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연루설을 줄곧 흩뿌리던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라임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수감 중)이 법정에서 다른 사람을 통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천만 원의 뇌물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미 넉 달 전에 그 내용을 알았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검찰의 늑장 수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검찰은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는 철저한 수사로 명예와 존재감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강기정 전 수석은 12일 직접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을 찾아 라임자산운용(라임)의 전주 김봉현 전 회장을 위증죄로 고소했다. 강 전 수석은 소장 접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금품 1원 한 장 받은 적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은 파상공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금융 질서를 교란하는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여권 인사들이 투자자들 호주머니를 털기 위해 권력을 동원해 어찌도 그렇게 치밀하게 팀플레이를 펼쳤는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13일 오전 열린 원내대표단회의에서 전날에 이어 특검도입을 재차 촉구했다. 그러나 김태년 더
북한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과 김정은의 연설 모두가 예상을 뛰어넘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신형 다탄두 ICBM(대륙간 탄도탄)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공개됐다. 남한에 가장 위협적인 무기들도 수두룩하게 나왔다. 그러나 김정은은 연설에서 인민들에게 ‘미안하다’며 펑펑 울었다.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이라며 남북대화도 강조했다. 우리는 국방력 강화와 남북대화 그 어느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 ‘위협’과 ‘기회’에 모두 적극 대처해야 한다. 이번 열병식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북한 지도자로는 이례적으로 김정은이 공식석상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에게 “고맙다” “감사하다”고 12번이나 말하고 “면목이 없다”며 자세를 낮췄다. 김 위원장은 이어서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낸다.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잡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김정은 위원장의 ‘사랑’ 한마디에 방점을 찍는다. 열병식이 있던 날 청와대는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긴급 상임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신형 무기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는 따로 내지 않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페이스북에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그들의 팬클럽 ‘아미’를 언급하며 “그들의 뜻은 최근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인 공정이라는 가치에 더없이 부합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이 한국 대중음악(케이팝)의 신화를 쓰고 있는 BTS의 병역특례 문제를 놓고 이런저런 견해를 쏟아내는 데 대한 비판적 소감이다. 유명세를 이용해 숟가락을 얹으려는 얄팍한 속셈으로 인기 발언을 서슴지 않는 정치인들은 자중해야 한다. 이재명 지사는 ‘BTS만큼 멋진 아미를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병역의무는 대한민국 모든 남성에게 있다. 권력과 군 면제가 비례하는 사회를 보며 우리는 얼마나 큰 박탈감에 빠졌나. 아미는 군 복무를 회피하지 않고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상기했다. 이 지사는 “이런 팬을 둔 BTS는 참으로 행복할 것 같다. 아버지뻘 아저씨가 한 수 배운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며칠 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방의 의무는 사명이지만 모두가 반드시 총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BTS 병역특례 문제의 공론화에 불을 지폈다. 6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BTS에게 특례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은 빌보드 1위로 1조7000억 원
정부가 기존의 도서정가제(도정제) 기준을 완화하려는 방향의 개편 움직임을 보이자 출판사와 서점단체 등 출판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도서정가제는 모든 책에 정가를 표기하고 할인율을 최대 15%로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런데 정부가 이 기준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출판업계에 이어 서점계도 ‘문화 생태계’ 훼손을 우려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출판계의 절실한 산소호흡기인 도서정가제를 개악해서는 안 된다. 도정제는 독일, 프랑스, 일본 등 많은 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제도로서 한국은 2003년 처음 도입했다. 2014년 법 개정을 통해 현재는 신·구간 구분 없이 모든 도서를 최대 15% 내에서만 할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완전한 정가제가 아닌 ‘도서 가격 할인 제한제’라고도 불린다. 다른 공산품에는 없는 정가제를 법률로 만든 것은 ‘사회적 공공재’인 책의 유통 혼란을 막아 저자·출판사·서점을 보호·육성하겠다는 취지다. 도정제는 시행 6년 차를 맞은 지금 안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서점 등 유통시장은 발행 18개월 이내의 신간 중심으로 재편됐다. 발행 종 수가 늘면서 신간이 베스트셀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함께 높아졌다. 2014년 이후
정부가 5일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60%와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 –3.0%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형 재정준칙’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느슨한 국가채무비율 한도와 통합재정수지 비율 기준, 2025 회계연도부터 적용 등을 놓고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정책을 뒷받침하려는 일종의 면피성 정책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국가재정이 방만하게 운영되지 않도록 한다는 목적에 부합하는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재정준칙이 정하고 있는 국가채무비율 한도 60%부터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이 한도는 지난달 발표된 정부의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전망치 2024년 국가채무비율 58.