷새 연속 600명대를 기록 중이다. 위중증 환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콘서트가 열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은 27일(현지시간) BTS 상징색인 보랏빛 물결로 넘실댔다. BTS 콘서트 첫날인 이날 공연장 바깥에는 수만 명 인파가 오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보라색 티셔츠를 입고 보랏빛 마스크를 착용한 팬들은 서로를 향해 어디서 왔는지 물으며 '보라해'라고 인사했다. '보라해'는 BTS와 팬들 사이에서 '사랑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머리를 보라색으로 물들인 팬들도 많았다. BTS는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모두 4차례 공연을 한다. BTS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회당 관객은 4만7천 명이다. 별도의 대형 전광판 응원 구역까지 합치면 BTS를 보기 위해 모이는 팬은 총 2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2년 만에 열리는 BTS 대면 콘서트에 팬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이틀에 걸쳐 17시간 차를 몰고 온 에이미(23)는 "BTS를 드디어 보게 돼 무척 기쁘다"며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움츠러들었던 기분을 떨쳐버릴 기회"라고 웃었다. 뉴저지에서 비행기를 타고 6시간 동안 미국 대륙을 횡단해 날아온 빅토리아 오리아(27)는 "BTS를 실물로 보는 것은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른바 '50억 클럽' 명단 속 당사자들을 잇달아 소환하며 로비 의혹 규명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장동 민간업자들을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긴 검찰이 숨 고를 새도 없이 '50억 클럽' 파헤치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 26일 박영수(69) 전 특별검사와 머니투데이 홍선근(62) 회장을, 전날엔 곽상도(62) 전 의원과 권순일(62) 전 대법관을 연달아 소환했다. 이들 4명의 이름은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로비 대상자들이라며 공개한 '50억 클럽' 명단에 등장한다. 이들 모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두터운 친분이 있다. 박 전 특검은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 때 대장동 민영개발업자에게 대출을 알선한 브로커 조우형씨의 변호를 맡았다. 당시 두 사람을 연결해 준 게 김씨다. 박 전 특검은 이후 화천대유에서 고문 변호사로 일했다. 그의 딸은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하다 올해 6월 화천대유가 분양한 아파트 잔여분 1채를 시세의 절반 가
오는 30일이면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된 지 꼭 한 달이 된다. 정부는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1년 9개월여만인 이달 1일, 코로나19 유행을 최대한 억제하는 방식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했다. 강력한 방역조치로 인해 사회적·경제적 피해가 커지자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자체를 막는 것에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관리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역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다중이용시설 운영 제한이나 행사·모임 관련 규제를 서서히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23일에는 국민의 70% 이상이 코로나19 감염과 중증 진행을 막는 백신을 접종 완료하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는 이에 이달 1일부터 1단계로 다중이용시설 운영 제한을 완화한 데 이어 내달 중순께는 2단계로 집회·행사를 대규모로 열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일상회복 한 달째를 맞은 현재 확진자는 물론 위중증, 사망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백신 효능 감소로 돌파감염까지 증가하는 데다, 새 변이 '오미크론' 출현이라는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2단계 전환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 방역완화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지 열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능 난이도를 놓고 여러 논란과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 수능 국어와 수학 영역을 두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사들은 "지난해와 비슷했다"거나 "쉬웠다"고 평가하는 반면 학생들 사이에서는 "어려웠다"를 넘어 '불수능'·'용암수능'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 평가원은 "예년 기조" 라는데 학생들은 "너무 어려웠다" 수능 당일인 지난 18일 출제위원장인 위수민 교수는 "예년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고 밝혔고, 국어영역과 수학 영역이 끝난 후 교사들과 입시업체들도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쉽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달랐다.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현재도 "문제 유형을 보니 재수·삼수를 한다고 성공할 자신이 없다", "상위권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학생에게는 너무 어려웠다"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 국어 강사는 "올해 수능 국어가 쉬웠다"고 했다가 수험생들의 비판을 받자 "발언에 상처를 받은 모든 수험생께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실제로 주요 입시업체 예상 국어 1등급 커트라인(컷)은 '언어와 매체' 82∼
유럽에서 27일(현지시간)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날 벨기에에 이어 이날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체코에서도 새 변이 감염자가 잇따라 확인됐다. 네덜란드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발 여객기 탑승객 수십명이 코로나19 양성으로 진단됐고, 이 가운데 일부가 새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당국이 추가 확인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벨기에에서 전날 유럽에서 처음으로 새 변이 감염 사례가 확인된 데 이어 이날 영국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2명 나왔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이날 첼름스퍼드와 노팅엄 지역에서 각각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으며, 두 사례는 서로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자비드 장관은 현재 자가 격리 중인 두 사람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왔으며, 정부는 이들의 동선을 추적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에서도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2건 확인됐다. 바이에른주 보건부는 이 두 명이 지난 24일 뮌헨 공항을 통해 독일에 들어왔으며 현
5·18 관련 단체들은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가 27일 과오를 사과한 데 대해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기봉 5·18 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이날 연합뉴스 통화에서 "전두환 씨는 지금 자기의 안식을 구할 한 평의 땅도 없는 상황이다. (우리는) 본인이 사과를 못 하고 갔으면 가족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해왔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막판에 쫓겨서 마지못해 사과하는 느낌이 든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생전에 사과할 기회도 많았고, 전씨 건강이 악화해 자유롭게 의사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 전에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 반감이 극심하고, 시신을 뉠 땅 한 평 없는 상황에서 마지못해서 하는 사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명훈 5·18 유족회장도 "진실성이 없다. 분위기상 면피하려고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고인이 사과했으면 제일 좋았겠지만 이것(장례) 끝난 후에라도 가족이 기자회견 등으로 정식으로 사과하는 게 옳지 않겠느냐"며 "면피가 아니라 정식으로 해야 한다. 노태우는 그래도 가족이 반복적으로 사과해 국가장을 해도 국민이 적극적으로 반대는 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가 27일 "오늘 장례식을 마치면서 가족을 대신해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식에서 유족 대표로 나와 "돌이켜보니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나시고 저희는 참 많은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씀하시곤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씨 측이 역사적 과오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 이후 41년여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5일장을 치르는 동안 취재진이 이씨를 비롯한 유족들에게 5·18 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입장을 거듭 물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시신 화장 직전에 이르러서야 고개를 숙인 것이다. 그나마 이씨가 미리 종이에 써온 추도사를 3분 15초가량 읽던 도중 사죄의 뜻을 밝힌 부분은 15초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비통한 소회를 털어놓는 데 주로 할애했다. 이씨는 "남편은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기억 장애와 인지 장애로 고생하던 중 금년 8월에는 다발성 골수종이라는 암 선고까지 받게 됐다"고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숨지거나 다칠 경우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초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은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산업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자 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산업재해를 줄이자는 법의 취지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경영계는 물론이고 노동계 일각에서도 법의 내용이 모호하거나 불충분·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 작년 산업재해 사망 882명…"경영책임자, 위험 요인 제거해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직접적인 계기는 38명이 숨진 작년 4월 경기 이천 물류 창고 화재 사고다. 올해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법은 내년 1월 27일 시행에 들어간다. 다만,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자 50인 미만의 사업장에는 2024년 1월 27일부터 적용된다. 중대재해는 크게 물류 창고 화재 같은 중대산업재해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 같은 중대시민재해로 나뉘는데, 이 법과 관련해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는 기업·노동자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중대산업재해다. 노동부에 따르면 연도별 산업재해 사망자는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