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해방 이후·산업화…한국 근현대디자인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우리의 생활 주변에도 일상 미술하는 ‘데자이나’가 꼭 필요하다. 우리가 쓰고 아끼고 하는 물건들이 데자이나의 손을 거쳐 제품화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하겠다. 알맞은 틀에 좋은 그림을 바라보고 ‘이것이 좋은 그림이며 예술이다’라고 느끼듯이 좋은 옷 무늬의 옷감을 본다든가 좋은 도안의 찻잔을 보고 우리 주변에 생활하는 미술이 있다는 것을 느껴볼 만한 정서는 가져야하겠다” (한홍택, ‘데자인, 문화와 생활의 미화: 인쇄된 종이조각 한 장도 문화의 척도’, 1958) ‘디자인(design)’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해 도안, 산업미술, 생활미술, 응용미술, 장식미술 등과 같이 번역된 어휘가 뒤섞여 사용되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한홍택과 이완석 등 지금처럼 미술과 디자인이 서로 다른 영역으로 구분되기 이전, 분야를 넘나들며 한국 디자인계 발전을 이끌었던 이들이 있었다. 지난 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개막한 전시 ‘모던 데자인: 생활, 산업, 외교하는 미술로’는 지난 2021년 기증·수집된 한홍택(1916~1994)의 작품과 기록, 그리고 2022년 기증된 이완석(1915~1969)의 기록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디자인의 태동과 전개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다. 국