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5년마다 국회 동의 없이 시행령으로 한도를 바꿀 수 있게 한데다가, 경제위기에는 예외를 둬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나 2025년에 시행하면 정작 문재인 정부에서는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통합재정수지 비율 -3% 기준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 ‘적자’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것이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서 4차 추경 기준 통합재정수지 비율이 –4.4%를 기록했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일이 논란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병역특혜 논란으로 한껏 예민해진 민심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주무 부처 수장 가족의 일탈 행위를 편안히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고위공직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기본권이 과도하게 제한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그러나 코로나 비상시국이라는 이유로 자유를 억제당하고 있는 일반 국민의 처지를 헤아려야 한다. 강 장관의 남편 이일병 명예교수는 요트 구매와 여행을 위해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교수는 요트 구매 및 여행계획을 수개월 전에 자신의 공개 블로그에 올렸다. 그는 블로그에 ‘요트를 구입해 미 동부 해안을 여행할 계획’이라고 적고 있다. 이 교수가 구매예정이라고 밝힌 ‘캔터 51’ 요트는 요트제작업체 캔터가 만든 51피트(약 15m) 길이의 항해용 요트로 최소 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가 출국장에서 만난 언론사 기자에게 한 국민 정서와 어긋나는 말들이 호사가들의 입줄에 오르내리면서 논란이 정치권까지 증폭되는 양상이다. 이 교수는 출국 직전 공항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21대 국회는 첫 국정감사를 맞는다. 오는 7일부터 20일가량 실시하는 21대 국회 첫 국감은 ‘코로나19(COVID-19) 뉴노멀’ 시대에 맞춰 대폭 축소되고 감사장 풍경도 달라질 전망이다. 예기치 못한 시대 상황임에도 이번 국감의 중요성은 대단히 높다. 총체적 난국을 맞닥트린 국정 상황을 점검하여 바로잡고 보완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특히 여야가 비상시국임을 숙고해서 과도한 정쟁을 삼가기를 기대한다. 추석 연휴 직후에 국감 정국을 관통할 대형이슈는 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거짓말 논란, 공수처 등을 둘러싼 논쟁 등이다. 각 당의 정략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아무래도 가장 뜨거운 상임위는 최근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피살 사건으로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는 외통위와 국방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군 경계 실패와 대북 굴종 외교 논란을 밀어붙일 태세다. 외교통일위원회는 국감이 다시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현지 재외공관 국감을 취소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귀결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황제 휴가’ 논란으로 인해 법제사법위원회는 올해도 전운이 감돈다. 특히 12일 예정된
‘상온 노출’ 독감백신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상온 노출 가능성이 있는 정부 조달 독감백신을 접종한 이들이 연일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서 파장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가늠조차 안 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온 국민을 ‘맞아도 걱정’, ‘안 맞아도 걱정’의 사면초가로 몰아넣고도 정부 당국은 그저 접종자 숫자만 세고 앉아있는 꼴이어서 한심하기 짝이 없다. 접종자는 최대 6개월까지 이상 반응을 추적·관리해야 한다는데, 참으로 갑갑한 일이다. 독감백신의 ‘상온 노출’ 사고 신고를 접수한 다음 “실제로 접종된 사례는 없다”고 발표했던 질병관리청은 27일 “상온 노출 백신 접종사례가 최소 407건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수치는 변경될 수 있다”고도 밝혀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인정했다. 25일까지만 해도 224명이었던 접종자 수는 하루 만인 26일 324명으로 100명이 늘었고, 27일 다시 83명이 추가된 것이다. 질병청이 파악했다고 밝힌 신성약품을 통한 독감백신 물량은 578만 명분에 달한다. ‘상온 노출’ 가능성이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1차로 품질 검사를 의뢰한 백신 물량은 750도스(1도스=1회 접종분)이며, 현장조사를 통해 검사
지난 22일 우리나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살된 후 시신이 불태워진 사건이 터져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우리 군의 대응은 적정했는지, 청와대의 대처는 타당했는지를 비롯한 갖가지 논란이 확산 중이다. 우리 국민이, 그것도 공무원이 북한군으로부터 사살되고 불태워진 끔찍한 사태다. 자진 월북이냐, 아니냐 등 본질을 벗어나는 논쟁은 무의미하다. 너무 다른 남북당국 발표의 차이점부터 낱낱이 밝혀내는 게 급선무다. 우리 공무원에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에 대해 북한이 25일 통지문을 통해 입장과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상당 부분 모순점들이 많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반인륜적 만행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방식으로 국면전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국방부가 발표한 내용은 참혹하다. 국방부는 24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해 신분 확인을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이해충돌과 관련한 정치권의 ‘전수조사’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이해충돌 문제에 관한 관심은 대량해고 사태를 빚은 이스타항공에 대한 창업주 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책임론과 피감기관의 수천억 원대 공사 수주 의혹 끝에 국민의힘을 탈당한 박덕흠 의원 사태에 의해 촉발됐다. 차제에 정치인 이해충돌 전수조사의 범위를 ‘지방의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이해충돌 여지에 대한 현황조사가 정쟁을 덧내는 불쏘시개가 아니라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의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정치개혁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이해충돌방지법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남국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본적으로 이해충돌과 관련된 세부적 기준의 규정을 마련하고 이해충돌 사안이 발생할 시 처벌할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법안 추진에 공감대가 높아지면서 이해충돌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견해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야를 떠나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이해충돌 사이에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며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문제가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