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존재와 사라짐의 미학…최원준 개인전 ‘Blurring Scene’
공사장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본 적이 있다. 소리만 들려오던 거친 공사장 현장을 찍은 작가가 있다. 안양 아트 포 랩에서 열리는 최원준 개인전에서는 공사장 사진을 포함한 작품 21점을 볼 수 있다. 공사장 사진 외에도 전시의 주제인 ‘존재와 사라짐’을 재현한 작품 9점을 볼 수 있다. 공간을 활용해 사진을 재현한 것인데, 레티큘러를 이용해 시각적 효과를 냈다. 작가가 공사장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단순한 호기심이다. 공사장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했던 작가는 카메라를 들고 3년 간 50여 군데의 공사장을 돌았다. 공사장이지만 몇 칠 후면 사라지게 되는 존재를 기록하고자 했다. 특히 새벽에 공사장을 촬영했는데, 새벽 어스름이 주는 분위기에 매료됐다. 낮엔 출입금지로 들어가지 못하거나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반면 새벽엔 복잡하지 않고 실재를 더 잘 나타낼 수 있었다. 빛이 비치는 효과가 건물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작가는 관객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준다기보다는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공사장의 흐름을 보여주려고 했다. 일상에서도 사라지는 효과들로 존재를 더욱 명확히 했다.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것들의 모습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된다. 사진을 확대해 놓은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